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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멀게 느껴지는 ‘워라밸(Work & Life Balance)’

‘주 52시간 근무제’가 삶의 균형 가져다 줄까

여전히 멀게 느껴지는 ‘워라밸(Work & Life Balance)’ - 산업종합저널 동향

한국사회는 여전히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한다는 것은 요원해 보인다. 하지만, ‘주 52시간 근무제도’의 시행 이후 개인시간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정시 퇴근이 많아지는 등 상당히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일과 개인생활 균형을 포기할 수 없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세~59세 직장인 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워라밸(Work & Life Balance)’ 및 ‘주 52시간 근무제도’와 관련한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국사회는 여전히 ‘워라밸’과는 거리가 먼 사회인 것으로 평가됐다. 전체 응답자의 18.9%만이 한국사회 구성원들이 일과 삶의 균형이 이뤄지는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지난 202018년 조사(9.5%)에 비해서는 워라밸을 누리는 사람들이 조금은 많아졌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아직은 상당히 미흡한 수준으로 보여진다. 대다수 직장인들(77.4%)은 한국사회는 워라밸과 거리가 먼 편이라는 목소리가 많이 나왔다. 전반적으로 일과 개인생활의 균형을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74.1%)이 강했다.

회사에서 인정을 받기 위해 개인생활을 포기하는 것을 당연하다고 바라보는 시각(15.1%)은 적었지만, 우리사회는 워라밸을 향한 기대와 바람을 충족시켜주지는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워라밸’ 문화가 정착되기 어려운 이유
국내에 워라밸 문화가 잘 정착되지 않고 있는 이유는 ‘노동시간’과 깊은 관련이 있다.

개인보다 일을 중요시하는 사회적 분위기(43.1%, 중복응답)와 과도한 노동시간(41.2%)을 한국사회에 워라밸 문화가 정착되지 못하는 이유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았다. 젊은 직장인들이 일을 중시하는 분위기(20대 50.4%, 30대 51.2%, 40대 35.6%, 50대 35.2%)와 과도한 노동시간(20대 46.4%, 30대 49.2%, 40대 38.8%, 50대 30.4%)을 많이 지적했다.

실제 한국사회의 근무시간이 적정한지를 묻는 질문에 직장인의 76%가 근무시간이 과도한 편이라고 응답할 정도로 노동시간이 지나치게 많다고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비록 202018년에 비해서는 근무시간이 과도하다는 평가(2018년 85.7%→20년 76%)가 다소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근무시간이 적정하다거나(18.9%), 여유롭다(2.3%)는 평가는 매우 적은 편이었다.

여전히 멀게 느껴지는 ‘워라밸(Work & Life Balance)’ - 산업종합저널 동향

근무시간이 과도하다는 인식은 30대(85.2%)가 많았다. 워라밸 문화가 정착되지 않는 또 다른 요소로는 경제적 이유가 거론됐다. 넉넉하지 않은 경제적 수준(42.6%)과 낮은 임금수준(38.1%) 때문에 여유 있는 개인의 삶이 어렵다고 바라보는 것이다. 그밖에 고용불안(35.1%)과 지나친 경쟁(32.5%), 위계질서가 강한 직장문화(30.2%), 미래에 대한 불안감(25.5%)도 개인의 ‘워라밸’을 방해하는 요소로 꼽혔다.

10명 중 4명이 “워라밸에 가깝다”
사회전반적으로 일과 삶의 균형이 잘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는 평가와는 다르게 자신의 삶은 ‘워라밸’에 가깝다고 평가하는 응답자가 상대적으로 적지 않은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10명 중 4명(40.2%)이 자신은 일과 삶의 균형이 이뤄지는 생활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응답한 것으로, 역시 202018년에 비해 워라밸에 가까운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하는 직장인(2018년 30.8%→20년 40.2%)이 증가한 모습이었다. 젊은 층(20대 42.8%, 30대 44%, 40대 37.6%, 50대 36.4%)에서 워라밸에 가까운 삶을 살고 있다는 응답이 많은 편이다.

무엇보다 주목해볼 부분은 최근 시행하고 있는 ‘주 52시간 근무제도’가 ‘일과 삶의 균형’에 분명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 주 52시간 근무제도가 시행되고 있는 직장에 다니는 직장인들이 그렇지 않은 직장인들보다는 워라밸에 가까운 삶을 살고 있다는 응답(주 52시간 근무제도 시행 51.6%, 미시행 27%)을 훨씬 많이 하는 것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는 주 52시간 근무제도가 우리사회에 일과 삶의 균형을 가져다 줄 중요한 열쇠라는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해 보인다.

아직 ‘주 52시간 근무제도’ 사회전체로 확대되지 않아
아직까지는 주 52시간 근무제도가 잘 정착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대부분의 직장인(95.1%)들이 ‘주 52시간 근무제도’를 인지하고 있을 만큼 해당 제도에 대한 관심은 높았지만, 현재 근무 중인 직장에서 주 52시간 근무제도를 시행하고 있다고 응답하는 직장인들은 절반 정도(51.6%)에 그였다.

그만큼 제도의 도입이 사회 전체로 확대되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제도를 시행하지 않는 회사들의 경우 제도를 도입할만한 회사 규모가 아니거나(43.5%, 중복응답), 업무 특성상 계절이나 월별로 일이 몰리는 주기가 있는(37.6%) 등 회사 규모 및 업무의 특수성이 존재했다.

회사의 의지가 부족하거나(26.2%), 근로 시간을 측정하는 시스템의 도입이 늦어지고 있는(21.4%) 사업장도 적지 않았다. 현재 주 52시간 근무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회사의 경우에도 아직까지는 근무시간의 측정이 엄격하지(근무시간 측정 35.9%, 측정은 하지만 엄격하지 않음 32.9%, 미 측정 19.8%) 못한 실정이다.

‘주 52시간 근무제도’의 시행이 이뤄지는 사업장의 직장인들은 근무시간 및 개인시간 활용에 상당한 변화를 체감하고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적으로는 하루 평균 8시간~8시간 30분(36.6%)을 일하는 직장인들이 가장 많고, 8시간 미만(16.7%) 또는 8시간 30분~9시간(15.1%) 일하는 비중이 비슷하다.

주 52시간 근무제로 일하는 직장인들은 그렇지 않은 직장인들보다 8시간~8시간 30분(시행 44.2%, 미시행 27%)과 8시간 미만(시행 21.9%, 미시행 9.7%) 일을 하는 경우가 많은 특징이 뚜렷했다. 반면 10시간 이상 오래 일하는 비중(13.6%)은 주 52시간 근무제도의 적용을 받는 직장인들(7.4%)보다는 적용을 받지 않는 직장인(21.9%)에게서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들이 생각하는 적정 근무시간이 평균 7시간 30분~8시간(27.3%) 내지 8시간~8시간 30분(18.4%)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주 52시간 근무제도의 도입이 노동시간 감소와 함께 적정한 노동시간을 가능케 한다는 해석을 할 수 있다. 퇴근 후 개인시간이 보장되는 모습도 주 52시간 근무제도의 적용여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직장인 10명 중 6명 정도(61.3%)가 퇴근 후 개인시간을 갖는 편이라고 응답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주 52시간 근무제도를 적용 받는 직장인들이 개인시간을 갖는 경우(시행 67.6%, 미시행 52.7%)가 좀 더 많았다.

‘일 집중도’ 높아지고, ‘업무 효율’ 증가, 업무 분위기 개선
주 52시간 근무제도는 아직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중이지만, 적용을 받고 있는 직장인들의 삶에 유의미한 변화를 주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재직자들이 ‘회사생활’에서 느끼는 가장 큰 변화는 정시 퇴근에 눈치를 보지 않게 됐다(43.6%, 중복응답)는 점이다.

‘칼 퇴근’이 가능한지 여부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직장인들이 더 이상 직장 상사 및 동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롭게 퇴근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으로, 성별(남성 40%, 여성 47.3%)과 연령(20대 45.5%, 30대 41.7%, 40대 47.2%, 50대 40.7%)에 관계 없이 공통적으로 가장 크게 느끼는 변화다.

일의 집중도가 높아지고(25.4%), 업무 효율이 증가했다(21.7%)는 평가도 많아, 전반적으로 업무 분위기가 개선됐다는 사실도 엿볼 수 있다. 그밖에 퇴근 시간 이후 동료들과의 술자리가 감소하고(15.3%), 용변과 흡연 등 개인 용무 및 휴게시간이 감소했다(13.4%)는 응답이 남성과 50대에서 주로 많이 나왔으며, 회의시간 단축(7.9%) 및 회의 횟수의 감소(7.6%)도 주 52시간 근무제도의 도입으로 맞이하게 된 변화 중 하나다.

‘주 52시간 근무제도’ 도입 찬성 직장인(2018년 63.7%→올해 75.3%)
이런 가시적인 변화들 때문인지 ‘주 52시간 근무제도’를 찬성하는 목소리에는 이전보다 더욱 힘이 많이 실리는 듯 했다.

전체 응답자의 75.3%가 주 52시간 근무제도의 도입에 찬성한다고 밝힌 것으로, 202018년 조사와 비교했을 때 주 52시간 근무제도를 반기는 직장인들이 더 많아졌다. 반면 제도의 도입에 반대하는 의견은 절반 이상 줄었다.

주 52시간 근무제도의 도입을 찬성하는 직장인들은 무엇보다 일과 가정의 균형 있는 삶(54.6%, 중복응답)과 저녁이 있는 삶(54.4%)이 가능해질 것 같다는 기대감을 많이 내비쳤다. 근무시간의 감소와 개인 시간의 증가로 인해 ‘나’와 내 ‘가족’을 위한 삶이 가능해지리라고 바라보는 것이다.

이와 함께 직장생활로 인한 피로감(번아웃)을 덜 느끼게 되고(50.5%), 마음의 여유가 많이 생기며(47.1%),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질 것 같다(44.9%)는 기대감도 쉽게 엿볼 수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도를 반대하는 직장인들은 ‘경제적 문제’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

근로시간의 단축으로 수입이 줄어들 것 같고(50.5%, 중복응답), 실질 임금이 하락할 것 같다(46.6%)는 걱정도 나왔다. 아직 한국사회에서는 시기상조인 제도인 것 같고(39.8%), 자발적 야근 및 재택근무를 강요하는 경우가 많아질 것 같다(36.9%)는 우려도 상당했다.
안호진 기자
news77@industryjo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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