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8% 올랐다. 상승률은 전월보다 소폭 낮아졌지만 가공식품과 외식 가격의 오름폭은 오히려 커졌다. 채소와 과일 가격이 내려 전체 물가 상승률을 끌어내린 반면,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먹거리 가격에는 여전히 상승 압력이 이어졌다.
국가데이터처가 3일 발표한 ‘2026년 10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20.73으로 전년 동월 대비 2.8%,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9월 2.9%에서 0.1%포인트 낮아졌다.
채소 11.2%·과일 8.4% 하락…출하 증가에 농산물 가격 안정
농축수산물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7% 하락했다. 채소류는 11.2%, 과실은 8.4% 내렸다. 신선식품지수도 전년 동월 대비 6.2%, 전월 대비 3.8% 하락했다.
가을철 작황이 좋아지고 출하량이 늘면서 농산물 가격의 하락 폭이 커졌다는 것이 국가데이터처의 설명이다. 상추와 호박 등 채소류의 공급이 증가하고 사과를 비롯한 가을 과일이 시장에 나오면서 가격이 내려갔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최근 작황 호조로 인해서 채소류 가격이 하락하면서 이번 달 같은 경우 채소가 11.2% 하락했다”며 “상추·호박 같은 품목들이 출하 증가하면서 하락 폭을 키웠다”고 말했다.
지난해 추석에 따른 기저효과도 물가 상승률 둔화에 영향을 미쳤다. 여행과 숙박 등 일부 개인서비스 품목의 상승 폭이 축소되면서 전체 물가 오름세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가공식품·외식 오름폭 확대…즉석식품 12.4% 상승
농산물 가격이 내려간 것과 달리 가공식품 가격은 상승세가 강해졌다.
가공식품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9월 2.1%에서 10월 2.9%로 확대됐다. 품목별로는 즉석식품이 12.4% 올라 전월 상승률 9.5%를 웃돌았다. 비스킷과 빵은 각각 5.9%, 라면은 1.4% 상승했다.
이 심의관은 “가공식품 같은 경우 전체적으로 이번 달에 출고가가 인상된 게 순차 반영되면서 즉석식품이 지난달 9.5%에서 이번 달 12.4%로 상승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명절 할인행사가 끝나면서 일부 제품 가격이 정상 수준으로 돌아온 점도 상승률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외식 물가도 오름폭이 커졌다. 외식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해 9월 2.5%보다 상승률이 0.4%포인트 높아졌다.
다만 외식을 포함한 개인서비스 전체 상승률은 3.3%로 전월보다 낮아졌다. 여행·숙박 등 다른 서비스 품목의 상승 폭이 축소된 영향이다.
생활물가 2.6% 상승…석유류 영향에 식품 이외 품목 3.2% 올라
체감물가와 밀접한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6%, 전월보다 0.1% 상승했다.
생활물가 가운데 식품은 전년 동월 대비 1.5%, 식품 이외 품목은 3.2% 올랐다. 전월과 비교하면 식품 가격에는 변동이 없었지만 식품 이외 품목은 0.2% 상승했다.
이 심의관은 가공식품과 외식의 상승 폭 확대가 생활물가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식품 이외 품목에 대해서는 “석유류 상승 폭이 컸던 게 상승 원인”이라고 말했다.
품목 성질별로는 공업제품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4.4%, 서비스 가격은 2.7% 상승했다. 서비스 가운데 집세는 1.4%, 공공서비스는 1.7% 올랐다. 전기·가스·수도는 0.4% 상승했다.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와 농산물·석유류 제외지수는 모두 지난해 같은 달보다 2.8%, 전월보다 0.4% 상승했다.
10월 물가는 농산물 가격 하락과 여행·숙박 서비스의 상승세 둔화에 힘입어 전체 오름폭이 소폭 축소됐다. 그러나 가공식품과 외식 가격은 상승 폭을 키우며 먹거리 물가의 부담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