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중이온가속기(RAON, 이하 ‘라온’)는 2010년 개념 설계를 시작으로 시설건설을 지난해 5월에 완공했다. 저에너지 구간 초전도 가속장치는 숱한 기술적 어려움을 극복, 같은 해 12월에 설치를 완료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초과학연구원 중이온가속기연구소(이하‘연구소’)는 지난 7일 오후 3시3분경 중이온가속기 저에너지 가속구간 첫 번째 빔인출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라온은 2011년부터 1조 5천183억 원을 들여, 우리기술로 설계·제작했다. 부지매입 비용 3천571억 원, 시설건설 6천384억 원, 장치구축 5천228억 원이 투입됐다.
연구소는 내년 3월 저에너지 가속장치(총 54기 가속모듈) 시운전을 목표로 가속시험 구간을 단계적으로 늘려가면서 빔인출 시험을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번에는 총 54기 가속모듈 중 전단부 5기 가속모듈에 대해 첫번째 빔인출 시험을 수행한 것이다.
빔인출 시험 성공은 라온이 목표한 성능대로 작동되는지를 확인하는 첫 관문을 통과한 것이며, 동시에 극저온설비, 중앙제어장치 등 가속기 운영에 필요한 필수 제반 장치들과 연계한 성능도 확인했다는 의미도 있다.
자동차에 비유하면 제작을 완료하고 시동을 걸어 동력발생장치, 조향장치 등 주요 장치 간의 종합적인 연동성과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하고 1단 기어로 저속 주행 시험을 성공했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가속기는 우주 발사체, 핵융합, 인공위성처럼 대표적인 대형 국가연구개발 사업에 해당한다. 중이온, 양성자, 전자 등 전하를 띤 입자를 전기장을 이용해 가속·충돌시키는 장치로써 물질의 기본인 원자핵의 내부 구조는 물론 각종 물질의 성질을 연구하는데 활용하고 가속되는 입자에 따라 중이온, 양성자, 전자 가속기로 분류된다.
이 중에서 중이온가속기는 무거운 이온을 빠르게 가속한 후 표적 물질에 충돌시켜 기존에 발견되지 않았거나 자연 상태에서 존재하지 않는 다양한 희귀동위원소를 생성하고 그 특성을 연구하는 시설이다. 라온은 방사광, 양성자, 중입자 등 다른 가속기와 달리 우라늄 같은 무거운 동위원소를 광속(초속 약 30만km)의 50% 수준까지 가속해야 하는 극한기술의 집약체다.
특히, 라온은 가속목표 성능 면에서 최고 수준으로 미국 MSU(미시간주립대) FRIB 중이온가속기와 견줄만한 수준이다. 세계 최초로 두 가지 동위원소 생성방식(ISOL+IF)을 결합하도록 설계돼, 보다 다양한 희귀동위원소 생성이 가능하다.
이번 빔인출 성공을 기반으로 단계적으로 빔 시운전을 확대해 2023년에는 저에너지 전체 구간 시운전과 가속장치와 연계된 희귀동위원소 생성장치(ISOL), 저에너지 구간 실험장치의 빔 시운전도 병행해 2024년부터는 본격적인 빔 활용연구가 진행될 수 있도록 빔을 안정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홍승우 연구소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희귀동위원소 가속기로 가는 첫 단계 성공에 대해 연구소 직원의 노고에 감사하고 소장으로서 매우 뜻깊게 생각하며, 내년 3월까지 단계적으로 진행되는 저에너지 전체 구간 빔 시운전도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