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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차체와 별도 등록…구독·리스 시장 법제화 시동

국회 토론회서 제3자 대항력 확보 필요성 제기…보조금·세제·보험 후속 정비 과제

전기차 배터리와 차체의 소유권을 분리해 등록할 수 있도록 자동차관리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계약 당사자끼리는 배터리 소유권을 별도로 정할 수 있지만 이를 제3자에게 대항할 공시수단이 없어 사고·폐차 등 과정에서 대여사업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전기차 배터리, 차체와 별도 등록…구독·리스 시장 법제화 시동 - 산업종합저널 에너지
손명수 의원

22일 국회의원회관 제4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전기차 배터리 소유권 분리, 새로운 모빌리티 시장을 열다’ 토론회에서는 배터리 분리 등록을 통해 구독·리스 사업의 법적 기반을 마련하고 제작사의 사후관리와 소비자 보호 책임을 함께 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더불어민주당 손명수 의원이 주최하고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가 주관한 이날 토론회에서는 권소담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와 이종욱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교수가 각각 법·제도와 신사업 측면에서 배터리 소유권 분리 방안을 발표했다.

당사자끼리 나눈 소유권, 제3자 대항수단 없어
권 변호사는 현행 자동차관리법이 자동차 소유권은 등록하도록 규정하면서도 차량에 장착된 배터리의 소유권을 별도로 등록하는 절차는 두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차량 소유자와 배터리 대여사업자가 계약을 통해 소유관계를 나눌 수는 있지만, 배터리 소유권을 제3자에게 대항할 공시수단은 없다는 것이다.

권 변호사는 전기버스 운송사업자가 보유한 배터리를 매각한 뒤 다시 빌려 쓰는 ‘세일 앤드 리스백’을 추진했으나 거래가 성사되지 않은 사례도 소개했다. 배터리 소유권을 별도로 등록할 수 없어 리스 사업자가 위험을 크게 평가했고, 실제 가치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하면서 사업이 무산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자동차에 부착된 배터리 소유권을 제3자에게 주장할 수 있는 등록 수단이 없다”며 “배터리 소유권을 공시할 수 없으면 대여·리스 사업자가 위험을 크게 평가할 수 있고 실제 거래도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여 배터리 별도 등록…제작사 사후관리 유지
손 의원이 발의한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은 대여 목적으로 제공되는 구동축전지를 별도로 등록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배터리 소유권을 차량 소유권과 구분해 공시하고 대여사업자가 제3자에게 권리를 주장할 근거를 마련하는 방식이다.

권 변호사에 따르면 개정안은 차량과 배터리 소유자가 달라도 제작사의 사후관리 책임이 유지되도록 설계됐다. 결함 시정조치 대상에 자동차 소유자와 구동축전지 대여자를 포함하는 내용도 담겼다.

구동축전지 대여사업을 하려면 사업계획을 갖춰 국토교통부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승인 조건 위반이나 소비자 보호 의무 불이행 등에 대응할 과태료와 벌칙 근거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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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의원은 “전기차 배터리는 차량 가격과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이라며 “차체와 배터리의 소유권을 분리하면 전기차 시장뿐 아니라 에너지저장장치와 금융 등 연관 산업에서도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기국회에서 개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구독·교환부터 금융·전력 서비스까지
소유권이 분리되면 전기차를 사는 방식 자체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 교수는 전기차 가격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을 약 40%로 추산하며 차체는 구매하고 배터리는 구독이나 리스 방식으로 이용하는 사업구조를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초기 차량 구매비용을 낮추고 배터리 성능 저하와 잔존가치 위험을 소비자 대신 사업자가 일부 부담·관리하는 구조를 설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행 수요에 따라 다른 용량의 배터리를 이용하거나 교환시설에서 충전된 배터리로 바꾸는 서비스도 사업모델로 제시됐다. 다만 이 교수는 개별 모델의 사업성과 시장 수요에 대한 엄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이날 제안을 선행 아이디어로 한정했다.

배터리를 별도 자산으로 관리하면 금융과 에너지 분야로 활용 범위를 넓힐 가능성도 제기됐다. 배터리 자산을 기반으로 한 금융상품과 이동형 전력공급, 여러 배터리를 묶어 전력자원으로 활용하는 사업 등이 사례로 거론됐다.

배터리 상태와 잔존가치를 평가하거나 사용 이력과 재사용·재활용 과정을 관리하는 서비스도 검토 대상에 포함됐다. 이 교수는 배터리 구독과 교환, 자산화·금융, 이동형 전력공급, 전력자원 활용, 상태·잔존가치 평가, 생애주기 관리 등 7개 분야의 사업 가능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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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진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회장

보조금·세제·보험 기준은 후속 과제
차체와 배터리 소유자가 달라질 경우 보조금과 세금을 어떻게 적용할지 별도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권 변호사는 배터리 소유권 분리제도가 실제 시장에서 작동하려면 자동차와 배터리에 보조금과 세금을 어떻게 나눠 적용할지 명확히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험과 사후관리 책임의 적용 범위를 구체화하는 작업도 후속 과제로 제시했다.

배터리를 구독상품이나 금융자산으로 거래하려면 상태와 잔존가치를 일관되게 평가할 체계도 필요하다. 성능과 사용 이력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대여·리스와 재사용·재활용 사업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대진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회장은 “배터리는 더 이상 차량에 종속된 부품에 머무르지 않고 재제조와 재사용, 재활용으로 이어지는 자산이 되고 있다”며 “별도 등록제도가 없어 대여와 구독 등 새로운 서비스가 제약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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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국회의원회관 제4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전기차 배터리 소유권 분리, 새로운 모빌리티 시장을 열다’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배터리 소유권 분리는 구매비용 부담을 낮추는 데 그치지 않고 대여사업자의 권리와 제작사의 사후관리, 소비자 보호를 함께 설계하는 과제로 제시됐다. 별도 등록제가 실제 시장에서 작동하려면 보조금·세제·보험·가치평가 기준을 함께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재영 기자 기자 프로필
박재영 기자
brian@industry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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