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금 단일원자 형성 및 구조 확인(상), 반응 메커니즘 비교(중), HER 성능 비교 지도(하) / 자료=노스웨스턴대학교 김만수 박사
고가의 귀금속 촉매에 의존해 온 그린수소 생산의 한계가 전기도금 기반 단일원자 촉매 기술로 돌파구를 맞았다. 성균관대학교 황동목 교수 연구팀이 미국 노스웨스턴대 조셉 헙(Joseph T. Hupp) 교수팀과 공동으로 백금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기존 상용 촉매보다 높은 효율을 확보한 단일원자 백금촉매를 개발했다.
이 연구는 단일원자 촉매의 불안정성과 고비용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설계 전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지원사업으로 수행됐으며, 연구결과는 9월 10일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게재돼 ACS Editor’s Choice 논문으로 선정됐다.
귀금속 의존을 벗어난 수소 생산 전략
재생에너지로 물을 전기분해해 얻는 ‘그린수소’는 탄소배출이 없는 청정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수소 발생 반응(HER)에 사용되는 백금(Pt) 촉매는 우수한 성능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비싸고 매장량이 적어 상용화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돼 왔다.
이를 대체하기 위해 귀금속을 원자 수준으로 분산해 효율을 높이는 단일원자 촉매 기술이 각국 연구진의 주요 과제로 부상했다. 다만, 단일원자 상태는 불안정해 균일한 분산이 어렵고, 반응 중 응집으로 성능이 저하되는 문제가 지속돼왔다. 황동목 교수팀은 이러한 제약을 해소하기 위한 새로운 공정 방식을 제시했다.
상온 전기도금으로 ‘진정한 단일원자 촉매’ 구현
연구진은 상온 수용액 전기도금 공정을 활용해 다공성 탄소 지지체 표면에 백금을 원자 하나씩 고정시키는 데 성공했다. 지지체의 산화·환원 반응을 정밀하게 제어함으로써 백금 원자가 응집하지 않고 균일하게 분산되도록 했으며, 이를 다양한 분석으로 검증했다.
단일원자 백금의 함량은 0.43중량%에 불과하지만, 상용 20중량% 백금촉매보다 높은 수소 생산 활성을 보였다. 과전압 약 50밀리볼트(mV) 구간에서 단일원자 하나가 초당 약 290개의 수소 분자를 생성(TOF 290 s⁻¹)해 기존 촉매보다 10배 이상 높은 성능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또한 DFT(밀도범함수이론) 계산을 통해 지지체와 단일원자 간 전자구조 상호작용이 활성 부위의 에너지를 조율해 촉매 반응성을 높이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저비용·대량생산 가능성 확인
상온 수용액 전기도금은 복잡한 장비가 필요하지 않아 제조가 단순하고, 저온·단시간 공정으로 대면적 전극이나 3차원 다공성 기판에도 적용할 수 있다. 롤투롤(Roll-to-Roll) 방식으로의 확장도 가능해 산업 현장에서 대량생산이 용이하다.
황동목 교수는 “단일원자 백금촉매의 성능 향상을 넘어, 이리듐·팔라듐 등 다양한 귀금속 단일원자 촉매 개발로 확장 가능한 체계적 연구 전략을 제시했다”며 “전기도금 기반 촉매 제조는 귀금속 전기화학 촉매의 고비용·희소성 문제를 완화할 새로운 해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균관대 신소재공학부와 노스웨스턴대 공동연구팀은 다공성 탄소 지지체 위에 백금을 단일원자로 분산시켜 초고활성 수소 발생 촉매를 구현했다.
백금 사용량은 0.43중량% 수준으로 기존 상용촉매의 20분의 1 이하지만, 수소 발생 반응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활성을 보였다.
해당 기술은 귀금속 사용량을 줄이면서도 성능과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향후 수전해 시스템의 효율 향상과 그린수소 생산 비용 절감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전자구조와 촉매 활성 간의 설계 원리를 제시해, 이리듐·팔라듐 등 다른 귀금속 촉매에도 응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저작권자(c)산업종합저널.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