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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제조업의 중심지였던 ‘입정동’ 철공소 골목, 현재는?

‘힙지로’ 젊은 거리 뒤 낡은 철공단지의 이면

젊은 세대의 놀이터가 된 ‘힙지로’를 조금만 벗어나면 낡은 철공소 간판이 보인다. 이곳 을지로의 주민들은 1960년대 이후 대한민국 제조업의 ‘힙’한 시대를 이끌어왔지만, 제조업 쇠퇴와 함께 찾아온 재개발 소식에 보금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본보에서는 을지로 제조업의 역사를 짚고, 이곳의 제조업 부흥을 이끄는 이들을 만나 을지로의 새로운 가능성을 소개하고자 한다.

1편 : 서울 제조업의 중심지였던 ‘입정동’ 철공소 골목, 현재는?

취재 : 고성현, 박소연


서울 제조업의 중심지였던 ‘입정동’ 철공소 골목, 현재는? - 산업종합저널 동향


서울 제조업의 중심지였던 ‘입정동’ 철공소 골목, 현재는? - 산업종합저널 동향


인쇄소, 공구상, 조명가게가 미로처럼 얼기설기 엮여있는 을지로 골목. 그중 을지로 3가와 4가 사이에 위치한 입정동에는 철공소 골목이 있다.

입정동 철공소 골목은 한국전쟁 이후 도시 재건과 집수리에 필요한 산업이 발전하면서 철공소 및 자재상 수천 개가 모여 형성됐다. 5~60년대 산업화를 거치며 작은 공장촌으로 변모하게 된 것이다.

이후 입정동은 기계·공구·전기·금형·금속과 관련된 '도심 제조업'의 중심 역할을 하면서 '도면만 있으면 탱크가 나온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호황기를 누렸다. 하지만 ​​90년대 말 IMF 이후 제조업이 쇠퇴하고, 값싼 중국산 제품의 공세가 시작되면서 입정동 철공소 골목도 점차 기울었다.

최근 젊은이들이 모여들며 을지로 일대는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레트로(Retro, 복고) 열풍으로 7~80년대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을지로가 ‘힙지로(힙한 을지로의 준말)’라고 불리며 부상한 것이다.

3~4년 전부터 골목 곳곳에 젊은 감성을 노린 상권이 들어서며, 옛 소품과 인테리어를 유지한 식당, 와인바, 카페가 속속 들어섰지만, 입정동 철공소 골목은 부흥하는 힙지로 열풍의 혜택을 받지 못했다.

현재 입정동은 보존과 개발을 두고 갈등이 한창이다. 을지로 일대는 서울시 대규모 개발사업인 세운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돼 있다. 오세훈 시장 시절인 2006년 10월에 지구가 지정됐으나, 박원순 시장 때인 2011년에 전면 백지화됐다가 2014년에 전면 철거가 아닌 일부 존치 등 구역별 재개발로 추진됐다.

2018년 세운재정비촉진지구 3-1, 3-4, 3-5구역이 철거돼 현재 주상복합 아파트가 건설 중이며, 입정동을 포함한 3구역의 나머지 지역도 사업시행인가 신청이 들어갈 예정이다.

본보에서는 제조업 쇠퇴, 재개발 이슈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입정동 철공소 골목의 기술자들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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