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데이터 폭증과 고령화 추세가 인공지능(AI) 산업 혁명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의 AI 시장 진출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
가트너에 따르면 세계 AI 시장 규모는 2024년 2천334억 달러에서 2032년 1조 7천716억 달러로 연평균 29.2%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생성형 AI의 경제적 파급력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의 하드웨어 강점을 AI 생태계와 결합한 새로운 도약을 기대했다.
IDC(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에 따르면 2025년 글로벌 데이터 생성량은 181제타바이트(ZB)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2010년(2ZB) 대비 90배 증가한 수치로, 매일 5억 시간 분량의 4K 영상을 생성하는 것과 맞먹는다.
블룸버그통신은 엔비디아의 H100 GPU가 32시간 걸리던 AI 모델 학습을 1초로 단축시킨 기술 혁신이 데이터 처리 효율을 혁명적으로 개선했다고 분석했다.
고령화 추세는 자동화 수요를 촉발시키고 있다. 국제로봇연맹(IFR) 통계에 의하면 2023년 기준 제조업 로봇 밀도 1위는 독일(로봇 17대/노동자 1천 명), 2위 일본(14.2대)이며, 한국은 12.7대로 3위를 기록했다. 로이터 통신은 "중장년층 비율 10%p 증가 시 로봇 설치량이 6.5% 증가한다"는 맥킨지 보고서를 인용, 인구구조 변화가 산업 현장을 재편 중이라고 전했다.
스탠포드대 AI지수 2024년 보고서를 보면, 미국은 AI 스타트업 투자액 670억 달러(전 세계의 57%), OpenAI·앤트로픽 등 유니콘 15개사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은 생성형 AI 특허 2만1천건으로 1위를 차지했으며, 바이두 '얼니(Ernie)' 모델이 중국어 처리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한국은 하드웨어 경쟁력(반도체·배터리)으로 종합 6위에 올랐으며, 정부의 AI R&D 예산이 5년간 3배 증가(2020년 1.2조→2025년 3.6조 원)했다.
AI 시장은 기술·인프라, 효율성 혁신, 서비스 강화, 산업 혁신 등 4대 생태계로 구분된다.
기술·인프라 분야에서는 중동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효율성 혁신 부문에서는 독일 지멘스의 디지털 트윈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서비스 강화 영역에서는 의료 AI 시장이 2034년 1천649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산업 혁신 분야에서는 농업용 AI 디바이스 시장이 2030년 950억 달러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다.
그러나 AI 시장 진출에는 규제 장벽과 기술 격차 극복이라는 과제가 존재한다. EU의 'AI법(AI Act)'과 미국의 행정명령 14110호 등 각국의 AI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기업들의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한국 기업들은 기술 융합, 윤리적 AI 개발, 현지화 전략 등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
맥킨지의 선임 파트너 마이클 추이는 "AI 경쟁력은 이제 하드웨어→소프트웨어→생태계 구축 능력으로 이동 중"이라며 "한국의 제조 역량을 AI 플랫폼과 결합할 때 시너지 창출 가능성 높다"고 강조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AI 수출 전략 지원을 위해 2025년까지 5G-AI 융합 테스트베드를 10개국에 추가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AI 시장은 단순 기술 경쟁을 넘어 데이터·규제·윤리적 프레임워크를 아우르는 종합전으로 진화하고 있다. 한국 기업이 반도체·배터리·로봇 분야의 우위를 AI 생태계 구축에 접목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산업 표준을 제시하는 리더로 도약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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