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물 소재는 유연하고 가공성이 뛰어나지만 열전도도가 낮아 소자 구동과정 중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이 방출되지 않고 축적돼 성능이 떨어진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포스텍 화학공학과 박태호 교수 연구팀이 열이 효과적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 산화알루미늄·전도성 고분자 복합소재를 이용한 냉각시스템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 시스템을 통해 열 방출경로를 확보하는 한편 소자의 작동에 미치는 영향도 최소화했다. 박태호 교수를 통해 이번 연구 개발의 배경과 향후 기대효과에 대해 들어본다. 이하는 박태호 교수와의 1문 1답이다.
![[Scientist] 포스텍 박태호 교수 “유기 전자소자의 구동 안정성 감소시키는 근본 문제 해결” - 산업종합저널 소재](http://pimg.daara.co.kr/kidd/photo/2020/12/24/thumbs/thumb_520390_1608775590_53.jpg)
포스텍 화학공학과 박태호 교수 (사진=포스텍 화학공학과)
산화알루미늄·전도성 고분자 복합소재를 이용한 냉각시스템을 개발했는데 이번 연구에 대해 소개해 달라.
연구팀은 유기물 소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높은 열전도도를 갖는 산화알루미늄 나노입자를 유기 소재에 도입해 복합소재를 제작했다. 복합소재의 향상된 열전도도 및 방열 특성은 열화상 카메라와 시간영역열반사법(time-domain thermoreflectance method) 을 통해 확인했다.
가열/냉각 실험의 설계 및 분석을 통해 복합소재와 기존 유기물 소재의 방열 효과에 대한 비교실험을 진행했다. 초기에 샘플을 85℃로 가열하고 냉각시 주위 온도를 20~50℃ 범위로 제어해 다양한 온도 기울기에 따른 각 소재의 온도 변화를 비교함으로써 복합소재의 빠른 냉각 속도를 확인했다.
특히, 절연체인 산화알루미늄 나노입자를 사용할지라도 구조체의 두께 및 밀도 제어를 통해 유기 소재의 전하 이동도를 확보할 수 있음을 실험을 통해 입증했고, 복합소재의 최적화를 진행해 방열 특성은 극대화하면서 전기적 특성의 저하는 최소화했다.
이번 연구과정 중에 어려운 점은 없었나?
유기 전자소자의 낮은 안정성이 상용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생각해서 이를 해결하는 연구에 집중하게 됐다. 특히 선행 연구를 통해 신규 소재 합성 및 소자 제작을 진행했고 안정성을 증가시킬 수 있었다. 그런데 적용하고자 하는 전자소자에 따라 새로운 소재를 설계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었다. 때문에 연구팀은 다양한 유기 전자소자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고, 구동 중에 높아지는 소자의 온도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를 진행했다.
![[Scientist] 포스텍 박태호 교수 “유기 전자소자의 구동 안정성 감소시키는 근본 문제 해결” - 산업종합저널 소재](http://pimg.daara.co.kr/kidd/photo/2020/12/24/thumbs/thumb_520390_1608775597_87.jpg)
첫 줄 가운데 포스텍 화학공학과 박태호 교수를 중심으로 연구팀이 한자리에 모였다. (사진=포스텍 화학공학과)
이번 성과가 기존에 개발된 기술과 어떤 차별점이 있나?
기존에도 유기 전자소자의 열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많은 연구가 진행됐다. 이러한 연구들은 열에 대한 내성을 증가시키거나 소재의 변형 및 분해를 최소화하는 데 그쳤다. 때문에 단편적으로 열 안정성을 개선할 수는 있지만 소자의 구동 중에 발생하는 열에 지속해서 노출되는 상황에서는 특성이 저하됐다.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냉각 시스템은 기존의 단편적인 열 안정성 개선을 넘어서 소자의 구동 안정성을 감소시키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또한 최초로 유기 전자소자 개발에 있어서 방열의 중요성을 제시하고 있는 것에 의의가 있다.
특히 방열 효과를 극대화한 신규 복합소재를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에 적용했을 때 고온 및 고습 조건에서 31일 후에도 초기성능의 90% 이상을 유지했다. 이것은 기존 소재 대비 소자의 수명을 3배 이상 증가시킨 것이다.
이 같은 결과는 이번 연구의 통해 개발된 냉각 시스템이 실제 소자에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라고 하겠다.
향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나?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복합소재를 기반으로 유기 전자소자의 짧은 동작 수명이 소자 내부에 축적되는 열과 관련된 것이 밝혀졌다. 이러한 열을 방출함으로써 우수한 안정성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최초로 시연했다.
비록 방열 효과를 태양전지에서 관찰했지만, 해당 결과는 모든 유기 전자소자에 적용이 가능한 핵심 기술을 보고하고 있기 때문에 열 안정성이 요구되는 분야에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복합소재를 태양전지에 적용했지만 이 재료는 발광 소자, 트랜지스터 등 다양한 유기 전자소자에도 응용할 수 있으므로 이를 바탕으로 다른 분야의 발전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상용화를 위해 넘어야 할 도전과제가 있다면?
유기 전자소자의 안정성 연구에 대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데에 학술적 의의가 높지만 개발된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방열 봉지막 소재의 개발이 필요하다. 수분 및 산소에 대한 안정성 확보를 위해서는 소자의 봉지화가 요구되지만, 기존의 소재를 이용해 봉지를 진행할 경우 소자의 열이 오히려 축적되고 만다. 따라서 최종적으로 방열 특성을 확보할 수 있는 봉지화 기술이 유기 전자소자의 실용화를 위해서는 필수적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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