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중앙유통단지②]기계부품 中小유통업체…불경기 회복 ‘아직’

수출보다 수입 상황이 더 중요…부품 공급난 여파 커

최근 3년간 일본 수출 규제와 코로나19 확산까지 부정적 이슈가 연이어 발생하며 기계 부품을 유통하는 소상공인들이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이에 더해, 현재는 공급망 불안정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각종 리스크도 작용해 불(不)경기를 여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황이다.

1996년부터 기계부품, 공구, 전자부품 등 산업 현장에 필요한 용품과 자재를 조달하며 한국 제조업의 성장을 뒷받침해 온 구로중앙유통단지에는, 현재 편의시설 업종을 제외하고 약 3천여 개의 산업용재 유통 업체가 입점해 있다.

본보는 구로중앙유통단지에 입점해 있는 기업들을 만나 기계부품 유통 동향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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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수출 역대 최대 실적?…“별로 관련 없는 이야기”

지난해 한국의 수출 규모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침체를 겪었던 한국 산업 경제가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중앙유통단지에서 만난 기계부품 중소유통업체들은 이를 체감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기계부품 대표 품목 베어링을 전문으로 유통하는 W 업체 대표는 “수출 향상은 우리와 그다지 관련 없는 이야기”라며 “수입한 물품을 주로 국내 기업에 판매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수출보다 내수 시장 상황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부품 직수입 전문 S 업체의 대표도 “베어링의 경우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브랜드가 몇 없어 수출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며 “수출이라고 해봤자 일부 지역에서 중고품을 가져가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공급난에 원자재가 상승까지, 기계부품 불경기 지속

중소 유통업체들은 수출 호황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수입 시장 상황에는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기계부품 중소유통업체가 겪고 있는 불경기는 코로나19 확산 이전에 시작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기계부품 분야에서 일본 의존도가 높은 한국 산업 구조로 인해, 2019년 일본 수출규제가 가져온 공급망 불안정성과 경기 충격이 더 큰 영향을 주었다는 것이다.

기계부품 전문 D 업체 이사는 최근 일본 제품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베어링의 품귀현상이 심해졌다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6~8개월 내 들어오던 제품이 지금 견적을 내면 해를 넘겨 2023년이 돼야 받을 수 있다고 한다”고 호소했다.

지난해 급격하게 오른 원자재 가격도 유통업계의 걱정을 한층 악화했다. 베어링 상사 Y 업체 대표는 “최근 일 년 안에 부품의 가격이 전체적으로 10% 정도 올랐다”고 말했다.

D 업체 또한 같은 상황이다. 이 업체 이사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5% 정도 매출이 줄어 다른 업종 소상공인들에 비해 큰 타격이 없는 것 같기도 하지만, 원자재 가격이 10% 상승한 것을 고려하면 부정적 영향은 15% 가중된 셈”이라고 밝혔다.

그는 유통업계에서 상승한 원자재 가격을 납품하는 업체에 그대로 요구하기 쉽지 않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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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중앙유통단지에서 판매하고 있는 기계부품

“시장 상황 올해도 밝지 않을 것으로 전망”

인터뷰를 진행한 기계부품 관련 업체는 모두 올해 시장 상황도 밝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상승한 원자재 가격이 다시 하락할 리 없고, 해외 제품의 공급난도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러한 상황과 관련해, 한국베어링판매협회 김윤식 사무국장은 “요즘 가장 안타까운 것이 한국산 베어링이 거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기업이 생산하는 베어링이 일부 있긴 하지만 소상공인들이 판매하는 일반 베어링이 아니라 주로 특수용도로 사용하는 제품이라는 것이 김 사무국장의 설명이다.

베어링 설비 라인을 증설하는 데 필요한 비용이 막대해 일본, 독일 등 해외에서도 쉽게 생산을 늘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본 그는 “지난 IMF 때 독일에 국내 H베어링 기업을 매각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정부에서 나서서 공급난에 대한 조치를 취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김 사무국장은 베어링 유통산업의 어려움 해소를 위해 “소상공인연합회 등에 가입해 업체에 필요한 정보를 지원하고, 소모성 물품구매대행(MRO) 기업이 사업 품목을 산업용재까지 확장해 소상공인들의 중형 거래처를 잠식하는 문제도 해결하려 노력 중”이라고 언급했다.

일반 산업기계 부품 관련 기업들은 경기가 나빠지면 바로 타격이 오고, 경기가 좋아질 땐 가장 영향이 늦게 온다던 중앙유통단지 상인들의 말처럼, 김 사무국장은 “베어링 업계는 경기를 밀려 탄다”며 무엇보다 경기가 얼른 좋아지길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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