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의 급격한 발전이 노동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진단하고, 인간과 기술의 공존 방안을 모색하는 공론의 장이 국회에서 열렸다.
국회의원 연구단체 인구와기후그리고내일 대표의원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과 김형동·김소희 국민의힘 의원, 국민의힘 정책위원회는 25일 국회에서 ‘AI 로봇과 노동의 미래: 공존인가, 종말인가?’ 토론회를 공동 개최했다.
나경원 의원은 이날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일자리 지형 변화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정보취약계층을 포함한 모든 국민의 ‘AI 기본권’을 보장하는 입법적 뒷받침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소희 의원도 “과거 산업구조에 머물러 있는 노동 제도와 사회안전망을 혁신해 우리 현실에 맞는 공존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계와 경영계는 기술 도입의 방향성을 두고 선명한 시각 차를 보였다. 남민우 한국노총 정책본부 국장은 AI 알고리즘을 활용한 노동자 통제 강화와 정보 투명성 결여 문제를 제기하며, 기술 도입 이전 단계부터 ‘노사 공동 영향평가’를 실시하고 사전 협의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동희 한국경영자총협회 팀장은 한국이 로봇 보급률은 세계 1위지만 소프트웨어 경쟁력은 뒤처진 현실을 짚었다. 김 팀장은 “경직된 근로시간 제도를 혁신하고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로 개편해 고용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한 직장에서의 안정이 아닌 노동시장 전체에서의 ‘고용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이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승엽 한국노동연구원 박사는 근로자의 집단적 참여권을 법적으로 보장해야 하며, 근로기준법 등을 개정해 협의권과 알고리즘에 대한 설명 의무를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양 박사는 “노동자가 자신의 노동 환경 형성에 주체로 참여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일”이라며, 실질적인 참여를 위해 ‘알 권리’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동욱 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은 단순 규제보다 성과 배분의 가시성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차 조사관은 기술 도입으로 향상된 생산성이 임금이나 근로조건 개선으로 가시적으로 연결되는 구조가 마련될 때 기술 변화에 대한 수용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보았다. 김준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전문위원은 ‘인공지능과 노동 녹서’를 통해 제시된 의제들을 중심으로 지속적이고 제도화된 사회적 대화 체계 구축을 강조했다.
정부 측 발표자로 나선 이상임 고용노동부 과장은 ‘산업전환 고용안정 기본계획’ 수립 현황을 공유했다. 정부는 AI 디지털 전환에 대응해 실시간 구인 데이터를 활용한 고용실태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6월 중 관계부처 합동으로 기본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