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나 산업 현장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영유아들이 문틈 등에 끼어 손가락이나 인체 일부가 절단되는 외상성 절단 사고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외상성 절단 환자의 조직 재건을 위해서는 수술을 통해 뼈, 신경, 혈관 등 다양한 조직을 연결하는 봉합술이 요구된다. 절단 조직의 재건을 위한 봉합술은 괴사를 막고 봉합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최대한 빠른 조직 간의 연결이 필요하다.
다양한 조직을 연결하기 위한 봉합술 중 절단된 신경을 연결하는 신경봉합술은 머리카락보다 얇은 봉합사를 이용해 절단된 신경 표피를 직접 바느질해 연결해야 하므로 많은 집중력과 수술 시간을 요구하게 된다. 정교한 수술 방법 때문에 조직의 재건율은 의사의 숙련도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신경봉합술은 외상성 절단 환자의 조직 재건 이외에도 신경 염증이나 종양의 절제, 장기 이식 등과 같은 수술 과정에도 필요하므로 의료 현장에서 많은 수요가 있는 기술이다. 최근 절단된 조직을 붙이기 위한 수많은 조직 접착제가 개발되고 있지만, 기계적 탄성도가 매우 높은 신경 조직에 사용하기에는 여전히 낮은 접착력을 보이고 있어, 신경 봉합술은 여전히 1900년대 방식 그대로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뜻하지 않은 사고로 인체 일부가 절단됐을 때 바느질로 꿰맬 필요 없이, 절단된 신경을 1분 내로 연결할 수 있는 신경 봉합 패치가 개발됐다. 밴드처럼 감아주기만 하면 돼 봉합 성공률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광복)은 성균관대학교 전자전기공학부 손동희 교수팀, 성균관대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신미경 교수팀,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박종웅 교수팀이 공동연구를 통해 실제 피부 구조를 모사해 강력한 조직 접착력을 보유한 패치형 신소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교통사고나 산업 현장, 일상생활에서 손가락 등 인체 일부가 절단되는 외상성 절단 사고는 지속 발생하고 있다. 절단된 신경을 연결하기 위해 의료진은 머리카락보다 얇은 의료용 봉합사로 신경 외피를 바느질한다. 이런 신경봉합술은 숙련된 의사도 신경 1가닥을 연결하는 데 10분이 걸릴 정도로 정교한 작업이다.
피부 괴사를 막고 봉합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최대한 빠른 봉합술이 필요한데, 이런 어려움은 수술 시간을 늘리는 원인이 된다.
최근 개발된 조직 접착제는 인체 신경조직에 사용하기에는 접착력이 낮아 신경봉합술은 여전히 1900년대 방식에 머물러 있다.
공동연구팀은 여러 층으로 이루어진 피부 구조에서 영감을 얻어, 외부는 질기지만 내부로 갈수록 부드러운 조직으로 구성된 패치를 개발했다. 패치의 주요 소재로는 외력을 분산시킬 수 있는 자가치유고분자와 우수한 조직 접착력을 가지고 있는 하이드로젤을 사용했다.
자가치유고분자의 물성을 조절해 탄성 고분자와 점탄성 고분자, 접착 하이드로젤을 단계적으로 배치, 점탄성 고분자가 응력을 흡수하고 탄성 고분자가 복원력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강한 접착력을 구현했다.
이렇게 개발된 패치는 밴드처럼 간단히 신경을 감아주는 방법으로 적용한다. 공동연구팀은 인체와 유사한 실험 모델을 통해 의사가 아닌 비전문가도 1분이면 신경 봉합이 가능함을 입증해냈다.
특히 영장류 모델 검증에서 손목 정중 신경을 절단 후 패치를 이용해 성공적으로 봉합했고, 엄지손가락의 움직임이 정상에 가까운 수준으로 회복됐음을 1년에 걸쳐 확인했다. 해당 패치에 신경 재생을 촉진하는 단백질 분자를 추가하면 기존 바느질 봉합술보다 조직재생을 빠르게 유도할 수 있음을 설치류 모델에서 검증했다.
공동연구팀 손동희 교수는 “패치의 성능 검증 결과 신경조직 재생과 근육의 기능성 회복 정도가 봉합사를 이용한 방법과 차이가 없음을 확인했다”며, “신경봉합술은 신경 염증이나 종양의 절제, 장기 이식 등과 같은 수술에도 필요하므로 의료 현장에서 수술 성공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우수신진연구, 중견연구,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2024년 1월 26일 온라인 개재됐다.
brian@industryjournal.co.kr
저작권자(c)산업종합저널.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