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반도체산업에서 불순물 원자를 첨가해 반도체의 전기적, 광학적, 구조적 특성을 조절하는 도핑은 없어서는 안 될 기술이다.
이와 유사하지만 원자가 아닌 분자로 이루어진 도펀트를 사용하는 분자도핑은 OLED 제조에 핵심 기술로 활용되고 있으며 향후 거대한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등 다양한 전자소자의 핵심 기술로도 활용될 수 있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반도체의 p-형 특성을 향상시키는 유기 p-도펀트는 안정성이 낮고, g당 가격이 수십만 원에 달할 정도로 비싸며, 특정 업체가 세계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구축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기 p-도펀트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주로 단일-이중 결합을 반복해 형성하는 공액구조에 다수의 전자를 끌어당기는 작용기(전자 구인성 작용기)를 붙이는데, 이 때 공액 구조 내에 전자밀도가 줄어들어 최저 비점유 분자 궤도(LUMO) 준위를 낮추게 된다.
따라서 더 강력한 유기 p-도펀트 일수록 더 낮은 LUMO 준위를 지닌다. 기존의 연구에서는 주로 새로운 공액구조에 이미 알려진 F, CF3, CN기와 같은 전자 구인성 작용기를 다수 붙인 소재가 개발됐으나, 이러한 전략은 한계에 도달, 우수한 특성을 보이는 소재에 대한 개발에 대한 큰 진전이 없었다.
신규 유기 도펀트 소재의 합성전략 및 도핑특성(상)과 신규 유기 도펀트 소재군의 화학구조 및 도핑 안정성(下)
금보다 비싼 반도체 재료로 꼽히는 ‘유기 p-도펀트’를 국내 연구진이 새로운 전략으로 개발해 관심이 집중된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광복)은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장재영 교수연구팀이 기존 개발 전략의 한계를 극복하는 신규 ‘유기 도펀트’ 소재군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반도체산업에서 불순물 원자를 첨가해 반도체의 전기적, 광학적, 구조적 특성을 개선하는 도핑 기술은 필수적이다.
특히 가볍고 잘 휘어지는 유기 반도체의 도핑은 원자 형태가 아닌 분자형태의 도펀트를 사용한다. 이 같은 유기 도펀트는 OLED 제조에서 발광을 돕는 핵심 기술로 활용되는 등 향후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기 도펀트 중에서도 p-형 반도체의 특성을 향상시키는 ‘유기 p-도펀트’는 안정성이 낮고, 그램당 가격이 수십만 원에 달할 정도로 비싼데다 특정 업체가 특허를 독점한 상황이다.
P형 반도체, N형 반도체는 모두 불순물을 첨가하는 도핑을 거쳐서 만드는 비고유 반도체이다. 이중 p-형 반도체는 순수한 반도체에 특정 불순물(3족 원소)을 첨가해 정공(hole)의 수를 증가시킨 반도체다. 따라서 유기 p-도펀트 개발의 안정성 향상과 독점적 기술을 회피할 새로운 화학적 구조 개발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었다.
장재영 교수 연구진은 유기 p-도펀트 개발에서 이전에 널리 사용됐던 전략을 변경해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했다.
도펀트 분자에 곁가지처럼 붙어 소재의 특성을 제어하는 전자 구인성 작용기에 변화를 주었다. 이 과정에서 기존 전자 구인성 작용기인 시아노(CN)기 내의 질소(N) 원자를 루이스 산과 반응시키면 강한 산화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지닌 유기 p-도펀트를 합성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루이스 산-염기 결합 후 시아노기의 전자 구인성은 두 배 가까이 향상돼 지금까지 알려진 유기 p-도펀트 중 가장 강력한 산화성을 보였고, 도핑의 안정성 또한 비약적으로 향상됐다.
장재영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유기 p-도펀트 소재군은 자유롭게 화학적 구조의 변형이 가능해 다방면 활용이 가능하며, 합성 방법이 단순하고 저렴한 시약을 사용할 수 있어 가격을 수십 배 낮출 수 있는 등 잠재성이 매우 크다.”고 설명하고, “전기적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공정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나노및소재기술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는 화학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안게반테 케미 인터내셔널 에디션(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9월 11일자에 게재됐으며, 표지논문으로도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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