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2 스마트팩토리·자동화산업전'에 전시된 스마트공장 모형
지난해 초 정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스마트공장 보급 사업을 기초 단계 사업에서 고도화 위주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맞춰 스마트공장 솔루션 공급 기업들도 기존의 기초 단계 기술에서 고도화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고도화 단계의 핵심인 기술인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의 연구·개발이 솔루션 업체를 중심으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AI 개발에 사용하는 데이터 수집의 어려움으로 인해 개발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본지 기자는 지난 6일 열린 ‘2022 스마트팩토리·자동화산업전'에 참여한 스마트공장 솔루션 업체를 만나 AI 기술 개발의 난점과 그 원인을 파악해봤다.
데이터 확보 중요한데 현장에선 “부족하다”…‘데이터 가뭄’ 우려
이세돌 바둑 9단을 꺾은 구글의 알파고가 16만 여 개의 기보를 학습했던 것처럼, 일반적으로 AI 개발이 이뤄지려면 수많은 사례의 습득과 학습을 반복하는 딥러닝 과정이 필요하다.
AI 개발을 위해서는 방대하고 유의미한 충분한 자료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나 데이터 수집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기업 입장에선 기초 단계인 '데이터 확보'라는 벽을 가장 먼저 만난다. 결국, 개발 초기부터 난항에 맞닥뜨릴 수밖에 없다.
현장에서 만난 솔루션 업체 연구원 A씨는 "애로사항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기본적으로 AI활용을 위해서는 많은 양의 빅데이터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라는 전제부터 했다. A씨는 “하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정보 유출에 대해 꺼려하고, 생산하는 데이터양이 워낙 적다보니, AI개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라고 토로했다.
서울 소재의 AI 솔루션 업체 직원 B씨는 "기업입장에선 선뜻 데이터를 제공하기가 어려워, 솔루션 업체 입장에선 데이터 확보가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현장에서 만난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예전부터 늘 데이터 가뭄을 겪어야 했던 업체와 인프라를 구축한 기업 간 격차는 크게 벌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스마트제조혁신협회 김문선 사무국장은 “중소 제조업의 경우 (데이터 수집 장치)가 각 공정 라인에 부분적으로 도입돼 있는 곳이 많아, 데이터를 수집을 하더라도 전체 공정의 자료가 종합적으로 취합이 안 되는 경우도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AI가 처리할만한 완전성을 갖춘 데이터보다는 단절된 정보들이어서 원하는 수준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말로 풀이된다.
스마트팩토리 AI 시장, 아직 미성숙한 문제…AI전문가 양성·캠페인 등 지원 필요
김문선 사무국장은 AI 시장이 아직 미성숙 단계에 머물고 있는 점도 원인 중 하나라고 꼽았다.
그는 “이런 문제들이 개별 기업의 문제인지 아닌 지는 아직 판단이 안 되지만, 시장의 미성숙 문제로 보는 게 맞는 것 같다”라며 “AI전문가가 중소기업 현장에 적절히 배치된다면, 현장 특성에 맞는 개선점이 도출될텐데,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AI전문 인력 확보가 어렵고, 공급 업체의 도움은 있겠지만 이 또한 한계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중소기업 입장에선 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가 있어 선뜻 데이터를 제공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업마다 AI전문 인력이 적절히 공급된다면 이러한 문제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김 사무국장은 “각 현장에 AI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력 수급이 시급하게 이뤄져야 한다”라며 “현재 (스마트공장)AI 시장은 시작 단계에 있기 때문에 성숙도 재고를 위한 캠페인이라든지 정부 사업의 지속성이 필요하고, 기업간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한 정부 지원과 공급기업의 연구·개발이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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