최근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온라인 소비가 늘면서 종이, 플라스틱 등 포장 용기 사용량도 증가하는 추세다. 그중 플라스틱은 소각 시 대기를 오염시키고 매립하는 경우에도 분해되는데 시간이 최소 5년에서 최대 1천년이나 걸린다. 이에 폐플라스틱 등 쓰레기 처리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다뤄지고 있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의 저서 ‘그건 쓰레기가 아니라고요’를 살펴보면, 현재 쓰레기 중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는 플라스틱의 재활용률은 30%가 채 되지 않는다고 한다.
버려지는 플라스틱 등을 제대로 재활용해 환경 보호 및 자원 순환에 기여하려면, 분리수거가 선행돼야 한다. 환경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시민들의 분리수거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금전적 이익까지 주는 인공지능(AI) 로봇들이 우리 주변에 설치되고 있다.
페트병과 캔의 변신 돕는 인공지능 재활용품 회수 로봇 ‘네프론’
이달 1일, 동작구청은 노량진 2동, 상도 4동 주민센터 입구에 인공지능 재활용품 회수 로봇 ‘네프론(Nephron)’을 각각 1대씩 설치했다.
네프론은 페트병과 캔을 수거해 자원순환을 돕는 로봇이다. 사용한 페트병과 캔을 네프론에 넣으면, 인공지능 센서가 순환자원 여부를 판별해 자동으로 분류·압착한다. 이렇게 회수된 페트병은 쿠션 내장재, 의류 등으로 재활용되고, 캔은 분쇄·세척 등의 과정을 거쳐 알루미늄 강판, 자동차 부품 등으로 다시 태어난다.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네프론은 현금 보상 시스템을 적용했다. 로봇에 페트병과 캔을 투입하면 개당 10원씩 포인트로 적립되는데, 누적 포인트가 2천 점이 넘으면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다. 쓰레기는 새로운 자원으로 재탄생하고, 사람들은 금전적 이익을 얻는 선순환이 이뤄지는 셈이다.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재활용품을 회수해 자원순환을 돕는 이 로봇은 2016년 경기도 과천시에서 시범사업으로 시작해 올해 3월 기준 전국 11시·도에 총 162대가 설치됐다.
일주일 동안 모았던 쓰레기를 가지고 나온 한 주민은 “평소 쓰레기를 버리면서 분리수거가 환경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며 “오늘 가져온 페트병과 캔이 인공지능 재활용품 회수 로봇을 통해 다른 제품으로 재탄생한다는 걸 생각하면 뿌듯하고 포인트까지 적립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고 소감을 밝혔다.
IoT 분리배출함...셔츠로 재탄생할 투명 페트병 모은다
인공지능 기반으로 정확한 분리수거를 유도하는 로봇은 네프론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에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COEX)에 자원순환을 돕는 사물인터넷(IoT) 분리배출함이 설치됐다.
IoT 분리배출함은 인공지능 기반의 인식 기능을 탑재해 투명 페트병을 전문으로 수거한다. 빈 페트병의 바코드를 인식시킨 후 투입구에 넣으면, 내부에 설치된 인공지능 카메라가 페트병의 이미지를 인식한다. 이후 내장된 감지 센서가 회수 무게, 적재함 부피 등을 감지해 회수 일정, 지역별 회수량 등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렇게 모인 페트병은 분쇄·분해 과정을 거쳐 얇은 실이 되며, 원단 제작과 봉제 과정을 거쳐 티셔츠로 재탄생한다.
네프론처럼 IoT 분리배출함도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투명 페트병을 분리배출하면 개당 10포인트가 적립되고, 포인트를 모으면 우유, 피자 등의 제품을 모바일 쿠폰이나 택배로 받을 수 있다.
페트병의 올바른 분리배출을 유도하는 이 로봇은 2016년 서울 송파구의 종이 우유팩 분리배출 시범사업으로 시작돼 작년까지 서울특별시, 부산광역시 등 전국에 300개 이상이 설치됐다.
IoT 분리배출함을 운영하는 오이스터에이블(Oysterable)의 관계자는 “쓰레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참여가 필수적”이라며 “영등포의 한 대형마트에서는 IoT 분리배출함을 설치한 후 플라스틱 회수량이 25배나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mgy0907@industryjournal.co.kr
저작권자(c)산업종합저널.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