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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스토리지, 폐플라스틱 선별 AI로봇’… 규제 샌드박스 통과

대한상의·과기정통부, 규제 샌드박스에 혁신제품 및 기술 11건 승인

법적 근거가 불명확해 서비스 제공이 어려웠던 ‘도심형 보관 편의시설(셀프 스토리지)’이 샌드박스(혁신제품과 기술의 시장 출시를 위해 규제를 유예‧면제하는 제도)를 통과하며, 집 앞에도 개인용 사물함을 둘 수 있게 됐다. 폐기물에서 폐플라스틱(도시원유)을 선별하는 AI 로봇 사업도 가능해졌다.

대한상공회의소 샌드박스지원센터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9월 26일 ‘ICT 규제샌드박스 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규제센드박스 과제에 총 11건을 승인했다. 대한상의 샌드박스지원센터를 통해 접수된 ‘도심형 스마트 보관 편의 서비스’, ‘AI 수거로봇 기반 재활용자원 수집·처리 서비스’ 등 7건도 포함됐다.

창고? 편의시설? 헷갈리던 ‘셀프 스토리지’ 샌드박스로 시장 진입
‘셀프스토리지, 폐플라스틱 선별 AI로봇’… 규제 샌드박스 통과 - 산업종합저널 동향
도심형 보관편의시설 (출처=세컨신드롬)

세컨신드롬의 도심형 보관 편의시설 셀프 스토리지(self-storage)는 물품을 보관하려는 소비자에게 일정기간 동안 소규모 편의시설을 대여해주는 서비스다. 거주지 근처에 마음대로 물건을 보관할 수 있는 ‘나만의 사물함’을 제공해주는 셈이다.

시장조사업체인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글로벌 셀프 스토리지 시장은 2020년 기준 64조원 규모다. 미국은 1960년대부터 셀프 스토리지 서비스가 생겨나 10가구 중 1가구가 사용할 정도로 시장이 발달했다. 일본에선 1990년대부터 ‘트렁크룸’이란 이름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선 사물인터넷, 센싱 기반 자동화시스템, 보안솔루션 등 ICT 기술이 접목된 혁신 서비스들이 등장하는 가운데 업계는 ‘아직까지 규제가 불분명한 회색지대 위에 서있다’고 토로했다. 전국 70여개 지점을 내며 170억 투자를 받은 세컨신드롬 홍우태 대표는 “일부 지자체에서 보관 편의시설을 건축법 위반이라고 판단하면서 서비스를 중단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며 샌드박스의 문을 두드렸다.

도심형 보관 편의시설은 현행 건축법상 별도 규정이 없어 현장에선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건축법에 따라 시설을 관리하는 지자체가 도심형 보관 편의시설을 건축법 제2조상 창고시설로 해석하면, 국토계획법 제71조에 따라 특정 용도지역(전용주거지역, 중심상업지역 등)에 설치가 불가능하다. 세컨신드롬 홍우태 대표는 “주택가와 인접해 주민들의 생활에 편의를 주는 도심형 시설임에도 물류창고처럼 도심 외곽으로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한상의와 과기정통부는 도심형 보관 편의시설은 소규모·소중량의 개인 물품을 보관하는 시설로서 대규모·고중량의 물품을 보관하는 창고시설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토부도 “규제 샌드박스 실증을 통해 면적·하중 제한 조건 등 개선 필요성을 검토한 후, 용도재편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며 규제특례를 조건부 수용했다.

심의위는 “공간 아웃소싱으로 주거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신사업을 통한 고용 및 부가가치 창출 기대된다”며 특례를 승인했다. 세컨신드롬은 샌드박스로 전국 지점에서 법령 정비 데이터를 축적할 예정이다.

AI로 폐플라스틱 1초당 100개 선별… 도시 원유로 재활용 비중 높인다
‘셀프스토리지, 폐플라스틱 선별 AI로봇’… 규제 샌드박스 통과 - 산업종합저널 동향
폐자원 수집 AI 로봇 (출처=잎스)

폐플라스틱을 수집하는 AI도 샌드박스로 출시된다. 폐기물을 투입하면, 광학센서를 장착한 AI로봇이 재활용 가능한 폐플라스틱(투명페트병, 혼합플라스틱, 폐비닐 등)을 선별하고, 이용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최근 국내 정유사들이 폐플라스틱으로 기름을 만드는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폐플라스틱은 도시에서 찾을 수 있는 원유라는 뜻의 ‘도시 원유’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하지만 폐플라스틱은 수거와 선별의 어려움 때문에 아직까지 대다수가 태워지고 버려지고 있다. 재활용률은 20%대에 불과하다.

잎스 박승권 대표는 “폐기물 배출자에게는 그에 맞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폐자원 수거량을 늘리고, 1분당 100개의 폐자원을 선별할 수 있는 AI로봇을 투입해 재활용 가능한 폐플라스틱을 최대한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AI로봇을 활용해 투명페트병, 혼합플라스틱, 폐비닐 등을 수집하는 서비스가 폐기물수집 허가대상인지 신고대상인지 불분명했다. 허가대상인 경우에는 밀폐형 압축 압착차량 2대, 밀폐형 덮개 설치차량 1대 등 불필요한 설비를 갖춰야만 했다.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사업모델을 검토한 환경부는 완화된 기준이 적용되는 폐기물관리법 제46조에 해당하는 폐기물처리 신고 대상이라고 적극해석 했다.

심의위는 “폐플라스틱 재활용을 통한 탄소 저감 및 자원 선순환을 도모하고, 열분해정제유 업체에 안정적인 연료공급으로 산업 성장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적극해석을 승인했다. 잎스는 관할 행정청인 수원시와 함께 AI 로봇을 즉시 현장에 투입하고, 수거한 폐플라스틱은 주요 정유사에 열분해유 원료로 공급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이용자와 폐차장 간 폐차거래를 중개하는 ‘모바일 폐차 중개 플랫폼(에이티나인랩스)’, OLED 및 LED를 버스의 유리창에 장착 후 광고를 내보내는 ‘디지털 사이니지 서비스(성흥티에스 등 2개社)’, 개인간 캠핑카 공유를 돕는 ‘유휴 캠핑카 대여사업 중개플랫폼(지에스렌트카 등 2개社)’ 등이 실증특례를 받았다.

강명수 대한상의 공공사업본부장은 “이번 규제샌드박스 심의위는 신산업 성장을 가로막는 애매모호한 법·제도를 살펴보고 정비한다는 측면에서 의의가 있었다”라며 “대한상의는 샌드박스 승인 이후 규제 개선을 위한 데이터 확보와 관계 행정청 안내 등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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