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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반도체·자동차 선방의 '불편한 진실'

수치 너머 구조를 봐라… 단순 경쟁 아닌 산업 미래 건 '총성 없는 전쟁' 시작됐다

[데스크칼럼] 반도체·자동차 선방의 '불편한 진실' - 산업종합저널 전자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이 늘었다는 통계를 보며 한국 산업의 회복세를 말하는 목소리가 있다. 분명히 수출 수치 자체는 반갑지만, 그 배경을 들여다보면 오히려 불편한 진실이 더 크게 보인다.

‘경합’이라는 단어가 무겁게 내려앉는다. 예전엔 서로의 부족함을 메우던 한국과 중국이, 이제는 같은 시장을 두고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무역의 원리가 바뀌었고, 산업의 체질도 변화되고 있다. 겉으로 보이는 성장 곡선 너머에서, 중요한 방향성이 바뀌고 있다.

한국 산업은 오랫동안 중국의 '조립공장' 전략에 기생하며 고부가가치 중간재를 수출해왔다. 서로의 강점을 살리던 이 구조는 한때 ‘황금기’처럼 보였고, 제조업 강국으로서의 자신감을 심어줬다. 그런데 지금은 정반대다. 중국은 더 이상 조립만 하지 않는다. ‘중국제조 2025’라는 깃발 아래 스스로를 완제품 생산국으로 탈바꿈시켰다. 자급률이 높아지면서 한국 중간재에 대한 수요는 줄었다. ‘공급망 내재화’라는 단어는 이제 한국에게 기회가 아닌 위협이다. 수출로 버텨온 산업 생태계의 근본이 흔들리고 있다.

[데스크칼럼] 반도체·자동차 선방의 '불편한 진실' - 산업종합저널 전자

특히 반도체와 자동차는 단순한 '성장 산업'이 아니다. 한국의 국가 경쟁력을 지탱해온 핵심이다. 그런데 지금 이들 산업에서 기술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는 점은 단순한 경고가 아니다.

자동차 산업에서 중국은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빠르게 전기차 점유율을 높이고 있고, 반도체 산업에서도 미국의 견제를 등에 업은 중국이 메모리 국산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더욱이 2차전지처럼 '새로운 가능성'으로 여겨졌던 분야조차, 중국의 저가 공세와 원료 공급 장악 앞에 위태롭다. 한때 한국이 누리던 '기술 우위'는 이제 전략을 세심하게 운용하지 않으면 사라질 수 있는 일시적 이점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무작정 탈중국을 외치거나 '국산화'에만 몰두하는 것은 안일하다. 산업은 단절이 아니라 흐름으로 존재한다. 우리는 여전히 중국산 원료에 의존하고, 주요 기업들은 중국 내 수요를 무시할 수 없다. 따라서 중국과의 산업 관계는 완전한 경쟁도, 완전한 협력도 아닌 복합적 경합 구조로 이해해야 한다. 상대와의 충돌 속에서도 틈을 찾아 협력하고, 동시에 위기 상황에 대비한 다변화를 시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더 이상 과거의 방식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 ‘고부가 기술’이 해답이라고 말하지만, 그 말의 무게는 기술 그 자체보다 정책과 산업 전략에 있다.

AI 반도체, 자율주행, 스페셜티 소재와 같은 영역에 대한 집중 투자와 함께, 산업 내외부의 시스템 전환이 병행되어야 한다. 그간 수출 성장을 이끈 거대 기업만을 중심으로 한 산업 구조도 근본적으로 돌아봐야 한다. 한국 산업의 경쟁력은 결국 다양한 생태계의 유기적인 연결에서 나온다.

수출 수치에 들뜨기보단, 경쟁의 얼굴을 제대로 바라봐야 한다. 우리가 맞서야 할 상대는 단지 중국이 아니라, 변화된 세계 무역 질서 그 자체다. 수치를 넘어서 구조를 봐야 하고, 성장보다 지속성을 고민해야 한다. 산업을 이끄는 건 단지 기술이 아니라, 그 기술을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전략’이다. 지금 우리가 마주한 경합은 단지 경쟁이 아니라, 산업 미래를 놓고 벌이는 생존 싸움에 가깝다.
산업종합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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