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출자 고리 1,435개서 233개로 감소…사익편취 규제 대상 첫 1,000개 돌파
┃삼성전자 임원 대상 주식지급약정 317건…전체 약정 585건으로 65.7% 증가
총수 있는 대기업집단의 내부지분율이 평균 61.4%로 집계됐다. 총수일가가 직접 보유한 지분은 평균 3.5%에 그쳤지만 계열회사와 친족, 비영리법인, 임원, 자기주식 등을 포함한 내부지분율은 60%를 웃돌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총수일가의 직접 지분과 내부지분율 사이의 격차가 상당한 수준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공정위는 3일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된 102개 집단 가운데 총수가 있는 89개 기업집단, 3,293개 계열사의 주식소유 현황을 분석해 공개했다. 올해 내부지분율은 61.4%로 지난해 62.4%보다 1.0%포인트 낮아졌다. 총수일가의 직접 지분율은 평균 3.5%, 계열회사 지분율은 55.5%였다.
다만 지난해 분석 대상은 총수가 있는 81개 집단, 올해는 89개 집단으로 달라 단순 비교만으로 지배구조 개선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공정위도 총수일가 직접 지분율이 최근 3.5~3.7% 수준에서 등락하고 있어 수치 변화 자체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민아 공정위 기업집단정보분석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총수일가가 적은 지분을 가지고 전체 집단을 지배하고 있다는 점에서 소유와 지배의 괴리가 있다고 보고 있다”며 “간접출자나 순환출자 등이 내부지분율을 높이는 만큼 기업 스스로 소유·지배구조를 개선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총수 지분율은 일진글로벌이 51.4%로 가장 높았다. 대명화학 26.4%, 부영 23.1%, 아모레퍼시픽 17.5%, DB 16.8%가 뒤를 이었다. 총수 2세 지분율은 넥슨 65.1%, 한국앤컴퍼니그룹 19.6%, 반도홀딩스와 애경이 각각 12.1%로 집계됐다.
순환출자 1,202개 감소…사조 3분기까지 추가 축소
순환출자 고리 수는 지난해 1,435개에서 올해 233개로 1,202개 감소했다. 태광과 KG는 기존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해소했다. 사조는 지난해 1,426개였던 고리를 올해 220개로 줄였다.
현재 순환출자를 보유한 기업집단은 현대자동차, BS, 사조, QCP그룹 등 4곳이다. 현대자동차는 4개, BS는 1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유지하고 있다.
사조는 올해 3분기까지 순환출자 고리를 140여 개 수준으로 추가 축소하겠다는 계획을 공정위에 밝혔다. 공정위는 기업들의 자발적인 해소 노력에 따라 순환출자 구조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국내 계열사 간 상호출자는 9개에서 14개로 늘었다. 다만 지정 이전부터 상호출자 6개를 보유한 기업집단이 새로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된 영향이다. 기존 지정 집단만 놓고 보면 상호출자는 9개에서 8개로 감소했다.
사익편취 규제 대상 첫 1,000개 돌파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는 88개 기업집단에서 1,047개로 집계됐다. 전체 계열사 3,293개 가운데 31.8%에 해당한다. 규제 대상 회사 수가 1,000개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사익편취 규제 대상은 총수일가가 20% 이상 지분을 보유한 회사와 해당 회사가 50%를 초과해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총수일가가 20% 이상 지분을 보유한 회사는 431개였고 이들 회사가 50%를 초과해 지분을 보유한 회사는 616개였다.
규제 대상 회사는 전년보다 89개 증가했다. 공정위는 신규 기업집단 편입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올해 새로 지정된 라인에서 규제 대상 회사 약 40개가 추가됐으며 토스는 규제 대상 회사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팀장은 규제 대상 회사 수 증가와 관련해 “신규 지정 기업집단이 늘면서 함께 편입된 회사가 많은 영향이 크다”며 “규제 대상 회사 수가 늘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사회적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공정위는 규제 대상 기업의 지분구조와 내부거래에 대한 모니터링을 이어갈 방침이다.
국외계열사 통한 국내 출자도 지속
국외계열사를 통해 국내 계열사에 출자한 사례도 이어졌다. 34개 기업집단 소속 국외계열사 115곳이 국내 계열사 88곳에 직간접 출자하고 있었다.
국내 계열사에 출자한 국외계열사가 많은 기업집단은 롯데 22곳, SK 11곳, 한화 8곳, 네이버 7곳 순이었다. 총수일가가 20% 이상 지분을 보유한 국외계열사는 21개 집단 57곳이었고 이 가운데 5개 집단의 10개 국외계열사가 국내 계열사에 직간접 출자했다.
총수가 지분 100%를 보유한 국외계열사는 효성 7곳을 포함해 8개 집단 16곳으로 집계됐다. 공정위는 국외계열사를 경유한 우회적 출자 구조도 지속적으로 분석할 계획이다.
자사주 비중 하락…주식보상은 65.7% 증가
자기주식을 보유한 회사는 87개 기업집단 소속 425개사로 집계됐다. 하이브와 토스 소속 회사들은 자기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월 상법 개정과 6월 자본시장법령 개정으로 자기주식 보유에 대한 주주와 시장의 감시가 강화된 가운데 총수 있는 기업집단의 평균 자기주식 비중은 1.9%로 전년보다 0.5%포인트 낮아졌다.
기업집단별 자기주식 비중은 미래에셋 10.5%, 교보생명보험 8.5%, KCC 7.5%, 부영 5.9% 순이었다. 총수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상장 계열사 가운데서는 SK㈜ 24.6%, 태광산업 24.4%, 롯데지주 23.6% 순으로 자기주식 비중이 높았다.
지난해 체결된 주식지급약정은 15개 기업집단에서 총 585건으로 전년 353건보다 65.7% 증가했다. 주식지급약정은 재직기간이나 성과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임직원에게 주식을 지급하기로 한 보상 약정이다.
전체 585건 가운데 삼성전자의 신규 약정이 317건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2024년에는 주식지급약정을 체결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임원을 대상으로 317건을 새로 체결했다.
공정위는 삼성 측으로부터 기존 현금 중심의 임원 인센티브를 주식 보상으로 전환해 책임경영을 강화하려는 취지라는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두산·아모레퍼시픽·교보생명보험은 총수를 대상으로, 한화·웅진·유진은 총수 2세를 대상으로 주식지급약정을 체결했다.
김 팀장은 “주식지급약정이 체결됐다는 사실 자체를 바로 부정적으로 보고 있지는 않는다”며 “다만 향후 총수일가나 특수관계인에게 주식보상이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에 대비해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순환출자 고리는 크게 줄었지만 총수일가가 직접 보유한 지분과 내부지분율 사이의 간극은 여전히 크다. 공정위도 이 같은 소유와 지배의 괴리가 상당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