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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 규제로 중대재해 잡는다는 정부, 노사 생각은?

'위험성 평가' 의무화…노사 함께 규범 확립

자율 규제로 중대재해 잡는다는 정부, 노사 생각은? - 산업종합저널 정책


고용노동부(노동부)가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을 지난 달 30일 발표했다. 이번 로드맵 핵심은 노‧사 스스로 사업장의 위험 요인을 파악하고 개선하는 ‘위험성 평가’를 의무화 하는 데 있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로드맵의 방향성을 ‘자율 규제’로 잡았다. 그동안 규제 및 처벌 위주 체계가 오히려 기업을 타율적 규제에 길들였고, 위험요인을 개선하는 시스템과 역량을 빈약하게 했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에도 기업들이 안전보건 역량 강화에 투자를 늘리기보다 대형 로펌 자문 등을 통한 처벌 회피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했다는 것이다.

이에 노동부는 노사가 ‘위험성 평가’를 자체적으로 실시하고, 자기 규율 예방체계를 스스로 만들도록 유인하겠다는 생각이다. 위험성 평가는 지난 2013년 도입 됐지만, 그동안 의무는 아니었다.

노사는 정부가 제시하는 하위규범과 지침을 토대로 사업장 특성에 맞는 자체 규범을 마련하고, 평소에는 위험성 평가를 활용해 업장 내 위험 요인을 발굴 및 제거하는 방식이다.

노동부는 만약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평상시 예방 노력의 적정성에 따라 결과 책임을 부여할 방침이다. 위험성 평가에 성실히 임하면, 사업주가 중대재해로 처벌 받을 시 어느 정도 참작될 소지가 있다는 말로 해석된다.

노동부는 오는 2025년까지 사업장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내년에는 300인 이상 사업장, 2024년에는 50인 이상 사업장, 2025년엔 5인 이상 사업장에 위험성 평가를 의무화할 계획이다.

자율 규제로 중대재해 잡는다는 정부, 노사 생각은? - 산업종합저널 정책
(자료=고용노동부)


한편, 이번 노동부의 로드맵 발표를 두고 경영계와 노동계 둘 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경영계에선 이번 로드맵의 핵심인 ‘자기규율’에 공감하면서도, 위험성 평가의 의무화로 인해 규제가 한층 강화되는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30일 입장문을 내고 ‘자기규율이라는 방향 설정에 공감하지만, 세부과제를 살펴보면 ‘자율’은 명목뿐이고, 오히려 처벌·감독 등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라고 비판했다.

같은 날 전국경제인연합은 ‘현행 법체계에 관한 합리적 개선 없이 위험성 평가 의무화 등이 도입될 경우, 기업에 대한 옥상옥(屋上屋) 규제 강화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라고 전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의 개선이 더 먼저라는 의견이다.

노동계에서는 이번 위험성 평가에 근로자 참여를 보장하는 구체적 계획이 없으며, 오히려 기업인들의 처벌 회피용 제도로 전락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30일 논평을 통해 ‘과연 현행의 규제와 처벌이 한계를 느낄 정도로 진행되어 왔는가에 우선 답해야 한다’면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에 대한 감독과 처벌 완화를 동반한 위험성 평가는 실패한 자율안전 정책의 재탕 삼탕으로 귀결될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같은날 한국노총도 ‘산재 예방은 선택이 아닌 의무의 영역이며 예방 노력에 관한 입증을 정부가 해주는 것은 산재에 관한 수사 봐주기 우려가 있다’고 했다.

또한, 위험성 평가가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판단 기준과 이행하지 않은 기업에 관한 벌칙 및 제재를 명료하게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노동자 참여를 담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더욱 상세하게 설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지운 기자 기자 프로필
김지운 기자
jwkim@industry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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