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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줄어드는 근로자 역량… 임금체계가 문제다”

KDI, 인지역량 감소 원인과 정책 과제 제시

“한국은 청년부터 역량이 빠르게 줄어든다. 게다가, 그 감소 속도는 OECD 국가 중에서도 유독 빠르다.”

KDI(한국개발연구원)가 2026년 1월 14일 발표한 ‘근로자 인지역량의 감소 요인과 개선방안’ 보고서의 핵심 메시지다. 이번 보고서는 김민섭 연구위원과 박윤수 숙명여대 교수가 공동으로 작성했으며, OECD의 국제성인역량조사(PIAAC) 1·2주기 데이터를 활용해 한국 근로자의 인지역량 추이를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지역량(수리력·언어능력)은 노동생산성의 핵심 기반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근로자는 20~30대부터 역량이 하락하기 시작하며, 중년층 이후 그 하락 속도는 급격히 빨라진다. 특히 이같은 현상은 2011~2012년 실시된 1주기 조사뿐 아니라 2022~2023년의 2주기 조사에서도 반복 확인됐다.
“빠르게 줄어드는 근로자 역량… 임금체계가 문제다” - 산업종합저널 동향

인지역량 하락은 자연스러운 생물학적 노화로 설명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은 타 국가와 비교해 감소 시점이 빠르고 기울기 또한 가파르다는 점에서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 미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과 비교해도 한국은 중년기에 이르러 인지역량 점수가 평균보다 낮아지는 양상이 두드러진다.

KDI는 이 현상의 핵심 원인 중 하나로 임금체계의 비합리성을 지목했다. 인지역량이 높을수록 임금이 높아야 근로자가 학습·자기계발에 투자할 유인이 생기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수리력·언어능력 기준으로 측정한 ‘역량 대비 임금 보상 수준’은 OECD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또한 한국은 근속연수에 따른 임금 증가폭이 매우 큰 편으로 나타났다. 역량이 아닌 ‘얼마나 오래 다녔는가’가 임금을 결정하는 구조라는 점이다. 여기에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도 심각해, 역량과 상관없는 외생적 요인이 임금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이러한 구조는 스펙 경쟁을 유도하면서도 실제 직무에 필요한 역량 개발은 유인하지 못한다. 한 번 취업하면 추가 역량개발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성인기에 학습이나 직업훈련에 참여하는 비율 역시 낮다. OECD 평균 대비 현저히 낮은 평생학습 참여율은 이 같은 현실을 방증한다.

KDI는 근본적인 개선을 위해 직무 중심의 보상체계(직무급제, 성과급제 등) 도입을 제안했다. 근로자의 실제 능력과 성과가 임금이나 승진에 반영되어야 역량 저하를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근로시간 선택권 확대, 학습훈련 프로그램의 질 개선, 직무 분석 체계 정비 등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표는 AI·자동화 기술 도입이 빠르게 진행되는 시점에서 근로자의 ‘역량 기반 노동시장’ 전환이 시급하다는 경고로 읽힌다. 기술만 도입된다고 노동생산성이 오르지 않는다는 것.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건 결국,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근로자들의 인지역량이라는 점이 다시 한번 강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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