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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화력 붕괴, 잘못된 구조검토로 기둥 과다 절단…관리체계도 오류 못 걸러

사조위 “해체도면대로 시공”…실제 15㎜ 강판을 24㎜로 적용

지난해 7명이 숨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타워 붕괴사고는 기둥 두께와 구조물 중량을 잘못 반영한 구조검토를 토대로 기둥을 과도하게 절단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장에서 해체도면보다 더 많이 자른 것이 아니라, 구조물이 견딜 수 있는 범위를 잘못 산정한 계획대로 작업했다는 것이 사고조사위원회의 판단이다.

울산화력 붕괴, 잘못된 구조검토로 기둥 과다 절단…관리체계도 오류 못 걸러 - 산업종합저널 에너지
위은환 건축안전과장(브리핑 영상 캡처)

국토교통부는 지난 10월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사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위은환 건축안전과장이 조사 경과와 후속 계획을, 이경구 사고조사위원장이 사고 원인과 재발방지대책을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자료의 오류와 기술적 미흡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실제 기둥의 구조안전성이 과대평가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라고 밝혔다. 위 과장은 조사 결과를 경찰과 관계부처 등에 통보해 행정처분과 수사 등 후속조치에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발파 전 기둥 지지력 상실…“도면보다 더 자른 것 아냐”
사고는 2025년 11월 6일 울산 남구 울산화력발전소 4~6호기 해체공사 현장에서 발생했다. 5호기 보일러타워의 사전 취약화 작업 중 구조물이 무너져 7명이 사망하고 2명이 다쳤다.

사전 취약화는 발파할 때 구조물이 계획한 방향으로 넘어지도록 기둥·보 일부를 미리 잘라 지지력을 줄이는 작업이다. 사고 당시에는 발파가 이뤄지기 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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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구 사고조사위원장

사조위는 높이 26.2~27.2m 구간의 기둥에서 절단 후 남은 강판이 압축력을 견디지 못하고 국부적으로 휘거나 꺾이는 국부좌굴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해당 기둥이 지지력을 잃자 하중이 인접 부재로 급격히 옮겨갔고, 주변 부재도 이를 감당하지 못하면서 전체 구조물의 연쇄 붕괴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이 위원장은 현장에서 계획보다 더 절단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 계획된 해체 계획 도면대로 시공상에서 동일하게 하였기 때문에 그 해체 도면보다 더 과다하게 취약화 작업이 된 것은 아닙니다”라고 답했다.

기둥 두께는 과대평가·중량은 과소평가…좌굴 검토도 누락
안전한 절단량을 정하는 데 사용한 기초자료부터 실제 구조물과 달랐다. 붕괴가 시작된 위치의 기둥 강판 두께는 15㎜였으나 해체도면과 구조검토에는 24㎜가 적용됐다.

실제 기둥은 높이에 따라 강판 두께가 달라지는 구조였다. 그러나 전문하도급사는 준공도면을 인지하지 못한 채 지상부 기둥 한 곳에서 실측한 치수를 상부까지 일괄 적용했다. 준공도면과 해체도면을 비교·검증하는 명확한 절차와 주체도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구조물 중량은 실제 3,525.8t보다 520t 적은 3,005.8t으로 계산했다. 기둥이 버틸 수 있는 능력은 크게 보고, 기둥에 가해지는 하중은 작게 본 것이다. 다만 사조위는 중량 차이의 원인 전체를 명확히 규명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절단 후 남은 강판의 국부좌굴 위험도 검토하지 않았다. 사고 전 구조검토는 기둥 단면을 얼마나 남기면 하중을 지지할 수 있는지를 중심으로 이뤄졌으나, 개구부 주변의 얇은 강판이 먼저 좌굴할 가능성을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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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러 타워 붕괴 현장(자료=국토교통부)


1980년 준공돼 사고 당시 약 45년이 지난 구조물의 변형과 절단 작업 중 발생할 수 있는 손상 등 불확실성에 대비한 안전여유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

사조위는 현장 실측과 재료시험, 준공도면 검토로 확인한 정보를 반영해 정밀구조해석을 실시했다. 해석에서 예측된 붕괴 시작 위치와 좌굴 형상은 실제 사고 양상과 일치했다.

검토·감독 단계에서도 오류 차단 못 해…법적 책임은 별도 판단
설계와 구조검토의 오류를 걸러내야 할 관리체계도 미흡했다. 원도급사는 취약화·발파 작업을 전문업체 판단에 의존하면서 최종 시공상세도와 현장 조건이 맞는지 면밀히 확인하지 못했다. 별도 건설사업관리자 없이 직접 감독한 발주자도 참여 주체의 업무 수행을 체계적으로 총괄하지 못했다.

이 위원장은 “해체 설계의 적합성 검증이 미흡하여 설계 오류를 사전에 발견하지 못했고 시공관리와 사업관리 수준도 이를 보완하기에 미흡했던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발주자는 한국동서발전, 원도급사는 HJ중공업, 전문하도급사는 코리아카코다. 구조해석용역은 윤구조파트너스, 실시설계는 벽산엔지니어링이 맡았다.

위 과장은 국토부가 지난해 11월 18일부터 해당 공사와 관련이 없는 민간 전문가 10명으로 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해 현장조사와 관계자 청문, 재료시험 등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조사 결과가 참여 업체와 관계자의 법적 책임을 확정한 것은 아니다. 위 과장은 “행정처분 등 또는 형사처벌은 처분 관청 및 수사기관이 구체적인 과실 내용을 검토하여 결정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사조위는 재발 방지를 위해 준공도면과 현장 실측자료의 대조·확인, 고위험 해체계획에 대한 독립된 제3자 검증, 주요 변경 시 구조 재검토와 재승인 등을 제안했다. 노후화·변형·작업 손상을 반영하는 설계·시공 기술기준과 발주자의 총괄관리 책임을 명확히 할 필요성도 제시했다.

국토부는 별도로 조사 중인 서소문고가 철거공사 붕괴사고 결과까지 종합해 제도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위 과장은 “구체적인 제도 개선 방안은 두 사고 조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마련하고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조위는 조사 결과를 정리·보완해 11월 중 국토부에 최종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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