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소비 위축, 중국 철강 감산정책과 수출 규제 영향으로 인한 원자재 값 상승,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 사회·경제적 요인으로 인해 산업용 자재 값의 등락률이 불안정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기존에 사용했던 미검증 안전 자재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인해 수요가 급감하면서 산업용 자재 곡선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본지는 서울 구로구에 있는 구로기계공구상가(이하 공구상가)에 입점한 업체들을 방문해 산업용 자재 유통의 현 상황에 대해 알아봤다.
주요 원자재 공급···급격한 수요 회복세 못 따라가
“원자재 값 상승으로 연마재 가격이 약 20% 오르면서 손님 방문이 뜸해졌어요”
연마재를 유통하는 업체의 A대표가 원자재 값 상승으로 인한 심경을 토로했다.
연마재에는 희귀금속 재료인 희토류가 포함돼 있다. 다양한 산업분야의 원자재로 사용되는 희토류의 가격이 상승하면서, 연마재의 가격도 상승해 기존보다 찾는 이들이 줄어 매출도 감소하게 됐다는 것이 A대표의 설명이다.
희토류 가격의 상승은 최근 환경 이슈에 힘입어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패널 등 신산업이 성장세를 보이면서, 이들의 생산에 필요한 희토류 수요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수요의 증가가 희토류 가격을 상승시켰고, 이를 필요로 하는 산업용 자재의 가격 상승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금속 전문업체 B대표는 “코로나19 및 원자재 값 상승과 함께 손님들의 발길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폐업 수순을 밟지 않으려면 기존 거래처와 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다”고 말했다.
산업연구원(KIET)이 발표한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의 배경과 국내 제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 역시 주요 원자재의 공급이 수요 회복을 따라가지 못해 높은 가격을 유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원자재 가격의 상승은 한국 경제에 상당한 비용 인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선제적 대응을 하는 등 경계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인한 열풍기 제품 수요 확대
원자재 가격 상승뿐만 아니라, 산업용 자재의 가격 등락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요인 중 하나는 오는 27일부터 시행하는 ‘중대재해처벌법’이다.
끊이지 않는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해 마련된 이 법에 따라, 안전이 인증된 자재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D건설사 관계자는 기존 겨울철 공사는 콘크리트를 양생하기 위해 갈탄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갈탄 사용 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가 근로자들의 질식 위험을 높인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면서, 현재는 보다 안전한 열풍기로 대체해 콘크리트를 양생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공구상가 잡자재 전문업체 C대표는 “기존에 활용한 겨울철 직화 관련 제품은 안전 관련 법안이 강화되면서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며 “반면, 안전성을 강화한 타이머가 장착된 열 관련 제품의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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