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마주친 유아차, 웨건에 아이가 아닌 개가 타고 있는 모습은 더이상 낯설지 않다. KB경영연구소의 ‘2023 한국 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국내 반려동물 양육가구(반려가구)는 552만 가구로 전체의 25.7%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즉 국민 4명 중 1명은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이다.
아이를 낳지 않는 부부를 뜻하는 딩크족이나 1인 가구, 반려동물 인구가 증가하면서 기술의 발전을 반려동물과 함께 누릴 수 있는 '펫테크' 시장이 뜨고 있다. '펫테크(Pet-Tech)'는 반려동물(Pet)과 기술(Technology)dml 합성어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의 첨단 기술을 반려동물 케어에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 7월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3 농식품 테크 스타트업 창업 박람회(Agri & Food Tech Start-up Rising Expo 2023, AFRO 2023)'에도 유망 펫테크 스타트업들이 참가해 참관객들의 관심을 받았다. 2027년 6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펫테크 산업계 기술 기업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AI로 반려동물 신원 확인
펫나우는 반려견과 반려묘의 생체정보를 취득해 식별해주는 반려동물용 신원확인 서비스다.
펫나우 조윤민 매니저는 "사람의 지문처럼 반려동물도 고유한 생체정보를 갖고 있다"라며 "펫나우 앱에 반려동물의 프로필을 등록해두면 실종 신고된 반려동물의 생체정보를 찾아 신원 확인이 가능하다"라고 소개했다. 강아지는 코의 비문으로 생체정보를 등록하고, 코가 작은 고양이는 전체 안면인식으로 생체정보를 등록할 수 있다.
조 매니저는 "현 사용자는 6만명 가량이다. 반려동물을 잃어버렸을 때 실종 신고 버튼을 누르면 전국의 사용자들이 펫나우 AI 촬영을 통해 실종 신고된 해당 동물이 맞는지 확인해 발견 신고를 할 수 있다"라고 했다.
앱 서비스와 커뮤니티를 통한 개인활용 뿐만 아니라 B2B 니즈도 늘고 있다. 펫파크나 애견 동반 호텔 등 반려가구를 위한 시설들에서 입장 등록 및 관리가 용이하고, 시설에서 유기 발생시 반려동물 구분 및 보호자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펫 보험사에서는 한 견종만 등록하고 여러 동물에 대해 보험을 청구하는 악용을 방지하기 위해 인공지능 신원 확인 서비스를 활용하고자 한다는 게 조 매니저의 설명이다.
그는 "펫나우는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기술에 대해 9건의 관련 특허를 출원했고 지난해 IEEE Acess에 반려견 비문 인식에 관한 논문을 게재해 98.97%의 정확도를 입증했다"면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커뮤니티 활성화 및 기술 고도화를 해나갈 예정"이라 덧붙였다.
반려동물 건강상태 체크, 집에서도 틈틈이
(주)십일리터는 반려동물 온라인 홈케어 솔루션 '라이펫(Liefet)'을 소개했다. 비전 AI 기술을 활용해 반려견의 뒷모습 사진 한 장으로 슬개골 탈구를, 치아 사진으로 구강 질환을 대략적으로 진단해볼 수 있다.
김광현 (주)십일리터 대표는 "자체 알고리즘과 AI 기술로 정확도를 높였다. 80여 마리를 대상으로 테스트한 결과 슬개골 탈구는 98%, 치은염 및 치주염에서는 92% 가량의 유효성을 보였다"라고 말했다.
수의사인 공동대표와 함께 딥러닝 기술에 동물병원 데이터를 활용, 엑스레이를 찍어 판별할 수 있는 Q각을 사진에서 추출할 수 있는 특허를 출원했다.
온라인에서 수의사와 1차 상담도 가능해 반려동물 건강에 대한 궁금증과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 김광현 대표는 연말에는 비만 체크 서비스 및 피부염 등 대상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도 밝혔다.
김 대표에 의하면 지난해 7월 런칭한 라이펫 서비스는 1년간 누적 약 2만 2천 건의 반려동물 등록이 완료됐고, 건강 체크 횟수는 누적 2만 8천 건이 진행됐다.
jnews@industryjournal.co.kr
저작권자(c)산업종합저널.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