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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Culture] 산업의 한축 외국인 근로자…불법체류, 되돌아봐야

[산업+Culture] 산업의 한축 외국인 근로자…불법체류, 되돌아봐야 - 산업종합저널 동향
영화 '방가? 방가!' (사진=네이버 영화)


공장과 막노동판을 기웃거리며 살아온 백수 방태식(김인권). 친구 용철(김정태)의 조언으로 자신을 중앙아시아 부탄 출신의 노동자 ‘방가’로 위장한 뒤, 의자 생산 공장에 취업한다.

영화 ‘방가? 방가!’는 외국인 노동자로 위장 취업한 방태식과 같은 공장에 다니는 불법체류 노동자들과의 이야기를 다룬다.

2010년, 개봉 10년도 훌쩍 넘은 이 해묵은 영화는 한국 사회에서 불법체류 외국인과 외국인 노동자들의 존재를 그려내고 있다.

의자 공장 관리자는 이들의 임금 중 10만 원을 보증금이라는 명목으로 떼가기도 하고, 일을 마치고 귀가하는 '방가'는 버스 안에서 이유 모를 조롱과 멸시를 받는다.

외국인만 주말 근무를 시키는 것을 두고 외국인 노동자들이 항의하자, 족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한국 사장의 제안처럼 비현실적이고 과장된 장면도 있지만, 이런 비현실성은 도리어 현실을 역설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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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방가? 방가!' (사진=네이버 영화)


40만 불법체류 시대‧높아지는 외국인 근로자 수요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의 지난해 12월 통계월보에 따르면 국내 불법체류자는 무려 41만1천270명. 이 신분 없는 외국인들은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대부분 우회 취업을 선택한다.

가장 유력한 곳은 농수산업과 공사장, 인력난을 겪는 수도권 밖 소도시다. 한국 사람이 기피하는 직종, 지역의 빈자리를 이들이 채우는 것이다.

일할 사람이 부족한 기업과 법망을 피해 일 자리를 구하려는 불법체류 외국인들 간의 수요와 공급이 매치되고 있다.

불법체류 외국인 뿐만 아니라 외국인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3D업종 기피 현상 등을 고려하면 외국인 인력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해 11월 300인 미만 제조 기업 307곳을 대상으로 설문한 내용에 따르면, 40.1% 업체가 인력난 해소를 위해 외국 인력 도입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불법체류=강제추방’은 정답일까
불법체류자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볼 지를 두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국민의 안전과 사회 질서를 위해 엄격히 추방해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

반면, 이들을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여와 보호해야 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불법체류자=강제추방’이라는 등식이 이들을 도리어 숨게 만들고 음지로 내몰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가령 영화 속 외국인 근로자들이 태식의 주민등록증을 가짜 신분증으로 오해하고, 용철이 이를 이용해 가짜 신분증를 만들어주는 척 돈을 뜯어내려는 장면처럼 말이다.

지난 23일 전라북도 고창군의 한 주택에 기거했던 50대 태국인 부부가 질식사했다. 난방비를 아끼려고 피운 장작불에 화를 당한 것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10년 전 ‘코리안 드림’을 품에 안고 관광비자로 입국했다.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마을의 논밭일 등을 하면서 생계를 이어왔다.

한국어, 경운기 등 농기계 다루는 법을 배워가며 “마을의 궃은 일을 도맡았다”는 이웃 주민의 말처럼, 불법체류자를 단순히 강제 추방만 하는 것만이 정답일까.

"한국에서 일하고 한국에서 돈 벌고 한국에서 밥 먹고 살고 있으면 다 한국 사람이다" 영화 속 대사는 앞으로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성을 짚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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