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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피터팬 기업 벗어나야 생산성 2배”… 韓 제조업, 제조AI 전환이 관건

중견기업 1인당 생산성 2.7억 원, 중소기업의 2배 이상… "레트로핏·보안 지원 시급"

기업이 규모의 벽을 넘어설 때 생산성은 비약적으로 상승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자동화 전환(AX), 디지털 전환(DX) 같은 기술 투자와 스마트팩토리 확산이 중소기업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는 핵심 열쇠로 지목된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소기업(299인 이하)의 1인당 노동생산성은 연간 1억 3천800만 원 수준이다. 반면 인원 300~1천 명 규모의 중견기업은 2억 7천680만 원으로 2배 이상 높고, 대기업은 4억 8천590만 원에 달해 3.5배 가까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차이는 자본장비율, R&D 투자 확대, 글로벌 시장 접근성과 같은 '스케일 이코노미'의 구조적 영향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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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규제 틀이 '피터팬 증후군' 유도
보고서는 성장을 유도하기 위해 자산 규모 증가에 따른 규제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성장을 회피하는 ‘피터팬 기업(Peter Pan Syndrome)’을 줄이기 위해, 기존의 ‘중소기업 맞춤형 지원’을 일정 규모 이상의 성장 기업군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구체적으로는, 단순한 기간 연장이 아닌 디지털 전환(DX)과 자동화 전환(AX)의 추진 여부를 중견기업 전환 유예 조건에 포함시키는 방안이 제시됐다. 일정 기준 이상의 기술혁신 노력을 전제로 유예를 허용함으로써, 실질적인 구조 전환을 유도하자는 취지다. 현재 국내 중소 제조업의 스마트팩토리 도입률은 19.5% 수준으로, 정책적 확대 여지가 크다.

생산성 25%↑, 레트로핏과 로봇이 해법
중소기업이 현실적으로 고가 설비를 대거 교체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기존 장비에 AI 요소를 결합하는 ‘레트로핏(Retrofit)’ 방식이 실용적 AX 모델로 제시됐다. 이는 노후 설비에 센서와 머신비전 기술을 부착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AI가 분석·최적화하도록 돕는 방식이다.

고령화가 심화된 '뿌리산업'에 로봇 도입을 서두를 필요성도 제기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로봇을 도입한 기업은 미도입 기업 대비 생산성이 20~25% 높게 나타난다. 특히 산업재해로 인한 연평균 손실 규모가 약 37조 원으로 추산되는 상황에서, 로봇 도입은 리드타임 단축과 더불어 산업재해 예방 효과를 함께 유도할 수 있다.

한편, 중소기업 CEO들이 제조AI 전환에 소극적인 배경 중 하나로 ‘보안 위협’을 지목함에 따라, 클라우드 기반 보안 서비스부터 SIEM, EDR 도입까지 맞춤형 보안 인프라 지원이 필수적이다.

규모의 경제 넘어 '속도의 경제'로
전문가들은 AI 전환이 본격화되는 시대에는 규모의 경제에 더해 ‘속도의 경제’가 중요해진다고 말한다. 디지털·자동화 전환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정책 틀 자체를 바꾸지 않으면, 제조업 기반 자체가 빠르게 붕괴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분석이다.

이종명 대한상공회의소 산업혁신본부장은 “AI에 대한 미래 조감도를 정교하게 만드는 데 주력하기보다는 실제 데이터 축적과 활용, 인재 영입 등에 뛰어들어야 하는 시점”이라며 “강력한 지원, 파격적인 규제 혁신을 담은 메가 샌드박스라는 실행 전략이 맞물려 돌아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허은철 기자 기자 프로필
허은철 기자
echheo@industry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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