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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수출애로②]중소기업 울리는 무역사기…“수법 갈수록 교묘해져”

해외 진출 경험 및 정보 부족으로 무역사기 위험 노출된 중소기업…예방법 알고 있어야

무역사기 피해자가 찾아왔다. 범인을 잡을 방법도, 돈을 되찾을 길도 막막하다. 하소연을 들어주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위로할 말을 찾을 수 없어 선의의 거짓말이라도 해 본다.

“얼마 전 같은 수법으로 사기를 당한 분이 있어요. 그분은 더 많은 돈을 잃으셨습니다”

[중소기업 수출애로②]중소기업 울리는 무역사기…“수법 갈수록 교묘해져” - 산업종합저널 전시회
최철식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해외진출상담센터 수출전문위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이하 코트라)에서 무역사기 방지에 앞장서고 있는 최철식 코트라 해외진출상담센터 수출전문위원의 경험이다. 그는 “사전에 연락을 받아 피해를 막으면 성취감이 있지만, 이미 피해를 받고 찾아오는 경우 해 줄 수 있는 게 없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전문화‧지능화되는 무역사기 수법, “일반인은 믿을 수밖에 없어”

코트라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무역사기 발생 건수는 2020년 160건에서 지난해 125건으로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그 수법이 갈수록 전문화‧지능화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최철식 수출전문위원은 “회사가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듯, 사기꾼도 피해자 입장에서 생각하며 수법을 바꾸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은 특히 위험하다. 해외 진출 경험도, 정보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최 수출전문위원은 “첫 수출 기업에 조직적으로 접근하는 사기단이 있다”면서, “소상공인과 스타트업이 위험에 많이 노출돼 있고, 문의도 자주 들어온다”고 말했다.

가장 많이 발생하는 사기 유형 3가지는 이메일을 해킹해 거래 기업 간 주고받는 메일을 지켜보다가 계좌 변경을 안내해 대금을 다른 곳으로 보내는 ‘이메일 사기’, 현지 입찰을 대신 해주겠다거나 대출을 알선해준다며 수수료를 요구하는 ‘금품사기’, 수입 시 돈만 보내고 물건을 받지 못하는 ‘결제사기’다.

최철식 위원은 무역사기사례를 정리해 코트라 홈페이지와 개인 블로그에 올리고 있다. 하지만 사례는 어디까지나 사후 개념일 뿐 예방책이 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사기 수법이 수시로 바뀌고 전문화‧지능화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 위원이 무역사기단이 자주 사용하는 가짜 명의를 블로그에 올리자, 사기단은 수일 만에 명의를 바꿔 활동했다.

그는 “실제 사이트와 똑같은 가짜 사이트를 만들어 놓고 전화번호만 바꿔놓는 사례도 있고, 구글 검색 시 가짜 사이트의 검색 노출순위가 실제 사이트보다 위에 있는 경우도 있다”면서, “일반인은 믿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악성코드를 심는 수법도 교묘해지고 있다. 이메일이나 문자를 통해 침투한 악성코드는 바로 움직이지 않는다. 숨어 있다가 ‘은행’, ‘결제’ 등의 키워드가 발견되면 활동을 시작한다.

무역사기 예방하는 간단한 방법 네 가지

최 위원은 무역사기를 방지하기 위해 중소기업 대상으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그가 제시한 간단한 사기 방지법 네 가지를 소개한다.

발신자 메일이 지메일(Gmail)인 경우 무조건 의심해봐야 한다. 일반적인 회사는 자체 도메인을 사용하기 때문에 지메일을 사용한다면 사기일 확률이 높다.

개인 휴대폰 번호로 연락이 오는 경우도 사기일 가능성이 크다. 기업 간 업무 전화를 할 때는 보통 사무실 번호를 사용한다. 때문에 개인 휴대폰 번호는 대포폰으로 의심해봐야 한다.

주소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주소를 검색해봤을 때 실제 회사의 지도상 위치와 일치하지 않는 경우 사기다.

가짜 사이트인지도 확인해야 한다. 스캠 조회 사이트에 인터넷 주소를 입력하면 블랙리스트에 등록된 업체인지 확인할 수 있다.

피해 복구 불가능한 무역사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

최철식 수출전문위원은 예방의 중요성을 거듭 피력했다. 그는 “일단 사기를 당하고 나면 피해 복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피해자에게 2차 피해 방지법을 알려주는 게 전부”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또한, “앞서 소개한 방법으로 대부분의 사기를 걸러낼 수 있지만, 개인정보를 탈취해 위장‧도용‧사칭하는 사례가 많아지는 등 사기 수법은 계속 진화하고 있다"며, "조금이라도 의심이 들면 코트라에 문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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