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동서열처리 구문서 대표를 올해 ‘이달의 기능한국인’로 각각 선정했다.
구문서 대표는 침탄과 질화열처리 기술을 보유한 열처리 분야의 최고 전문가다.
동서열처리 구문서 대표는 침탄과 질화열처리 기술로 기계 부품의 경도 강화를 통해 제조업 발전과 수출 증진에 기여한 기술인이다. 플라즈마 이온질화와 진공침탄로 등 최첨단 시설 도입으로 환경경영은 물론 인간중심 경영으로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구 대표는 우리나라 뿌리산업을 지켜온 제조업의 산증인이다.
기술과 인성으로 다진 뿌리산업의 기반
경남 의령의 농촌마을에서 태어난 구 대표는 학력 격차에 따른 불리함을 극복하기 위해 창업의 꿈을 키웠다. 기계공고 졸업 후 직장 생활을 시작했지만, 화이트칼라인 사원과 블루칼라인 공원의 세상이 다른 것을 절감하고 부지런히 기술을 습득하고 회사를 세워야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선후배 관계가 엄격하던 시절, ‘먼저 사람이 돼야 한다.’는 어릴 적 집안 어른들의 가르침대로 항상 윗사람을 공경하며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애를 썼다. 군 제대 후에도 한국전력(주)의 금구류를 만드는 회사에 입사 후 금형열처리(SKD11,61종), 알루미늄 열처리를 직접 관리했다. 여기서 구 대표는 제조업의 근간인 뿌리산업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인내와 끈기가 필요함을 체득했다.
그 당시에는 한국의 기술력이 낮아서 일본 등 외국의 도면을 복사해서 사용하다 보니 해석이 틀린 것도 많았고 사용자의 숙련도도 낮았다.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수시로 거래처에 가서 불량에 대한 해명을 해야 했다. 구 대표는 사직서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직장생활을 했지만 새로운 도전과 기술 개선에는 몸을 사리지 않았다.
기술력과 영업력으로 열처리공업사 창업
영업 부서에 근무하면서 맡은 일들을 내 일처럼 열심히 해 회사에서 인정을 받게 됐다. 불량이 발생할 때마다 연구소로 달려가 관련 이야기를 하고 조언을 들으면서 더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이 같은 다양한 경험들이 창업의 밑거름이 됐다.
소자본으로 할 수 있는 솔트열처리로 시작한 동업이 실패하는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결국 홀로서기에 도전을 했다. 1986년 9월 부산의 임대공장에서 ‘동서열처리공업사’를 설립한 후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국내 최초의 염욕질화 공법 열처리를 성공시키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행운도 뒤따랐다. 1980년대 자동차 산업의 호황으로 열처리 물량이 크게 늘어났고, 현대자동차(이원정공)의 무연휘발유 PCV 밸브를 개발하면서 호평도 받았다. 매연 절감장치와 에어컨 밴 모두 수입 대체품이었기 때문이다.
침탄과 질화열처리로 글로벌기업을 꿈꾼다
‘동서열처리’는 강철의 표면에 탄소를 흡수·확산시켜 경도를 높이는 열처리 방법인 침탄(浸炭) 18기를 보유하고 있다. 최고의 경쟁력을 가졌다고 자부하는 기술로 단일 공장으로서도 드문 사례다.
2021년에는 부산 미음산업단지에 흩어져 있던 3개의 회사들을 모아 통합공장을 설립했다. 그리고 가장 유력한 기술인 침탄과 침탄질화, 연질화, 가스질화, 염욕질화, 산질화, 고주파 품목을 더욱 특화하며 국제적인 기술로 발전시키고 있다. 원가를 줄이기 위해 중앙집중식 메탄올 공급장치를 자체 개발해 원가 경쟁력도 키워가고 있다.
구 대표는 창업하던 날, 아버지로부터 덕숭업광(德崇業廣)의 글귀를 새긴 액자를 받았다. “‘덕을 높이 쌓을수록 사업이 번창한다’는 뜻으로 기업 성과의 사회적인 환원을 위해 각별히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한 구 대표는 이를 실천하기 위해 “환경 경영의 일환으로 플라즈마 이온질화 및 진공침탄로 등 최첨단 시설을 도입해 보고 싶다.”라고 했다. 이와 더불어 “기능한국인으로서 후배 기능인들에게 첨단 기술을 전파하며 뿌리산업 발전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달의 기능한국인’은 기술인의 자긍심을 높이고 숙련기술인이 인정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2006년 8월부터 매월 한 명씩 선정, 12월 현재 기준 총 202명의 숙련기술인이 선정됐다. 업계 학교 또는 전문대학을 졸업하고 산업현장에서 10년 이상 경력이 있는 숙련기술인 가운데 중소·중견기업을 운영하는 대표 중에서 선정한다.
june251@industryjournal.co.kr
저작권자(c)산업종합저널.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