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을 통한 인공태양 불안정성 회피 제어 개요
핵융합은 지속가능한 친환경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미국 NIF는 투입대비 1.89배의 핵융합 에너지생산에 성공했고, 한국 KSTAR는 1억 도(°C) 핵융합 플라즈마를 30초 이상 유지하며 학계의 새로운 역사를 쓰기도 했다. 하지만 미래 핵융합로 ITER 규모에서 장치에 돌이킬 수 없는 큰 부하를 주는 '플라즈마 붕괴' 현상의 방지는 여전히 난제로 남아있다. 플라즈마 붕괴의 가장 큰 원인은 자기장이 찢어지며 발생하는 '찢어짐 불안정성'이다. 특히 높은 플라즈마 압력이 이러한 자기장 찢어짐을 야기하기 때문에 핵융합에 필요한 조건에 도달하는 데 제약이 되곤 한다.
자기장 찢어짐의 양상을 이해하려는 물리연구와 발생한 불안정성을 다시 완화시키는 공학연구가 활발히 진행돼 왔다. 하지만 사실 핵융합로에서 붕괴현상을 방지하려면, 한번 발생한 불안정성을 완화시키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발생하지 않도록 요리조리 피해가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기존 기술로는 자기장의 찢어짐을 피하기는커녕 발생 전에 미리 예측하기도 어려웠다.
인공태양 핵융합의 최대 난제로 꼽히는 플라즈마 붕괴의 원인인 자기장 불안정성을 극복할 인공지능 자율제어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광복)은 서재민 교수(중앙대학교)와 에그먼 콜먼 교수(Egemen Kolemen·프린스턴대학교) 공동연구팀이 인공지능을 이용해 인공태양의 불안정성을 회피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인공태양은 태양에너지의 원천인 핵융합 반응을 지구상에서 구현해 에너지를 얻는 차세대 친환경에너지 기술이다. 태양의 중력 대신 강한 자기장을 이용해 수소 플라즈마를 핵융합로에 가두고 고온·고압 환경에서 지속적인 핵융합 반응을 일으켜 에너지를 생산한다.
하지만 고온·고압의 플라즈마에서 발생하는 자기장의 찢어짐 불안정성은 인공태양의 플라즈마 붕괴를 일으키는 가장 큰 요인이다.
특히, 핵융합 반응에 필요한 높은 플라즈마 압력이 자기장의 찢어짐을 쉽게 야기하기 때문에, 국제핵융합로 ITER와 같은 미래 인공태양 운영의 난제로 여겨졌다.
기존에는 이미 발생한 찢어짐 불안정성을 완화시키는 연구가 주를 이루었다. 하지만 실제 인공태양에서 붕괴현상을 방지하려면, 불안정성이 처음부터 일어나지 않도록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먼저 핵융합로 내부 센서들을 이용해 플라즈마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플라즈마 불안정성을 예측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어 해당 예측시스템에 강화학습 인공지능을 도입해 다양한 플라즈마 상태에서 높은 압력의 플라즈마를 붕괴시키지 않고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방법을 학습시켰다.
이 기술은 미국 최대 핵융합 장치 DIII-D에 적용됐으며, 인공지능을 가진 인공태양이 스스로 찢어짐 불안정성을 피해가며 높은 성능의 플라즈마를 유지함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
특히, 찢어짐 불안정성 및 붕괴가 쉽게 발생하는 ITER 기준조건에서도 인공지능이 플라즈마를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이는 기존 제어 방식으로는 달성하지 못했던 성과이다.
서재민 교수는 “첨단의 물리연구 중 하나인 핵융합에서 성과를 보인 만큼, 앞으로 인공지능이 다양한 현대물리 연구들에 폭넓게 응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핵융합선도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2월 22일 게재됐다.
jwkim@industry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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