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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수출 10배 '퀀텀점프'에도 점유율 0.5%… 'K-드론'의 불편한 민낯

글로벌 시장 730억 달러 규모 급성장, 韓 순위는 20위… "中 의존 끊고 체질 바꿔야"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불리는 드론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군사 영역을 넘어 물류, 건설, 농업, 재난 대응 등 민간 전반으로 확산하며 단순 제조를 넘어선 복합 서비스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국 드론 산업은 최근 2년 새 수출액이 10배 가까이 급증하는 외형적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세계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0%대에 머물러 있고, 중국산 부품 의존도와 특정국 수출 쏠림 현상 등 '기초 체력'은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K-드론 산업의 수출경쟁력 분석 및 향후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드론 시장은 2024년 약 730억 달러에서 2030년 1천636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14.5%의 고성장이 전망된다(시장조사기관 Grand View Research). 드론을 디지털 인프라로 인식한 세계 각국의 육성 경쟁도 치열하다.

[기획] 수출 10배 '퀀텀점프'에도 점유율 0.5%… 'K-드론'의 불편한 민낯 - 산업종합저널 동향

수출 10배 늘었지만… 폴란드·미국에 밀린 '20위'
한국 드론 수출은 2022년 281만 달러에서 2024년 2천754만 달러로 10배 가까이 성장했다. 그러나 세계 시장 점유율은 0.48%에 그쳐 수출 순위 20위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폴란드는 5억 5천만 달러를 수출하며 점유율 9.6%를 기록했고, 미국(3억 900만 달러, 5.4%)과 이스라엘(1억 9천만 달러, 3.3%)이 상위권을 차지한 것과 대조적이다.

수출 구조의 편중도 심각하다. 한국 드론 기체 수출의 87.3%, 부품 수출의 81.3%가 상위 5개국에 집중돼 있다. 이는 제품 다양성과 수요처 다변화가 모두 부족하다는 방증이다. 특히 부품 국산화율이 낮고 중국산 부품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산업의 자립성과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구조적 약점으로 꼽힌다.

보고서는 한국이 정부 차원의 제도 개편과 제조 역량 확충에 나섰음에도, 제조 인프라 부족, R&D 투자 미비, 인력난 등이 맞물려 실제 수출 실적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괴리가 있다고 분석했다.

단가 경쟁은 필패… '고부가·신흥시장' 투트랙 전략
보고서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4대 전략을 제시했다.

우선, 단가 경쟁이 아닌 '기술 우위'로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 고중량 운송 드론이나 AI 기반 특수 드론 등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수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중앙아시아·아프리카 등 신흥 공공시장 진출을 적극 타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지 방역, 산림보호, 재난대응 등 공공수요가 드론 활용의 새로운 기회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제조 공정에 생성형 AI를 도입하는 등 '서비스화된 제조'로 비용 절감과 효율을 추구하는 전략도 요구된다.

"제조 넘어 서비스로… 'DaaS' 생태계 구축해야"
단순 기체 판매를 넘어 드론 운용 전반을 서비스화하는 전략도 필수적이다. 촬영, 분석, 감시 등 서비스를 패키지로 수출하는 '드론 서비스(DaaS, Drone-as-a-Service)' 모델이 그 해법이다.

다만 국내 드론 산업의 90% 이상이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이라는 점은 과제다. 기업 자체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규제 완화와 실증 기회 제공, 대기업의 국산 드론 구매 유도, 신흥국 대상 홍보 지원 등 정부의 체계적 뒷받침 없이는 수출 확대가 어렵다"며 "부품 자립도를 높이고 공공 수요 창출로 내수 기반을 다지며, 고부가 수출 전략으로 전환하는 것이 K-드론 경쟁력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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