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산업이 부상하고 있지만 아직 그 실체를 직관적으로 이해하기는 어렵다. 이를 산업에 활용하고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산학연의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최초로 메타버스 ETF(Exchange Traded Fund)를 상장시킨 매튜 볼(Matthew Ball)은 메타버스의 핵심 속성으로 ▲지속성 ▲실시간 동기화 ▲존재한다는 느낌을 줄 것 ▲실효적인 경제 체계를 갖출 것 ▲확장 가능한 경험일 것 ▲전례 없는 수준의 상호 운용 ▲콘텐츠와 경험으로 채워질 것의 7가지를 제시했다.
이 외에도 로블록스 설립자 ‘데이비드 바추키(David Baszucki)’가 메타버스의 핵심 요소 8가지를 제시하는 등 메타버스를 확실히 정의하려는 노력이 이어졌지만, 아직 메타버스는 ‘게임’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공감대 형성 및 비즈니스 창출로 메타버스에 대한 부정적 인식 바꿔야

김상균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2023 넥스트 비즈 컨퍼런스’ 영상 캡처)
김상균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는 지난 18일 열린 ‘2023 넥스트 비즈 컨퍼런스(이하 컨퍼런스)’에서 “아직 많은 사람이 메타버스와 게임을 동의어로 생각하고 있다”며, “게임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메타버스 산업에도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6~10세 아이들이 현실보다 메타버스 도서관에서 책을 더 많이 읽은 것으로 나타난 웅진의 통계 자료를 언급하며 “메타버스 산업의 인문학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사회적 함의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컨퍼런스에 참여한 다른 전문가는 사용자가 콘텐츠를 창조할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사용자 스스로 가상세계의 주인이라고 인식할 수 있고, 그 인식에 버금가는 권력이 주어져야 진정한 가상과 현실의 통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지난해까지 메타버스 산업이 플랫폼을 구축하는 단계였다면, 올해는 메타버스를 비즈니스와 직접 연결해 어떻게 수익을 창출할지 고민하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헬스케어, 모빌리티, 건축 등 분야를 막론하고 다양한 산업이 메타버스와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모빌리티와 마케팅 리서치에 녹아든 메타버스... 경험 확장 이끈다

조정현 현대자동차 책임연구원(‘2023 넥스트 비즈 컨퍼런스’ 영상 캡처)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CES에서 ‘이동 경험’을 가상공간으로 확장하는 ‘메타모빌리티(Metamobility)를 선보였다. 자동차를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엔터테인먼트 공간, 회의실 등으로 바꿀 수 있는 스마트 디바이스로 만들겠다는 개념이다.
메타모빌리티를 구현하기 위해 사용자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야 했던 현대차는 리서치 메타버스 플랫폼 ‘UX 스튜디오 메타’를 개발해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와 의견을 발굴했다.
컨퍼런스에 참여한 조정현 현대자동차 책임연구원은 “기존의 리서치는 스튜디오에 초대된 사람들 위주로 비공개 진행돼, 다양한 의견을 듣기 부족하고 일시적 경험에 그친다는 한계가 있었다”고 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 ‘UX 스튜디오 메타’다. 현실의 스튜디오와 온라인 스튜디오를 연결해 지속적 경험을 제공하고, 단순하고 지루한 온라인 리서치를 재미있는 가상공간으로 만들어 경험을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조 연구원은 플랫폼을 시연하며 “‘UX 스튜디오 메타’는 아트 갤러리,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콘텐츠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사용자는 자유롭게 로그인해 콘텐츠를 즐기며 의견을 표출하고, 직원 간 협업과 그룹 회의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메타버스 산업, 뜨거운 열기에서 이성적 접근으로
여러 기업이 메타버스 콘텐츠를 출시하는 가운데 메타버스는 느리지만 조금씩 현실화하고 있다. 한 메타버스 교육 플랫폼의 유료 이용자는 3만 명을 넘었다. 김상균 교수는 “기업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지만, 이제는 어떤 미래가 다가올 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메타버스 산업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하지만 현실 속에서 메타버스 산업의 활성화를 체감하기는 아직 어렵다. 기업은 신중해졌다. 메타버스의 사업 모델이 진정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지, 이성적인 접근을 통한 기업들의 고민이 결실을 이룰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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