윙배너
윙배너

[칼럼] 이민자 유입의 역설... 물가는 낮추고 내국인 지갑은 채운다

일자리 잠식 대신 노동시장 보완재 역할... 유학생 취업 연계 등 정책 고도화 시급

[칼럼] 이민자 유입의 역설... 물가는 낮추고 내국인 지갑은 채운다 - 산업종합저널 동향
한국 사회가 다문화 사회로 빠르게 전환되는 시점에서 이민자가 일자리를 위협한다는 인식은 재고돼야 한다.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분석 결과는 이러한 우려에 대해 통계적 근거를 바탕으로 반론을 제기한다. 이민자 유입은 일자리 잠식보다는 물가 안정과 내국인의 실질 구매력 상승이라는 긍정적 효과를 견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이민자 비중이 10%포인트 증가할 경우 지역 서비스 가격은 평균 0.6% 하락한다. 특히 공공서비스, 외식을 제외한 개인서비스, 교육서비스, 주택임차료 등 생활 밀착형 물가에서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단순히 저임금 노동력 공급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만이 아니다. 이민자 집단의 소비 구조와 총수요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외국인의 상대적으로 낮은 사교육 수요는 교육비 상승 압력을 낮추고 주택에 대한 수요 특성은 임차료 안정에 기여한다. 물가 하락은 곧 내국인의 실질소득 증대로 이어진다. 분석 결과 중졸 이하 가구는 최대 4% 이상, 고졸 가구는 3% 이상 구매력이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민자 유입이 저소득층 내국인의 경제적 여력을 확충하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칼럼] 이민자 유입의 역설... 물가는 낮추고 내국인 지갑은 채운다 - 산업종합저널 동향

노동시장 내 경쟁 관계에 대한 오해도 통계로 반박된다. 보고서는 이민자 유입이 저숙련 및 중숙련 내국인의 임금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민자들은 내국인과 대체 관계가 아닌 보완적 노동 공급원으로 기능하며 산업 현장의 인력 공백을 메우고 있다.

중요한 것은 유입된 인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하는 정책적 접근이다. 외국인 유학생을 단순 아르바이트 인력으로 방치하지 않고 졸업 후 지역 내 인력난을 겪는 산업으로 연계할 수 있는 체류 및 취업 트랙 설계가 시급하다.

또한 이민자 유입에 따른 지역 수요 구성 변화에 맞춰 공공부문의 선제적 대응도 요구된다. 이민자 자녀에 대한 언어 교육 지원과 교육 격차 해소는 향후 사회 전체의 생산성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투자다.

이민 정책은 사회적 감정이 개입하기 쉬운 영역이다. 그러나 데이터는 냉정하다. 이민자 유입은 단기적으로 지역 물가를 안정시키고 중장기적으로 노동시장과 소비 구조를 재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막연한 거부감이나 정치적 부담을 넘어 지역별 차등 정책, 산업별 맞춤 설계, 사회통합 지원 강화 등 정교한 보완 전략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칼럼니스트_창작노마드>
산업종합저널


0 / 1000


많이 본 뉴스

[기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 한국 제조업이 직면한 새로운 생존 법칙

세계 공급망의 지도가 다시 그려지고 있다. 과거 ‘저비용·고효율’ 중심의 글로벌 분업 체계는 팬데믹, 미·중 무역 갈등, 지정학적 충돌을 거치며 균열이 깊어졌다. 원자재 확보, 기술 안보, 환경 규제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산업 경쟁력의 기준은 가격이 아니라 안정적 공급망 유지 능력으로 옮겨

[칼럼] 기술 패권의 전환점, 한국 AI가 직면한 현실과 도전

산업 트렌드와 변화하는 시각에 맞춰 정기적으로 칼럼을 업데이트하는 창작노마드입니다. 2025년 현재, 한국의 인공지능(AI) 기술 수준은 세계 주요국과 비교해 여전히 뚜렷한 격차를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글로벌 R&D 전략지도'에 따르면, 한국은 AI 4대 핵심 분야(효율적

[기자수첩] 폭염 안전법과 쿠팡 파업 예고에 드러난 노동 현실

연일 계속되는 폭염 속, 산업안전보건기준이 바뀌었다. 이달 17일부터는 체감온도 33도 이상일 때 ‘2시간마다 20분 휴식’이 법으로 명시됐다. 고용노동부는 ‘폭염안전 5대 수칙’을 발표하며 강제성까지 강조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달라진 게 없다는 목소리가 잇따른다. 제도가 마련돼도 그 제도

[기자수첩] 확장과 현실 사이 "킨텍스가 잃어가는 것들…"

국내 최대 전시 인프라인 킨텍스(KINTEX)가 제3전시장 건립이라는 대형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그러나 외연 확장의 이면에 드러나는 운영 현실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선 신뢰의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미래를 위한 투자와 현재의 기본 요건 사이에서, 킨텍스는 지금 균형점을 다시 찾아야 할 시점

[기자수첩] "보상해 드립니다"… 쿠팡 유출보다 무서운 '2차 가해'

"고객님, 쿠팡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피해 보상을 정부 지침에 따라 진행해 주세요." 이 문구 앞에서 평범한 사람들은 흔들린다. 낯설지 않은 브랜드, 실제 뉴스로 접한 유출 사고, 익숙한 공공기관의 이름. 마치 현실과 가짜의 경계가 사라진 듯 정교하게 짜인 메시지 속에서 사람들은 의심보다






산업전시회 일정


미리가보는 전시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