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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 세계를 다시 그리다

보험료 인하, 보증한도 확대… 산업부-업계, 수출 방정식 다시 짠다

수출이 흔들릴 때마다 우리는 묻는다. 무엇으로 이 균열을 지탱할 것인가. 한때 반도체와 함께 수출 최전선에 섰던 디스플레이 산업이 지금, 다시 한번 수출이라는 전장을 향해 무기를 새로 갈고 있다. 핵심은 ‘금융’이다. 그리고 그 금융의 성격은 점점 더 정밀해지고 있다.
디스플레이, 세계를 다시 그리다 - 산업종합저널 동향

24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선익시스템, 솔루스첨단소재 등 주요 디스플레이 기업들과 함께 수출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열었다. 국가첨단전략산업으로 지정된 디스플레이 산업의 특수성을 반영해, 무역금융 지원을 보다 정교하게 맞춤화하겠다는 뜻이 모인 자리였다. 함께한 한국무역보험공사와 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이 자리에서 협력채널 구축과 실질적 혜택 도입을 약속했다.

디스플레이 산업의 위상은 여전히 무겁다. 지난해 211억 달러의 수출을 기록했고, 이는 반도체를 제외한 ICT 수출의 23%에 해당한다. 수치만 보면 탄탄해 보인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복잡한 그림이 있다. 글로벌 공급망은 언제든 흔들릴 수 있고, 통상 리스크는 점점 더 정치화되고 있다. 디스플레이 패널 하나가 도달하기까지 거쳐야 할 국가와 기업, 정세가 단순하지 않다. 그런 세계에서 ‘무역금융’은 단지 돈을 빌려주는 수단이 아니라, 불확실성을 견디는 방패다.

이번 지원책은 실제로 기업들에게 피부에 와닿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보험료율은 1%에서 0.7%로 낮아지고, 보증한도는 1.5배로 늘어난다. 신규 바이어를 뚫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선 신용조사 수수료의 50% 인하도 매력적이다. 맞춤형 컨설팅, 교육 프로그램도 병행된다. 단기적 처방이 아니라 산업 구조에 닿는 장기 전략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다.

협약식 후 이어진 기업 간담회에서는 수출 현장의 생생한 애로사항이 쏟아졌다. 단순히 금융이 부족하다는 문제를 넘어, 기술 수출 시 적용되는 각국의 규제, 바이어 확보 시 필요한 정보 접근성, 중소기업의 신용도 한계까지 언급됐다. 산업부는 이 현장의 목소리를 제도 개선의 초석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최우혁 첨단산업정책관은 “디스플레이는 단지 제품이 아니라 전략이며, 이 전략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금융이 기술만큼 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는 빛을 다룬다. 그리고 그 빛으로 세계의 얼굴을 다시 그린다. 이번 금융지원은 어쩌면 산업의 다음 도약을 위한 조용한 터치일지도 모른다. 수출은 숫자이고, 금융은 수단이지만, 결국 그 모든 구조 위에 놓인 것은 한 산업이 세계에서 ‘어떻게 기억될 것인가’라는 이미지다. 지금 한국은 그 이미지를 다시 그리고 있다. 금융으로, 전략으로, 그리고 현장과의 연결로.
박재영 기자 기자 프로필
박재영 기자
brian@industry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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