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국내 제조업 체감경기가 두 달 연속 기준선 100을 밑돌았다. 전문가들은 내수와 수출이 동시에 약해진 가운데, 5월에는 수출을 중심으로 일부 개선 신호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연구원이 국내 주요 업종별 전문가 12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산업경기 전문가 서베이조사’에 따르면 4월 제조업 업황 현황 PSI(Professional Survey Index)는 95로, 전월(97)보다 2포인트 떨어졌다. 기준치 100을 두 달 연속 하회한 것이다.
내수 지수는 94로 다시 100 아래로 내려갔고, 수출 지수도 92를 기록하며 8개월 만에 기준치를 밑돌았다. 생산 수준 PSI 역시 94로 6개월 만에 기준선을 하회했다. 투자(93)와 채산성(87)도 모두 100 밑에 머물러 수익성과 투자 여건이 동반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제품단가는 126으로 2021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해, 원가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도 판매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5월 제조업 업황 전망 PSI는 95로 집계됐다. 기준치에는 못 미치지만, 전월 전망치(88)보다 7포인트 오르며 두 달 만에 반등했다. 산업연구원은 “저점을 통과한 뒤 완만한 개선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세부 항목을 보면 내수(96)와 생산 수준(96)은 여전히 100 아래에 머물러, 내수 중심의 본격 회복을 말하기는 이른 상태다. 다만 수출 전망 지수는 102로 소폭이나마 기준선을 웃돌아, 5월에는 수출이 전체 업황 개선을 이끄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업종 유형별로 보면 온도 차가 뚜렷하다. 4월 업황 현황 PSI는 ICT 부문이 116으로 기준치를 크게 웃돌았지만, 기계(88)와 소재(88)는 모두 100을 밑돌았다. 소재 부문은 전월보다 23포인트 뛰며 3개월 만에 큰 폭으로 반등했지만, 여전히 기준선에는 미치지 못했다. 기계 부문은 14포인트나 떨어지며 약세가 두드러졌다.
5월 전망에서도 그림은 비슷하다. ICT 부문은 109로 상당 기간 기준선 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 반면, 기계(88)와 소재(90)는 두 달 연속 100 아래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월 대비로 보면 ICT(+2p)와 기계(+9p), 소재(+20p)가 모두 상승해, 낙폭이 다소 줄어드는 모습이다.
세부 업종별로는 업황 온도가 더 세분된다. 4월 현황 기준으로 반도체, 휴대폰, 조선, 철강 등은 업황 PSI가 100을 웃돌며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반면 자동차, 화학, 섬유, 바이오·헬스 등은 100을 밑돌아 체감경기가 부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월과 비교하면 화학·철강·휴대폰·조선 등은 개선 흐름을 보였고, 자동차·섬유·바이오·헬스·반도체·기계 등은 전월보다 지수가 내려갔다. 디스플레이와 가전은 전월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러 보합세를 이어갔다.
5월 전망 PSI에서는 반도체, 가전, 조선, 철강 등이 100을 상회하는 반면, 휴대폰, 자동차, 기계, 화학, 섬유 등은 기준치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섬유와 휴대폰은 전월보다 전망 지수가 하락했고, 화학, 철강, 가전, 자동차, 기계, 반도체는 상승, 디스플레이와 조선은 보합으로 조사됐다.
산업연구원은 이번 조사가 국가승인통계는 아니며, 업종별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정성 평가를 BSI 방식으로 정량화한 참고 지표라는 점을 전제로 하고 있다. PSI는 100을 기준으로 이를 넘으면 전월 대비 개선, 밑돌면 악화를 의미하며, 수치가 200에 가까울수록 긍정 응답, 0에 가까울수록 부정 응답이 많다는 뜻이다.
개별 수치들을 종합하면, 4월까지는 내수와 수출, 투자·채산성 모두 100 아래에 머무르며 체감경기 약세가 이어졌고, 5월에는 수출을 중심으로 일부 반등 신호가 감지되는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중동 정세, 고금리·고물가 환경 등 대외 변수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만큼, 전문가들은 “본격 회복 국면을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신중론에 무게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