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확대됨에 따라 배터리 수요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배터리 업계가 북미 시장을 주시하는 가운데, 북미 배터리 수요 증가의 최대 수혜국이 한국이 될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5일 상암동 중소기업DMC타워에서 열린 ‘K-배터리 산업전망 컨퍼런스’에서 “미국 시장에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선택할 수 있는 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의 국내 배터리 3사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국에 집중된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발의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은 미국 내 생산한 배터리에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테슬라를 비롯한 미국 시장의 완성차 기업은 어느 업체와 배터리 공장을 세울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정원석 연구원은 “중국은 미국의 제재를 직접 받고, 일본은 해외시장 진출 및 증설에 보수적이고, 미국의 신생기업은 기술력이 떨어진다”면서, “실질적인 선택지가 한국의 배터리 3사로 좁혀지면서 엄청난 구매협상력이 생겼고, ‘갑 같은 을’이 됐다”고 말했다.
한국 배터리 업계는 유럽보다 북미 시장을 중시하고 있다. 중국 배터리 업체와의 직접적인 경쟁을 피할 수 있어서다. 유럽의 CRMA(핵심원자재법)도 특정국의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발의됐지만, 중국 기업의 유럽 시장 진출을 직접적으로 배제하지는 않는다. 유럽 시장에서는 필연적으로 중국 배터리 업체와 경쟁하게 되는 것이다.
북미 시장은 전기차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배터리 수요가 확대될 뿐 아니라, 큰 차를 선호하는 미국 소비자의 특성상 탑재되는 배터리 용량이 커 수익성도 높다. 배터리 보조금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유리한 장점도 있다. 정 연구원은 “IRA로 북미 시장이 국내 배터리 산업 성장의 중심축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