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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Culture] 차별 없는 능력 위주의 기용이 보여준 빛나는 성공 ‘히든 피겨스’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 능력을 인정하는 문화가 산업을 발전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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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Culture] 차별 없는 능력 위주의 기용이 보여준 빛나는 성공 ‘히든 피겨스’ - 산업종합저널 동향
사진=네이버 영화

개인의 능력을 알아보고, 인정하고, 적재적소에 적용하는 것은 조직이 원활한 운영 및 성공을 위해 갖춰야 할 덕목이다.

많은 선구자들이 자신의 뛰어난 능력으로 각 분야의 ‘유리천장’을 깨트리고 활약했다. 그러나 글로벌 사회로 변화한 현대에 아직까지도 일부에서는 인종차별, 남녀차별, 장애인 차별 등 각종 장벽이 남아있다. 이런 쓸모없는 장벽은 부셔버리는 것이 기업 또는 프로젝트의 성과에도 긍정적 영향을 가져온다.

영화 ‘히든 피겨스(Hidden Figures)’(데오도르 멜피 감독, 2017)는 미국 항공우주국인 NASA에서 ‘최초’라는 타이틀을 단 흑인 여성 3인, 캐서린 존슨(타라지 P. 헨슨), 도로시 본(옥타비아 스펜서), 메리 잭슨(자넬 모네)을 조명해 인재 기용의 성공적인 사례를 보여준다.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미국과 러시아가 체제 대립으로 냉전 중이던 1950년대~60년대, 눈부시게 활약했지만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이들의 이야기를 각색해 담았다.

[산업+Culture] 차별 없는 능력 위주의 기용이 보여준 빛나는 성공 ‘히든 피겨스’ - 산업종합저널 동향
사진=네이버 영화

차갑게 대립하던 두 국가 중 러시아가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를 우주로 쏘아올리면서 우주시대의 막을 올리자, 미국은 우주 탐사의 선두를 빼앗겼다는 굴욕감과 러시아가 앞서나간다는 사실에 대한 두려움으로 조바심을 내고 있었다.

이에 NASA는 유인 우주선을 쏘아 러시아와는 다른 새로운 기록을 남기기 위해 갖은 노력을 했다. 그러나 완벽한 계산 없이 사람을 우주로 보내 사고가 발생하게 만들 수는 없었다. 실패는 소중한 조종사 인력을 잃는 데다 러시아에게 지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었다.

계획된 시일 내에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완벽한 계산을 해야 했고, 동원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 모든 것을 활용해야 했다. 이에 NASA는 시대적 상황에서 볼 때 파격적인 기용을 하게 된다.

노예제도는 폐지됐지만 여전히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이, 남녀에 대한 차별이 당연시 되던 시대였다. 그러나 캐서린, 도로시, 메리는 각자의 분야에서 뛰어난 두각을 나타냈다. NASA의 구석진 건물에 위치한 유색인종(흑인) 전산실에서 업무를 봤던 그들은 각자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부서로 배치되는 행운을 맞이하거나, 스스로 개척한다.

세 사람이 자신들의 앞을 막은, 사실 업무에는 하등 쓸모없는 ‘차별’이라는 장애물을 본인들의 의지와 능력으로 부셔가는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도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산업+Culture] 차별 없는 능력 위주의 기용이 보여준 빛나는 성공 ‘히든 피겨스’ - 산업종합저널 동향
사진=네이버 영화

영화는 ‘차별을 극복한 흑인 여성 3인의 성공 스토리’이지만, 조금 더 산업적인 시선으로 본다면, 이 영화는 능력자를 적재적소에 기용하고, 일에 집중하도록 돕는 것이야말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원동력이라는 중요한 사실을 재확인하는 내용으로도 볼 수 있다.

임시직으로 기용된 캐서린의 능력을 알아본 스페이스 TF 팀의 수장 알 해리슨(케빈 코스트너)은 캐서린이 한 번 자리를 비우면 오래도록 나타나지 않는 이유를 묻는다. 화장실을 가려면 800m나 떨어진 유색인종 화장실을 찾아가야만 한다는 캐서린의 한 서린 외침에 “NASA에서는 모두가 같은 색 소변을 본다”며 직접 망치를 들고 해당 화장실 표지판을 부셔버린다.

이후 캐서린은 남다른 계산 능력으로 우주선의 발사 및 복귀 지점과 궤도를 누구보다도 정확하게 계산해낸다. 유인 우주선에 탑승해 장시간을 우주에서 살아내야 했던 조종사 존 글렌(글렌 포웰)은 ‘캐서린의 계산이 확실하다면 나도 확신한다’며 목숨을 맡긴다. (존 글렌이 캐서린을 믿은 것은 사실이지만, 영화에서는 보다 더 극적으로 표현됐다고 한다.) 오직 그의 확실한 능력에만 집중해 신뢰를 바탕으로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끈 것이다.

캐서린 외에 프로그래머로서 NASA 최초의 흑인 여성 주임 승진에 성공한 도로시와 최초의 흑인 여성 엔지니어로 이름을 남긴 메리의 경우는 스스로 기회를 만들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했다. 도로시는 IBM을 다루기 위해 차별을 견디고 스스로 공부해야 했고, 메리는 학위를 받기 위해 법원을 찾아가 허락을 구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들의 성공은 NASA의 성공이 됐다.

[산업+Culture] 차별 없는 능력 위주의 기용이 보여준 빛나는 성공 ‘히든 피겨스’ - 산업종합저널 동향
사진=네이버 영화

세 사람의 업적은 당연히 고난을 버티고 이겨낸 개인의 성과다. 다만, 차별이라는 안대를 벗고, 필요한 곳에 적절한 인재가 활약할 수 있도록 작은 기회와 환경을 만들어 준 당시 NASA의 결정이 현재 미국이 우주산업에서 앞서나갈 수 있는 이유 중 하나였음을 부인할 수 없다.

기업에서, 업무에서 무엇이 더 중요한 지를 먼저 생각한다면 산업계 또한 시간을 낭비하는 불필요한 절차나, 부당한 차별과 같은 거추장스러운 장애물은 던져버려야 더 빠르게 확실한 성공을 이룰 수 있다는 점을 새삼 되새길 수 있는 ‘히든 피겨스’였다.

한편, NASA는 2017년 버지니아주 페어몬트 연구시설 명칭에 캐서린 존슨의 이름을 붙였고, 2019년 워싱턴DC 본부 건물 앞 도로명은 ‘히든 피겨스 웨이’로 바꿨다. 2020년 6월에는 NASA의 워싱턴DC 본부 명칭을 ‘메리 W. 잭슨 헤드쿼터’로 명명해 세 사람의 업적을 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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