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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 없이 2D·3D 전환…국내 연구진, 초광시야각 메타렌즈 디스플레이 세계 첫 구현

스마트폰 패널에 얇은 렌즈 한 장 삽입…두께 줄이고 시야각 6배 넓힌 차세대 기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2일 세종에서 브리핑을 열고,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 노준석 교수 연구팀과 삼성전자 삼성리서치가 하나의 디스플레이에서 안경 없이 2차원(2D)과 3차원(3D) 화면을 전환할 수 있는 초박형 메타렌즈 디스플레이를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고 밝혔다. 기존 3D 디스플레이의 두꺼운 렌즈와 약 15도 안팎의 좁은 시야각 한계를, 두께 1mm대·시야각 100도 수준으로 동시에 개선한 성과라는 설명이다.
안경 없이 2D·3D 전환…국내 연구진, 초광시야각 메타렌즈 디스플레이 세계 첫 구현 - 산업종합저널 전자
조종영 과기정통부 기초연구진흥과장(브리핑 영상 캡쳐)

조종영 과기정통부 기초연구진흥과장은 “최근 가상·증강현실, 의료영상 등 3D 콘텐츠 수요가 늘고 있지만 여전히 2D 콘텐츠 소비가 지배적”이라며 “하나의 기기에서 2D와 3D를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기술이 산업계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메타렌즈를 이용해 시야각을 기존보다 6배 이상 넓힌 초광시야각 디스플레이를 구현하고, 2D 화면에서도 고화질을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이 연구의 핵심”이라고 평가했다.

연구 결과는 23일 0시(영국 시간 22일 16시)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된다. 과기정통부는 “메타렌즈 대량 생산 공정에 이어 실제 디스플레이 적용까지 같은 호에 연속으로 실린 것으로, 국내 연구자가 교신저자로 네이처 한 호에 논문 2편을 동시에 게재하는 첫 사례”라고 밝혔다.

메타렌즈 한 장으로 2D·3D 스위칭
노준석 교수팀이 개발한 메타렌즈는 두께 약 1.2mm의 초박형 광학 소자로, 스마트폰 OLED 패널과 기존 렌즈 사이에 한 장을 삽입하는 방식으로 구현됐다. 유리 대신 나노미터(㎚) 크기의 인공 구조체를 수억 개 배열해 빛의 진행 방향과 위상을 정밀 제어하는 메타표면 광학 기술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핵심은 메타렌즈가 전압에 따라 오목렌즈와 볼록렌즈 역할을 바꿔 가며 수행하도록 설계됐다는 점이다. 전원을 끈 상태에서는 오목렌즈처럼 작동해 화면에서 사방으로 퍼져 나오는 빛을 다시 벌려, 사용자의 위치와 상관없이 같은 화면이 보이는 일반 2D 모드가 유지된다. 전원을 켜면 편광 상태가 바뀌면서 메타렌즈가 볼록렌즈로 동작해, 보는 방향에 따라 서로 다른 광선이 눈에 들어오도록 만들어 입체감을 느낄 수 있는 3D 모드로 전환된다.

안경 없이 2D·3D 전환…국내 연구진, 초광시야각 메타렌즈 디스플레이 세계 첫 구현 - 산업종합저널 전자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 노준석 교수(브리핑 영상 캡쳐)

노 교수는 브리핑에서 “기존 2D·3D 전환 디스플레이는 두꺼운 렌티큘러 렌즈를 써야 했고, 시야각도 약 15도에 그쳐 정면에서만 3D 효과를 느낄 수 있었다”며 “이번 메타렌즈는 렌즈 두께를 수십~수백 마이크로미터 수준으로 낮추면서 시야각을 ±50도, 총 100도까지 넓힌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패널 실증…가격도 500만→5천원대로
실험에는 포스텍이 보유한 심자외선(ArF) 포토리소그래피, 전자빔 리소그래피 등 고가의 나노가공 장비와, 삼성리서치가 제공한 스마트폰 패널이 동원됐다. 연구팀은 가로·세로 5cm 크기의 메타렌즈를 제작해 패널에 그대로 올리는 방식으로 디스플레이를 구성했으며, 전체 모듈 두께는 약 1~1.5mm 수준으로 기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와 비교해 두께 차이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노 교수는 “6~7년 전 다보스포럼에서 선보였던 메타렌즈 카메라는 렌즈 하나 만드는 데 500만 원 정도가 들 정도로 비쌌다”며 “최근 롤투롤 공정 등 대면적 생산 기술을 개발하면서 단가를 5천원 미만까지 낮췄고, 이번 연구는 이렇게 생산된 메타렌즈를 실제 스마트폰 패널에 접목해 2D·3D 디스플레이로 구현한 사례”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 메타렌즈는 빛 투과율이 100%가 아니어서 화면 밝기와 선명도에 개선 여지가 있고, 대량 생산 단계에서 반복성·수율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과제로 남겨두었다.

네이처 한 호에 논문 2편…국내 최초 교신저자 동시 게재
이번 성과는 메타물질·메타렌즈 상용화를 위한 연속 연구의 일부다. 노 교수팀은 앞서 성균관대 연구진과 함께 메타렌즈 대량생산 공정 기술을 개발해 네이처에 논문을 게재한 데 이어, 이번에는 메타렌즈를 실제 디스플레이에 적용한 결과를 같은 발간호에 추가로 실었다. 조 과장은 “2011년 정가영 박사가 제1저자·공동저자로 네이처 논문 2편을 동시에 게재한 사례는 있었지만, 교신저자 기준으로 한 연구자가 한 호에 2편을 실은 것은 국내 연구 역사상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논문 제1저자인 김주훈 박사는 포스텍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세종과학 펠로우십 국내트랙 박사후 연구원으로 후속 연구를 수행 중이다. 삼성리서치 연구진도 공동저자로 참여해 스마트폰 패널과 광학 실험을 함께 진행했다.

모바일·의료·AR 글래스까지 응용 기대
조 과장은 “메타렌즈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화면에 스티커처럼 붙이는 것만으로도 2D·3D 전환 기능을 구현할 수 있어 기존 기기와의 호환성이 매우 높다”며 “정밀 의료영상 시스템이나 대형 옥외 광고판 등으로도 응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기정통부는 우수 신진연구와 중견연구, 세종과학 펠로우십 등 장기·단계별 과제 지원을 통해 메타물질 분야처럼 잠재력이 큰 기초연구가 실제 산업기술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노 교수는 “메타물질은 그동안 투명망토 같은 이론적 응용으로 많이 알려져 있었지만, 이제는 대량 생산과 실제 디바이스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계로 넘어왔다”며 “초박형 나노광학 소자가 차세대 디스플레이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이번 연구로 실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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