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내연기관 차량을 대체할 2차 전지 및 수소를 활용한 모빌리티가 증가하는 가운데, 이를 두고 안전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이에 본지 기자는 차세대 모빌리티의 안전 및 위험성에 대한 자료를 확인하고, 예방 및 정책에 대해 알아봤다.
전기차 배터리 화재···1천℃ 가까이 불길 치솟아
지난달 4일 오후 11시 부산 남해고속도로 요금소에는 전기차량 한 대가 충격 흡수대와 충돌해 운전자를 포함한 동승자 1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차량은 배터리가 발화해 불과 몇 초 만에 1천℃에 가까운 열을 내며 불길에 휩싸였다. 이날 현장에는 소방차가 15분 만에 도착했지만 불길은 쉽게 잡히지 않았으며, 화재는 7시간여 만에 진압됐다.
소방당국은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해 배터리 열폭주 현상으로 인한 화재로 추정했다. 한국화재소방학회에 따르면, 열폭주 현상은 전기차 배터리가 파손될 경우, 가연성 가스가 방출돼 주변에 있는 배터리 셀에 열을 전이시켜 순식간에 800℃ 이상의 열을 발생시킨다.
특히, 전기차량은 배터리가 차량 하부에 위치해 있어, 소화수가 침투하기 어려워 많은 양의 물과 시간이 소요된다. 일단 열전이가 확대되면 속도가 점차 빨라져 전소할 때까지 불을 끄는 것은 어렵다는 게 학회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전기차량에 화재가 발생하면 운전자는 불을 끄려하지 말고, 차량에서 멀리 떨어져 안전한 장소로 대피해 주위에 불이 번지지 않도록 하고, 119등 긴급전화로 신고해 화재 원인이 전기 차량임을 알려야 한다고 대처요령을 명시했다.
美, 전기차 배터리 화재로 골머리
해외 국가 또한 전기차 화재로 인해 골머리를 썩고 있다. 지난달 2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에서는 충돌 사고로 인해 폐차장으로 옮겨진 전기차량에서 원인 모를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소방관들은 화재차량에 지속적으로 물을 뿌렸지만, 방출되는 가연 가스의 열기로 불이 계속 살아나 진압에 애를 먹었다. 이에 소방관들은 차량의 배터리가 물에 잠기도록 인공 웅덩이를 만들어 화재를 진압했다.
이날 화재 진압용 웅덩이를 만드는 데 사용한 물의 양은 약 1만 7천ℓ(리터)다. 이는 불이 붙은 건물 한 채를 진화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새크라멘토 소방 관계자는 ‘전기차 화재는 소방관들이 이전에는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유형의 과제’라며 ‘최근 전기차 화재 진압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실제 전기차 화재를 진압하는 데 필요한 물의 양은 7만6천ℓ(리터)에서 11만ℓ(리터)가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GS, 지속적인 현장 의견 수렴으로 수소 관련 제도 개선해 나갈 것
차세대 모빌리티에 활용되는 수소 또한 안전성 및 운영에 대한 꾸준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수소는 고압 상태에서 압축해 만들기 때문에 항시 폭발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러한 위험 요소를 줄이기 위해 정부 및 산하 연구기관에서는 상온·상압에도 수소 운송이 가능하도록 촉매제를 활용한 액상 유기물 수소 저장체 기술(LOHC)를 연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가스안전공사(KGS)는 안전한 수소 인프라 마련을 위해 에너지안전 실증 및 인증 서비스를 비롯해 안전 체험관, 수소 충전소 부품 시험평가센터, 액화수소 검사지원센터 등 다양한 시설을 구축 및 계획하고 있다.
한국가스안전공사 조원철 과장은 “최근 수소 충전소는 융·복합형 충전 시설 조성에 대한 예외 특례기준이 적용되고 있다”면서 “지속적인 현장 의견 수렴으로, 수소 관련 사업에 대한 제도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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