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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카본 음극재 30초 만에 제조 성공, 차세대 전지 상용화 앞당겨

전자레인지 원리 활용해 ‘나트륨 이온 전지’ 음극재 신속 제조 기술 개발

하드카본 음극재 30초 만에 제조 성공, 차세대 전지 상용화 앞당겨 - 산업종합저널 전기
앞줄 왼쪽부터 김대호, 박종환 박사팀

한국전기연구원(KERI) 나노융합연구센터의 김대호·박종환 박사 연구팀이 전자레인지 원리를 이용한 마이크로파 유도 가열 기술을 통해 나트륨 이온 전지의 하드카본 음극재를 30초 만에 신속하게 제조하는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제조 공정의 난제를 극복함으로써 차세대 전지의 상용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관련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게재됐다.

나트륨 이온 전지(Sodium-ion Battery)는 기존 리튬(Li) 대신 나트륨(Na)을 활용한 차세대 이차전지로, 풍부한 자원 매장량과 높은 전기화학적 안정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나트륨은 반응성이 낮아 안전성이 높고 고속 충·방전에 유리하며, 낮은 온도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하지만 기존 나트륨 이온 전지는 제조 공정의 어려움과 낮은 에너지 밀도, 짧은 수명 등의 한계로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드카본 음극재 30초 만에 제조 성공, 차세대 전지 상용화 앞당겨 - 산업종합저널 전기
KERI '마이크로파 유도 가열 기술'로 나트륨 이온 전지의 음극 소재인 '하드카본'을 30초 만에 신속 제조했다.

나트륨 이온 전지의 음극재로 사용되는 하드 카본(hard carbon)은 리튬 이온 전지에서 사용하는 흑연보다 층간 거리가 넓어 나트륨 이온의 움직임을 보다 용이하게 한다. 하지만 하드 카본은 자연 상태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식물성 재료나 고분자 재료를 섭씨 1,000도 이상의 고온 환경에서 장시간 탄화시켜야만 제조할 수 있다. 이러한 복잡한 제조 공정은 나트륨 이온 전지의 상용화를 가로막는 큰 장벽 중 하나로 작용해 왔다.

이에 김대호·박종환 박사 연구팀은 마이크로파 유도 가열 기술을 활용해 하드 카본 음극재를 빠르게 제조할 수 있는 공정 방식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먼저 전도성이 뛰어난 탄소나노튜브(CNT)를 고분자 원료에 소량 첨가해 필름을 형성한 후, 마이크로파 자기장을 가해 탄소나노튜브에 유도 전류를 발생시켰다. 이를 통해 필름 소재만을 선택적으로 30초 만에 1,400℃ 이상으로 고속 가열해 음극재를 성공적으로 제조했다.

하드카본 음극재 30초 만에 제조 성공, 차세대 전지 상용화 앞당겨 - 산업종합저널 전기
마이크로파 유도 가열 제어 프로그램(왼쪽)을 통해 나트륨 이온 전지의 음극 소재인 '하드카본'을 빠르게 제조하고 있다.

한국전기연구원은 이번 연구에 앞서 마이크로파 자기장을 활용해 금속 등 전도성 소재로 이루어진 박막을 균일하게 열처리하는 기술을 개발해왔으며, 이를 디스플레이 및 반도체 산업 공정에 적용한 바 있다. 나노융합연구센터는 국내 최고 수준의 탄소나노소재 기술력을 바탕으로 나트륨 이온 전지 음극재 분야에 도전했고, 이번 성과를 통해 상용화에 한 발 더 다가섰다.

핵심 기법으로 활용된 ‘멀티피직스 시뮬레이션(Multiphysics Simulation)’은 마이크로파 대역의 전자기장이 나노소재에 가해질 때 일어나는 복잡한 현상을 근본적으로 이해하고, 새로운 공정 방식을 도출하는 데 기여했다. 연구 결과는 화학공학 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Chemical Engineering Journal'(IF: 13.3, JCR 상위 3%)에 게재되었으며, 연구에 참여한 류경범·신지원 학생연구자가 공동 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박종환 박사는 “나트륨 이온 전지는 전기차 화재 사고로 인해 기존 리튬 이온 전지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으나, 음극재의 탄화 공정에서 비용과 에너지 효율 측면에서 큰 난관이 존재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이를 극복하고 상용화에 기여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김대호 박사는 “우리 연구팀이 개발한 마이크로파 유도 가열 기술은 하드 카본 음극재를 빠르고 쉽게 제조할 수 있어 나트륨 이온 전지의 상용화를 앞당길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향후 하드 카본 음극재의 성능을 높이기 위한 연구를 지속하고, 대면적 하드 카본 필름을 연속적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마이크로파 유도 가열 기술을 전고체 전지의 고온 소성(sintering) 공정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도록 연구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KERI는 이번 연구 성과에 대해 국내 특허를 출원했으며, 에너지 저장 소재 관련 기업들의 관심을 바탕으로 수요 기업을 발굴하고 기술 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다. KERI의 이번 연구는 차세대 전지 산업의 발전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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