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국제통역번역협회(IITA)와 세종대·세종사이버대의 공동 주관으로 인간 번역사와 인공지능 번역기(네이버 파파고, 앨솔루 시스트란, 구글 번역기)의 대결이 펼쳐졌다. 결과는 인간 번역사의 승리였으나 인공지능은 모든 번역을 약 60초 내로 완료하며 속도에서는 인간을 압도했다.
“법률·특허 번역 분야에서 인공지능 번역 엔진이 초벌 번역을 진행하고 법률·특허 전문가의 검수를 거친다면 기존보다 적은 인력으로 국내외 법령, 특허 명세서, 판결문 등의 번역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정제된 다량의 법률·특허 데이터를 학습한 인공지능 번역 엔진은 전문성이 요구되는 문서에도 특화된 성능을 보여줍니다.”
법률·특허 번역 작업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해 번역 업무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베링랩은 인공지능 리걸테크 스타트업이다. 베링랩의 문성현 CEO는 법률·특허 전문가의 검수를 거친 데이터를 학습한 인공지능 번역 엔진은 법률·특허 분야에서 전문성과 정확성을 갖출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베링랩은 지난해 국제 기계번역 올림픽이라고도 불리는 2020 Fifth Conference on Machine Translation (WMT20)의 단어 단위 사후 교정(Word-Level Post-editing Effort) 분야에서 화웨이, 텐센트 등 세계적인 기업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인공지능 번역 엔진, 법률·특허 번역에 필요한 시간·노동력 줄여
인공지능은 머신러닝, 딥러닝 등을 통해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한다. 이때 텍스트, 이미지 등의 단어나 형태소를 모아놓은 데이터를 말뭉치라고 하며 이는 네이버 파파고나 구글 번역기 개발과정에도 활용된다. 특히 법률·특허처럼 논리적인 문서를 번역할 때 말뭉치 기계학습은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
베링랩의 인공지능 번역 엔진의 현장 적용 사례를 살펴보면, 프리랜스 번역사들이 인공지능 번역 엔진과 보조 번역 CAT Tool을 사용한 결과 번역 시간이 50% 이상 줄었다. 이는 번역사들이 인공지능 번역 엔진을 통해 번역 업무를 진행하면 동일한 시간 동안 기존 대비 2배 이상의 수입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문 CEO는 “4천800만 건에 이르는 법률·특허 문서를 학습 데이터로 활용해 인공지능 번역 엔진을 만들었다”며 “번역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기계변역 후 법률·특허 전문가들이 오류를 수정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설명했다.
또한, 문 CEO는 현재 국내 10여 개의 법률·특허 법인과 번역사들이 베링랩의 서비스를 이용해 번역에 필요한 시간과 노동력을 줄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래 번역 산업, 인공지능과 인간의 상호 협력 관계 형성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로 인간은 기계번역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게 됐다. 하지만 기계번역은 전문성과 정확성에서 여전히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인공지능 번역 산업의 미래에 대해 문 CEO는 “앞으로 기계번역의 성능이 높아진다고 해도 인간번역의 85-90%까지 근접하는 게 최대”라며 “미래 번역 산업은 인공지능과 인간이 상호 협력하며 부족한 점을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향후 자동 포스트 에디팅(APE), 품질 예측(QE) 그리고 단어 추천(WS) 등의 최신 인공지능 기술이 반영된 번역툴을 출시할 예정”이라며 법률특허에 특화된 인공지능 번역 엔진의 성능을 지속적으로 향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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