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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Culture]영화 속 제조업은 왜 꿈도 희망도 없나

영화 ‘델타 보이즈’ 속 제조 공장, 주인공 암울한 현실 드러내는 공간

제조업은 경제의 뼈대를 구성하는 중요 산업이다. 한국의 급격한 경제 성장은 제조업 인적자원에 전적으로 의존했다. 산업화 초기 경공업 육성 전략에서 중화학공업 육성으로, 다시 시장 중심의 혁신 제조업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풍부한 인적 자원이 핵심 역할을 했다.

최근 한국 제조업과 인적 자원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는 과정에서 제조업은 적절한 인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본지 13일자 ‘[카드뉴스]제조업 기피 원인 알지만…5곳 중 1곳 “대응 여력 없어”’ 제하의 보도는 중소 제조업 기피 현상을 다뤘다.
[산업+Culture]영화 속 제조업은 왜 꿈도 희망도 없나 - 산업종합저널 플랜트
왼쪽부터 대용, 준세, 일록, 예건 출처 다음영화

한국 제조업의 미래는 밝지 않다. 청년층은 비교적 낮은 임금과 불안정성, 열악한 근로조건 등의 이유로 제조 산업을 외면하고 있다. 영화 속에서도 이런 인식을 찾아 볼 수 있다. <델타 보이즈>(2017, 고봉수 감독)는 제조 공장을 주인공의 암담한 현실을 보여주는 공간으로 활용한다.

노력 그 자체를 응원하는 영화, <델타 보이즈>

매형의 공장에서 일하며 근근이 먹고 사는 ‘일록’은 미국에서 살다 온 오랜 친구이자 백수 ‘예건’의 제안으로 남성 4중창 대회에 나가기로 한다. 거리에서 도넛을 파는 ‘준세’, 노래자랑에서 여러 번 떨어져도 꿈을 접지 못한 생선가게 알바 ‘대용’이 합류하며 이름은 멋진 ‘델타 보이즈’를 결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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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다음영화

눈물겨운 노력 끝에 성공을 쟁취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아름다운 노래 연습 장면도 없다. 영화 후반부에 노래가 잠깐 등장하지만, 오히려 볼품없다. 궁상맞은 주인공들의 노력 그 자체를 응원하게 된다.

일록은 매형의 공장에서 뛰쳐나와 옥탑방에서 연습을 시작한다. 네 명이 옥탑방에 모여 술잔을 기울이고, 다투기도 하며 한 팀이 되어간다. 꿈을 나누고 함께 노력한다는 것 자체가 그들에게 힘이 된다.

돈 벌어도 희망 없는 공장, 돈 없어도 희망 있는 옥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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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다음영화

매형의 공장은 일록의 암담한 현실을 보여주는 공간이다. 하루 종일 알루미늄을 자르고 용접하는 일록의 모습에서 더 나은 미래를 기대하긴 힘들다. 돈은 벌어도 희망은 없다.

공장에서 뛰쳐나와 들어간 옥탑방은 희망의 공간이다. 돈은 없어도 꿈을 나눌 사람들이 있다. 영화 속 제조 공장은 왜 희망 없는 공간으로 묘사될까.

제조업은 2차, 3차 하청으로 이어지는 중소‧영세 기업이 대부분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이 2021년 발표한 ‘한국 제조업의 노동력 활용구조와 발전과제’ 보고서는 ‘대기업 공장의 근로조건은 중소기업에 비해 월등이 좋아 상대적 박탈감이 심하고, 따라서 중소기업은 더더욱 양질의 인력을 구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하도급 관계는 착취와 육성의 양면을 모두 지닌다. 표면적으로 대기업은 중소부품업체의 기술 개발을 지원하며 공존하고 있지만, 영업이익률은 큰 차이를 보인다. 육성은 하지만 수익을 나누진 않는 것이다.

하청업체는 높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기가 힘들고, 설비‧인적자원 투자는 더욱 어렵다. 자체 설계 능력이나 숙련이 빈약한 수준에 머물게 되는 것이다. 보고서는 ‘하도급 구조는 양극화가 심화되는 메커니즘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짚었다.

구직자들은 당연히 제조업을 외면한다. 노후화된 시설, 열악한 근로 환경, 낮은 임금을 버티며 일하지 않는다. 열심히 버티며 일해도 잠재력을 펼칠 수 없다. 자동화로 인해 제조 현장이 ‘제조’보다 ‘물류’처리 작업에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한국의 제조업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일을 하면서도 희망을 느끼지 못하는 ‘일록’들이 더 많아지진 않을까. 보고서는 ‘고용·노동 친화적 조세·재정정책 확대 등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 고리를 강화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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