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지난한 해 자동차 생산량은 세계적인 칩 부족과 구조적 변화로 인해 9.8% 감소, 77만5천14대를 기록했다.
영국 자동차산업협회(Society of Motor Manufacturers and Traders, SMMT)가 발표한 최신 동향 보고에 따르면, 10월과 11월 성장세를 이어왔으나, 12월 생산량은 17.9% 감소했다.
2021년 연간 총생산량은 8만4천561대 줄었다. 이는 2019년 팬데믹 발생 전 130만3천135대가 생산된 것에 비해 40.5%가 감소한 것으로, 50만대 이상의 손실을 본 것과 같다.
생산량이 감소한 주된 이유는 전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부족 때문이다. 이로 인해 수요에 맞춰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제한됐다. 그 외 두 곳의 양산 시설에서 발생한 생산 감소를 반영한 중대한 구조적 변동과 코로나 봉쇄로 인한 중국 내 공급망 중단이 미친 영향도 생산량 감소의 이유로 작용했다.
이 같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영국 공장들의 전기차 생산량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배터리 전기(B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및 하이브리드(HEV) 전기차 생산량의 총합은 23만4천66대로, 이는 전년 대비 4.5% 증가한 수치다. 전기차는 전체 자동차 생산량의 약 3분의 1(30.2%)을 차지했다. BEV의 총생산량은 4.8% 성장했고, 하이브리드의 생산량은 4.3% 늘었다.
SMMT의 분석에 따르면, 영국 경제, 특히 수출액 측면에서 전기차의 생산이 점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수치는 이러한 분석 결과가 나온 직후에 공개됐다. 2017년 이후 BEV, PHEV 및 HEV 수출액은 13억 파운드에서 100억 파운드 이상으로 7배나 많아졌다. 그 결과, 영국의 전체 자동차 수출액 중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4.1%에서 44.7%로 급등했다. 특히 BEV는 수출액이 8천170만 파운드에서 130억 파운드로 1천500% 이상 증가했다.
전문, 럭셔리 및 고성능 자동차 제조업체 부문에서 영국의 강점이 더욱 부각됐다. 이 부문에서 생산량은 6.6% 증가한 3만2천575대를 기록했고, 수많은 신모델 출시와 전 세계 구매자 사이에서 수요가 높은 모델 덕분에 출고가 기준으로 총 37억 파운드를 기록했다. 이들 제조업체는 더 광범위한 산업의 발전을 지원할 경량화 및 전기화 같은 첨단 자동차 기술의 발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영국 시장의 총 연간 생산량은 9.4% 증가했지만, 이는 -14.0%에 달하는 수출 감소를 상쇄할 만큼 충분히 높지 않았다. 약 10대 중 8대(60만6천838대)가 해외 시장용으로 생산됐고, 16만8천176대는 영국 내수용으로 생산됐다. 이는 국제적으로 공정한 자유 무역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비록 EU로 향하는 출하량이 10.0% 감소하고 수출량도 57.6%(349,424대) 감소했지만, 이 부문에서 가장 큰 시장은 여전히 EU다. 미국 및 중국용 수출량도 각각 31.6%와 8.3% 감소했다. 일본(+5.7%), 한국(+32.8%), 호주(+4.7%), 스위스(+2.7%) 및 남아프리카공화국(+23.0%)으로 수출된 자동차의 수는 모두 증가했지만, 이들 국가에 대한 수출량은 전체의 8.4%에 불과하다. 2021년 상위 10대 수출 시장 중 하나였던 러시아에 대한 수출량은 78.3% 감소했다. 자동차 출하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생하면서 사업이 중단되기 전에 이뤄진 것이다.
SMMT 회장 Mike Hawes는 26일 발표자료를 통해 '비록 가치 있고 세계적으로 수요가 높은 첨단 모델인 전기차의 생산량은 사상 최고를 기록했지만, 이러한 수치는 영국 자동차 제조산업에 있어 2022년이 얼마나 어려운 한 해였는지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와 같은 무공해 모델을 더 많이 생산함으로써 경제 성장에 일조할 이 부문의 잠재력이 자명해진 만큼, 이제 옳은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영국 자동차 부문의 기본적인 강점, 즉 고도로 숙련되고 유연한 노동력, 공학적 우수성, 기술 혁신 및 유럽 최고 수준의 생산성을 바탕으로, 영국의 배터리 생산을 급속히 확대하고, 전기차로의 전환을 도모하는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영국 자동차 부문이 공개적으로 발표한 투자액은 총 45억 파운드에 달하며, 크루 및 머지사이드에서는 새롭게 전기화에 대한 공약을 내세웠다. 이는 2021년에 발표된 잠재적인 49억 파운드보다 약간 감소한 수치다. 여기에는 웨스트 미들랜즈에 새로운 초대형 배터리 기가팩토리를 개발하는 제안도 포함됐다.
다양한 국내외 문제에 직면한 업계는 첨단 자동차 제조 분야에서 영국을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국가로 만들 전폭적인 프레임워크를 모색하고 있다. 이는 치솟는 에너지 비용과 증가하는 세계 보호주의 위협을 해소하고, 배출량 제로 기술에 대한 투자를 장려하는 재정 조치를 제공하며, 이와 같은 차량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영국의 재능 있는 노동력에 보급해야 한다.
가장 최근 발표한 전망에 따르면, 반도체 부족 현상이 완화됨에 따라 올해는 영국의 자동차 및 경량 밴 생산량이 15% 증가한 98만4천 대(자동차 84만2천 대, 경량 밴 14만1천800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5년 생산량은 100만 대를 돌파할 것으로 점쳤다.
jwkim@industryjournal.co.kr
저작권자(c)산업종합저널.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