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정이'(출처=네이버 영화)
* 주의! 글의 특성상 스포가 있습니다!
22세기 급격한 기후변화로 폐허가 된 지구, 인류는 우주에 쉘터를 만들어 이주하지만, 오랜 내전을 겪고 있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 주인공 ‘윤정이(김현주)’는 백전백승 수많은 작전을 성공시킨 전설의 용병이다.
그녀는 딸 ‘윤서현(강수연)’의 치료비를 위해 위험한 작전에 계속해서 참여한다. 하지만 단, 한 번의 작전 실패로 식물인간이 되면서, AI(인공지능) 개발회사 크로노이드에 뇌를 복제 당하게 된다.
크로노이드는 내전을 끝내기 위해 복제한 정이의 뇌를 휴머노이드 로봇에 적용해 대량 생산하며, 일명 ‘정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35년 후, 딸 서현은 이 프로젝트의 연구팀장이 되어 전투용 AI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정이'(출처=네이버 영화)
그러나 실험 중이던 정이는 자신의 신체가 개조된 것을 보자, 고통을 호소하며 비명을 지른다. 그녀는 실패했던 작전을 마지막 기억으로, 인간이었던 시절의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크로노이드는 계속되는 시뮬레이션에도 진전이 없자, 기존 프로젝트와는 별개로, 상품화를 위한 또 다른 프로젝트를 준비한다. 이를 알게 된 서현은 엄마(정이)가 더 이상 고통 받지 않도록 정이와 함께 연구소를 탈출할 계획을 세운다.
연상호 감독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정이’는 미래 지구의 디스토피아를 담은 작품이다. 세계관 속에서는 미래 인류의 욕심과 인간의 뇌를 복제한 로봇의 인권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처럼 앞으로 다가올 로봇시대의 로봇 윤리 의식 문제는 오래 전부터 거론된 주제였다.
또 다른 로봇 영화 바이센테니얼 맨(2000년作)을 예로 들 수 있다. 아이작 아시모프의 단편소설을 영화화 한 이 작품은 로봇의 윤리 문제를 심도 깊게 다루고 있다. 작품을 보면, 가사로봇으로 생산된 앤드류 마틴(로빈 윌리엄스)에게는 특별한 일이 발생한다. 엔지니어의 실수로 복잡한 회로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이로 인해 앤드류는 신경계 이상으로 사람처럼 생각하고, 호기심을 지니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목조 조형에 두각을 나타낸 앤드류는 주인 리처드의 도움으로 작품 활동을 하며, 개인 계좌도 만들게 된다.
시간이 흘러, 늘 작은 아가씨라고 불렀던 리처드의 딸 아만다 마틴이 어엿한 여인으로 성장한다. 인간의 감정을 점차 이해하게 된 앤드류는 아름다운 아만다를 보고는 설레임으로 가득찬다.
하지만, 작은 아가씨는 정혼자와 결혼을 하고, 자신에게 평생 호의를 베푼 리처드가 사망하자, 자신과 같은 감정을 느끼는 로봇을 찾아 집을 나선다. 그는 여행 중 만난 루퍼트에게 도움을 받아, 자신의 차가운 금속면에 인공피부를 입힌다. 인공장기도 만들어 자신의 몸속에 배치해 사람처럼 음식도 먹을 수 있게 됐다.
여행의 끝자락에서 수십 년, 집에 돌아온 앤드류는 할머니가 된 아만다를 맞이한다. 그곳에는 그녀를 닮은 손녀 포티아도 있었다. 앤드류는 다시 한 번 주체할 수 없는 설레임을 느끼며, 이번에는 꼭 인간이 되리라 다짐한다.
이러한 앤드류의 노력 끝에 결국, 포티아와 사랑의 결실을 맺는다. 하지만, 로봇과 인간 사이에 결혼은 인정되지 않았다. 앤드류는 의회에서 자신을 인간으로 인정해달라고 청원하지만, 육체 불멸의 이유로 거절당한다.
그는 자연히 늙기 위해 자신의 몸에 인간의 혈액 구조를 만든다. 노화돼 죽을 수도 있었지만, 인간이 되겠다는 그의 의지는 꺾을 수 없다.
다시 수십 년이 지나, 포티아는 늙어 생명 유지 장치로 연명하고 있다. 앤드류 또한 노인이 된 모습으로 다시 한 번 의회를 찾아,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인정해달라고 호소한다. 의회는 200살로 최고령 인간이 있음을 인정하며, 그의 결정을 존중하게 된다.
최근 현실에서는 인공지능 개발의 고도화가 이뤄지고 있다. 영화에서만 보던 휴머노이드형 로봇과의 만남이 이제는 가까워졌다는 얘기다. 미래 속 인류와 로봇의 모습은 어떨까?
현재는 서빙로봇, 산업용 로봇이 상용화되고 있지만, 영화 속 로봇처럼 사람과 대화하고, 가사를 돕는 휴머노이드형 로봇의 개발은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곧 다가올 로봇시대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이에 맞춘 대응책도 중요해진 시점이 아닐까.
brian@industry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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