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인류가 탄생에서 아동기를 지나 사춘기를 보내고 있으며, 이를 무사히 지나기 위해서는 지구의 기후 및 생태 위기를 잘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위기를 극복할 핵심으로 ‘에너지’가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에너지 효율’ 자체를 새로운 ‘자원’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23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의원, 한국에너지공단, 대한전기협회 공동주최로 ‘제2회 전력정책포럼, 이제는 에너지 효율이다’가 개최됐다. 이날 포럼에는 김성환 의원과 김동수 대한전기협회 부회장, 김창섭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 이우남 한국전기연구원 박사 등이 참석했다.
포럼을 주최한 김성환 의원은 “지구의 온도 1.5℃를 낮추기 위해 2050년까지 약 250억 톤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줄여야 한다”고 말문을 연 뒤, “그러나 이를 위해 석탄과 석유 모두를 재생에너지로 바꾸는 것은 힘들다. 절반 정도는 재생에너지로 바꾸되, 나머지는 에너지 효율을 높여 줄일 수밖에 없다”고 EERS(에너지공급자효율향상 의무화제도)를 언급했다.
EERS는 에너지 공급자에게 에너지 판매량과 비례해 에너지 절감 목표를 부여하고, 다양한 효율향상 투자를 통해 목표를 달성하도록 의무화하는 제도다. 이미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 광범위하게 운용 중이며,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00년~2017년 에너지 효율 개선을 통해 온실가스와 화석연료수입량을 각각 12%, 20% 감소시켰다고 밝히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5월 EERS를 수요관리 핵심수단에 포함시키고 시범사업을 시작했지만 아직 미약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올해부터는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등도 EERS를 실시해 에너지 효율 향상을 위한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게 됐고, 2020년 본격 시행을 위한 법제화를 추진 중이다.
김 의원은 “모든 기업이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전방위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며 “좀 더 속도감 있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날 ‘에너지공급자효율향상 의무화제도(EERS) 발전방향’을 주제로 발제한 이우남 박사는 “에너지 효율 향상은 국가별 효율 향상 수단 및 보급정책의 여건에 따라 상이하지만, 기존 발전자원 대비 비용 효과적인 수단이다. 이에 공급자원과 동일한 ‘자원’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EERS는 자원가용성과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리스크가 적은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밝힌 이 박사는 “기후변화 대응, 에너지 안보 차원의 효과적 대응을 위한 에너지 효율 향상 의무화 도입이 확대되는 추세”라고 전했다.
이어진 이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EERS의 편익으로는 에너지 공급자는 발전소 건설과 환경 비용을 회피할 수 있고, 예비력 확보를 최소화하며 에너지서비스 신사업을 창출할 기회가 될 수 있다. 수요자의 경우, 에너지 사용 요금 감소와 이에 따른 자산가치 상승효과, 생산성 향상을 꾀할 수 있다. 국가적 측면으로는 온실가스 감축 효과와 에너지 안보, 고용 창출 및 산업 생산성 제고, 에너지 가격 하락, 자원보유국의 위상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한국에서의 EERS 발전을 위해 ▲효율 향상 정보 인프라 구축 ▲통합에너지 관점 접근 ▲EERS 제도 시행 선순환 구조 확립 ▲평가체계 확립 ▲합리적 보상체계 수립 ▲에너지 절감 인증서 및 배출권 거래시장 제도 간 연계 등의 방안을 제안한 이 박사는 “행정적인 체계 위주보다 제도 참여자 간의 유기적인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합리적 목표를 설정하고 국내 에너지 절감 잠재량에 대한 정밀한 분석이 선결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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