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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난은 누그러졌지만… 실질임금은 뒷걸음질, 기업은 채용에 ‘신중모드’

대기업 임금 후퇴… 근로시간은 소폭 감소 '미스매치' 원인, ‘근로조건’에서 ‘자격요건’으로 이동

실질임금이 줄고 대기업 임금이 후퇴하는 가운데, 인력 미스매치는 완화되면서도 채용계획은 과거보다 보수적으로 잡히는 모습이 나타났다. 고용 규모와 구인·채용 인원은 늘었지만, 임금과 채용계획 지표는 온도 차를 보이며 노동시장의 복합적인 단면을 드러냈다.

인력난은 누그러졌지만… 실질임금은 뒷걸음질, 기업은 채용에 ‘신중모드’ - 산업종합저널 FA
정향숙 고용노동부 노동시장조사과장(e-브리핑 영상 캡처)

정향숙 고용노동부 노동시장조사과장은 “구인·채용은 늘었지만 향후 경기와 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이 반영되면서 채용계획은 보다 보수적으로 잡힌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올해 5월 마지막 영업일 기준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체 종사자는 2,070만 1,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20만 2,000명 증가했다. 상용근로자는 6만 1,000명 늘어 증가 폭이 크지 않았고, 임시·일용근로자가 13만 2,000명 늘어 전체 고용 확대를 견인했다.

사업체 규모별로는 300인 미만에서 14만 2,000명, 300인 이상에서 6만 명 증가했다. 산업별로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 금융·보험업, 공공행정·국방·사회보장행정에서 종사자가 늘었고, 도·소매업, 예술·스포츠·여가 서비스업, 건설업에서는 감소했다. 제조업 종사자는 7,000명 증가에 그쳤으며, 전자부품·컴퓨터·통신 제조업과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은 늘고, 1차 금속 및 고무·플라스틱 제품 제조업은 줄었다.

5월 중 입직자는 95만 4,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0만 2,000명 증가했고, 이직자는 95만 2,000명으로 12만 명 늘었다. 입직 사유는 채용이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이직 사유에서는 비자발적 이직 비중이 가장 높았다. 입·이직률은 4.9%로 전년과 동일해 규모 자체는 커졌지만, 비율로 보면 노동시장의 순환 속도는 큰 변동 없이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상용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의 근로자 1인당 명목 임금총액은 403만 1,000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5% 증가했다. 2011년 조사 범위를 상용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로 확대한 이후 4월 기준으로 가장 낮은 임금상승률이다. 종사상 지위별로 상용근로자의 임금총액은 429만 4,000원으로 1.9% 증가했고, 임시·일용근로자는 184만 1,000원으로 3.1% 상승했다.

다만 상용근로자의 특별급여는 4.2% 감소해 전체 임금 상승세를 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임금은 1.0% 감소해, 명목임금은 소폭 올랐지만 체감 소득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규모별로 보면 300인 미만 사업체의 임금총액은 1.8% 상승한 반면, 300인 이상 사업체는 특별급여 감소 영향으로 0.3% 하락했다. 정 과장은 “규모별·업종별로 현재 논의되는 성과급 지급 등의 흐름이 반영된다면 임금 격차가 더 두드러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근로시간도 줄어드는 모습이다. 4월 기준 근로자 1인당 근로시간은 163.8시간으로 전년 동월 대비 1.7시간 감소했다. 상용근로자의 근로시간은 줄었지만 임시·일용근로자는 3.8시간 증가했으며, 숙박·음식점업과 사업시설관리 서비스업의 근로시간 증가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300인 미만 사업체는 1.9시간, 300인 이상 사업체는 0.7시간 감소해 전반적으로 근로시간은 줄어드는 흐름이다.

2026년 1분기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체의 구인인원은 146만 4,000명으로 전년 동기대비 4만 8,000명 증가했고, 채용인원은 136만 8,000명으로 6만 명 늘었다.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 건설업,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임대 서비스업이 구인·채용 증가를 이끌었고, 도·소매업과 숙박 및 음식점업은 감소했다. 같은 기간 미충원인원은 9만 6,000명으로 1만 3,000명 감소해, 2021년 통계 확대 이후 처음으로 10만 명 아래로 내려갔다. 미충원율은 6.5%로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고, 제조업의 미충원율은 16.2%로 여전히 높았다.

정 과장은 “과거에는 미충원율이 20%에 가까웠지만 이번에는 6.5% 수준까지 떨어졌다”며 “구인과 채용 과정에서 정보의 불균형이 상당 부분 해소되고 있는 측면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제조업 등 일부 산업에서는 여전히 인력 미스매치가 뚜렷해, 산업별로 상이한 구조를 함께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충원 사유를 보면 과거에 상위 순위였던 ‘근로조건이 구직자의 기대에 맞지 않기 때문’보다, 2026년 1분기에는 ‘사업체에서 요구하는 경력·학력·자격을 갖춘 지원자가 없기 때문’이 더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정 과장은 “예전에는 근로조건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이유가 1~2순위에 올랐지만, 지금은 기업이 요구하는 경력·학력·자격을 갖춘 지원자를 찾지 못하는 이유가 더 앞에 놓이고 있다”며 “기업이 찾는 인재상과 구직자의 역량 사이 간극이 커진 흐름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직종별로는 음식 서비스직, 경영·행정·사무직, 건설·채굴직에서 구인·채용 수요가 컸고, 돌봄 서비스직은 구인·채용과 미충원 모두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영업·판매직과 일부 사무직은 수요가 감소해, 산업·직종별로 인력 수급 구조가 재편되는 흐름이 관측된다.

4월 1일 기준 부족인원은 46만 7,000명으로 전년 동기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2분기와 3분기 채용계획인원은 46만 명으로 9,000명 줄어, 통상 부족인원보다 채용계획을 더 크게 잡던 관행과 달리 처음으로 부족인원보다 적게 나타났다. 정 과장은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체로 조사 범위를 넓힌 2021년 이후 처음으로 부족인원이 채용계획인원보다 많은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며 “향후 2~3분기, 그 이후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기업들의 채용 계획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충원·부족인원·채용계획 인원이 많은 산업은 제조업,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 도·소매업 등으로 공통점이 있었고, 인력부족률은 숙박 및 음식점업과 예술·스포츠·여가 서비스업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인력부족 해소 노력과 관련해 사업체들은 채용비용 증액과 구인방법 다양화를 최우선으로 꼽았고, 근로조건 개선은 그 다음 순위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이 원하는 경력·학력·자격을 갖춘 인재를 찾기 위해 우선 채용비용과 구인 채널을 조정하고, 근로조건 개선은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는 흐름을 반영한다.

동시에, 미충원 사유에서 ‘근로조건 불일치’보다 ‘자격요건 미충족’ 비중이 높아진 것도, 임금·복지 개선만으로는 인력난을 해결하기 어렵고 직무 역량과 교육·훈련 정책을 함께 봐야 한다는 과제를 던진다. 이번 조사 결과는 노동시장이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기보다 서로 다른 신호가 교차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구인·채용 인원은 늘고 미충원율은 낮아지면서 정보 불균형과 일부 미스매치는 완화되는 반면, 실질임금은 감소하고 대기업 임금은 후퇴했으며 채용계획은 부족인원보다 적게 잡힌 것이 그 단면이다.

건설업의 경우 종사자 수는 여전히 감소하고 있으나 감소 폭이 줄고, 구인·채용과 부족인원·채용계획에서는 증가가 나타나는 등 일부 업종에서는 저점 통과 신호와 채용 신중 기조가 동시에 관측되고 있다. 정 과장은 “구인·채용, 미충원, 부족인원·채용계획 등 직종별 사업체노동력조사 지표는 2차 노동시장 상황을 확인하고 1차 노동시장으로의 유입 흐름을 살펴보는 데 중요한 자료”라며 “산업 현장의 수요에 맞춘 직무 교육·훈련과 고용 안전망 재편을 통해 구조적 미스매치를 줄여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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