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융합 상용화를 위해 필수적인 과제로 꼽혀온 ‘폭주 전자’의 발생 원리가 규명됐다. 이로써 안전한 핵융합 상용로 설계를 위한 새로운 길이 열릴 전망이다.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 나용수 교수 연구팀은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 및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와 공동연구를 통해 토카막(tokamak) 시동 시 발생하는 폭주 전자의 형성 원리를 밝혀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에 10월 24일자로 게재됐다.
폭주 전자는 강한 전기장에서 고에너지를 지속적으로 흡수하며 가속되는 전자로, 플라즈마 형성을 방해하거나 핵융합 장치에 치명적인 손상을 줄 수 있다. 특히, 토카막은 핵융합 반응을 위해 고온의 플라즈마를 발생시키는 데 폭주 전자가 큰 장애물로 작용한다.
연구팀은 기존의 전자 동역학 이론과 전자-중성 수소 핵반응 모델을 통합해 폭주 전자 형성을 설명하는 새로운 이론을 제시했다. 특히, 부분 이온화 플라즈마에서 폭주 전자의 형성률이 과소평가되는 기존 이론의 한계를 극복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수소 원자와의 비탄성 상호작용을 겪지 않는 일부 전자가 폭주 전자 형성에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고전 모델을 일반화한 동역학 이론을 활용했으며, 기존 예측과 상반된 결과를 도출해냈다.
나용수 교수는 “연구는 폭주 전자 형성률을 정확히 제공함으로써 한국형 핵융합 실증로와 상용로 설계는 물론,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시동 설계에도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폭주 전자 형성 원리의 규명은 핵융합 상용화를 위한 안전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토카막 장치의 플라즈마 안정성 확보와 장시간 유지 가능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천체 물리와 저온 플라즈마 연구 등 다양한 과학 분야에서도 폭주 전자를 이해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핵융합 에너지는 바닷물에서 얻은 연료를 통해 청정한 저탄소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로, 미래 에너지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형 토카막(KSTAR)은 1억 ℃에서 플라즈마를 40초 이상 유지하며 상용화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선도연구센터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향후 핵융합 실증로 설계와 상용화 기술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