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연구원(KERI) 차세대반도체연구센터 서재화 박사팀이 탄화규소(SiC) 전력반도체의 방사선 내성을 평가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서재화 박사가 우주 환경에서 SiC 전력반도체 소자의 방사선 내성을 평가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국내 최초로 고에너지 우주 환경을 모사해 진행됐으며, 방사선 영향 분석을 통해 SiC 전력반도체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전력반도체는 전기·전자기기의 전력 변환과 제어를 담당하는 핵심 부품으로, 전기차뿐만 아니라 위성, 탐사선, 항공기 등 우주 환경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현재 실리콘(Si) 기반 전력반도체가 주로 사용되고 있으나, 높은 내구성과 전력 효율성을 갖춘 탄화규소(SiC), 질화갈륨(GaN) 등의 와이드밴드갭(WBG) 반도체가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SiC 전력반도체는 기존 실리콘 대비 높은 전압을 견디고, 고온에서도 작동 가능하며, 전력 소모를 줄여 에너지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우주 방사선은 위성과 탐사선에 탑재된 전력반도체의 성능을 저하시킬 수 있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미국과 유럽에서는 방사선 영향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실리콘 전력반도체 수준의 기초 연구에 머물러 있었다.
KERI 연구팀은 한국원자력연구원의 가속기 시설을 활용해 고에너지 양성자(100MeV)를 이용한 실험을 진행하고, 국립경상대 윤영준 교수팀과 협업해 정확한 방사선 조사 조건을 구현했다.
이를 통해 국산 SiC 전력반도체의 전압 변화, 누설 전류 증가, 격자 손상 등을 정량적으로 분석하며, 우주 환경에서의 신뢰성을 검증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 결과는 SCI급 국제 저널 Radiation Physics and Chemistry에 게재됐다.
서재화 박사는 “우주·항공뿐만 아니라 의료용 방사선 기기, 원자력 발전, 방사선 폐기물 처리, 국방 전자제품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 가능하다”고 밝히며, “향후 초고에너지급(200MeV 이상) 방사선 환경에서도 SiC 전력반도체의 신뢰성을 평가하고, 내방사(radiation-resistance) 전력반도체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연구팀은 경남도 및 일본 반도체 기업 ‘오브레이(Orbray)’와 협력해 다이아몬드 기반 미래형 전력반도체 연구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