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균일한 품질의 오가노이드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을 개발했다. 이는 신약 개발 및 재생 치료제 연구는 물론, 동물대체시험법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를 3차원으로 배양해 실제 장기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는 세포 구조체로, 질병 연구와 재생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도구로 주목받아 왔다. 그러나 비균질성과 낮은 재현성 문제는 임상시험과 신약 개발에서 오가노이드 활용을 제한하는 주요 장애물이었다. 기존 기술로는 대량 생산의 어려움까지 더해져 산업적 수요를 충족시키기에 부족한 상황이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포스텍 김동성 교수팀과 UNIST 박태은 교수팀은 공동으로 '유니맷(UniMat)' 플랫폼을 개발했다. 유니맷은 나노섬유 기반의 3차원 멤브레인을 활용해 오가노이드를 균일하게 형성하고, 효율적으로 영양분과 분화 인자를 공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머리카락 두께의 약 1/200 수준인 500nm 직경의 나노섬유로 구성된 유니맷은 오가노이드의 크기와 구조를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돕는다. 또한, 투과성이 높은 특성을 통해 배양 과정에서 필요한 물질을 효율적으로 전달함으로써 성숙도를 크게 개선했다. 연구팀은 이를 활용해 신장의 네프론 구조와 혈관이 형성된 성숙한 신장 오가노이드를 일관되게 대량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유니맷을 활용해 다낭성 신장 질환 모델을 구현하고, 이를 통해 오가노이드를 기반으로 한 질병 모델링과 약물 평가 시스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기존 연구들이 오가노이드의 균일도 또는 성숙도 중 하나에만 집중한 것과 달리, 유니맷은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며 신뢰성 높은 연구 플랫폼을 제시했다.

김동성 교수팀의 연구는 재생 치료제 개발과 신약 테스트 과정에서 오가노이드의 활용도를 높이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동물대체시험법 개발에도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최근 동물실험을 대체하는 시험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유니맷은 높은 품질과 대량 생산성을 갖춘 오가노이드를 제공하며, 제약 및 임상 연구의 혁신을 지원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니맷 플랫폼 개발은 오가노이드의 균일성과 성숙도 문제를 해결해 대량 생산의 실용적 가능성을 열었다. 이를 통해 질병 연구, 신약 개발, 재생 치료제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오가노이드 기반 연구가 활성화될 전망이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동물실험 의존도를 낮추고, 신약 개발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으며,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10월 31일 온라인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