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큰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중견기업의 76.4%가 트럼프 2기 정부의 출범이 자국 우선주의 강화와 고율 관세 정책으로 인해 경제적 불확실성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응답했다. 특히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7일부터 18일까지 중견기업 237개 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이번 조사에서 응답 기업들은 한국 경제 불확실성을 심화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자국 우선주의 강화(43.9%) ▲고율 관세 정책(35.9%) ▲대중국 통제 강화에 따른 리스크 증가(13.3%)를 꼽았다.

중견기업계는 특히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 중 관세정책(39.5%)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통상정책(32.3%), 산업정책(17.3%), 환경정책(7.4%), 세제정책(3.6%) 순으로 우려를 나타냈다.

중견련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인이 제시한 강력한 관세 정책, 특히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와 상호 관세 부과 정책이 현실화될 경우,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실질 GDP 하락 등의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동안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원칙을 내세우며 반도체지원법(칩스법),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기, 이민 제한 강화 등 여러 보호주의적 경제정책을 강조해왔다. 이들 정책이 한국 기업의 유동성과 투자 여건에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견기업계의 정부 대응 과제와 기업 자구책
중견기업들은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에 따른 한국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경제안보 차원의 핵심 산업 경쟁력 강화(20.9%)를 꼽았다. 이어 ▲국내 산업 보호 및 새로운 기회 창출을 위한 정책 수립(17.3%) ▲환율 변동성에 대비한 실물경제 안정성 확보(16.7%) 등의 대책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기업 차원에서는 ▲환율 변동에 대비한 유동성 확보(31.7%) ▲수출시장 다변화(23.4%) ▲중국산 원·부자재 공급처 다각화(20.4%) 등을 자구책으로 제시했다.

이호준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상근부회장은 “보호무역주의와 공급망 분절이라는 글로벌 환경 변화 속에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은 한국 경제의 어려움을 한층 가중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외교적 대응과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적 노력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한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기업과 정부가 함께 변화의 길목에서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