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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 번의 실험실 시행착오 끝냈다… AI가 찾은 '장수명 연료전지' 설계도

부경대·재료연, 양자역학·AI 결합해 백금-코발트 촉매 내구성 저하 원인 규명

수백 번의 실험실 시행착오 끝냈다… AI가 찾은 '장수명 연료전지' 설계도 - 산업종합저널 에너지
제공=국립부경대학교 서민호 교수

새로운 촉매를 찾기 위해 실험실에서 수많은 합성과 테스트를 반복하던 방식이 데이터 기반 예측 모델로 전환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이 양자역학 데이터를 학습해 연료전지 촉매의 수명 저하 원인을 원자 단위에서 짚어내고, 최적의 원자 배열을 제시하는 설계 플랫폼이 가동을 시작했다.

서민호 국립부경대 교수와 최승목 한국재료연구원 박사 공동연구팀은 제일원리계산과 머신러닝 기반 신경망 포텐셜(Neural Network Potential, NNP)을 결합해 백금-코발트(PtCo) 연료전지 촉매의 활성과 내구성을 예측하는 통합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수소와 산소의 반응으로 전기를 만드는 연료전지는 수소경제의 핵심 장치다. 문제는 반응 속도를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백금 기반 촉매가 장시간 운전 시 금속이 녹아내리는 용출 현상을 겪으며 성능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점이다. 열화 현상을 막으려면 촉매 내부 원자 배열과 산소환원반응(Oxygen Reduction Reaction, ORR) 과정을 원자 수준에서 파악해야 한다. 하지만 기초 물리 법칙으로 물질의 성질을 예측하는 제일원리계산은 연산량이 방대해 실제 촉매 크기의 나노입자를 분석하는 데 뚜렷한 한계가 존재했다.

연구팀은 양자역학 계산 데이터를 AI에 학습시키는 NNP 기술로 돌파구를 찾았다. 백금-코발트 합금 촉매의 원자 수준 데이터를 구축한 뒤, AI가 학습 과정을 거쳐 실제 촉매와 유사한 최대 5nm급 나노입자 구조를 초고속으로 예측하도록 설계했다.

무질서 vs 고정렬… 원자 배열이 수명 가른다
연구팀은 백금 단일 구조, 무질서한 백금-코발트 합금, 일정한 규칙으로 자리를 잡은 고정렬 백금-코발트 합금 구조를 나란히 놓고 산소 흡착 특성과 반응 경로를 분석했다. 금속이 녹아 나오는 정도를 나타내는 용출전위를 계산한 결과, 촉매의 수명은 단순한 성분 조합이 아닌 내부 원자 배열에 따라 극명하게 엇갈렸다.

고정렬 백금-코발트 구조는 원자 간 결합력이 강해 금속 용출 가능성이 가장 낮았다. 장기간 운전 조건에서도 안정적으로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예측 결과는 실제 전기화학 성능 평가와 가속열화시험을 거치며 사실로 확인됐다.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청정수소 원천기술 육성 사업 지원을 받았으며, 재료·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최근 게재됐다.

서민호 국립부경대 교수는 "원자 배열과 내부 구조가 성능과 수명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AI 기반 분석으로 입증했다"며 "연료전지뿐 아니라 다양한 합금 촉매와 전극 소재 개발에 적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신소재 개발의 무게 중심이 '직접 실험'에서 '데이터 예측'으로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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