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미국 행정부의 재선으로 미국 우선주의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이 이에 대비한 전략 마련에 나섰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6일 서울 상의회관에서 ‘트럼프 재선 통상정책: 한국 기업의 리스크 관리와 대응전략’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트럼프 재선 행정부는 1기보다 강력한 관세 정책과 통상 압박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세미나에서 스티븐 본(Stephen Vaughn) 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대행은 "트럼프 당선인은 철강, 알루미늄 관세 부과와 새로운 무역협정 체결 등으로 1기 동안 미국 우선주의를 실현했고, 이는 재선 성공의 주요 이유"라며 "재선 후에는 더욱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본 전 대표대행은 "첨단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등 전략 산업에 대한 수출 통제 강화가 예상된다"며, "한국을 포함한 주요 무역 파트너국들은 신속히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폴 공(Paul Kong) 루거센터 선임연구원은 "수출 통제와 대미 투자 실적 무용론이 대두될 수 있다"며 "협상의 난이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전략적 협력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정현 광장 변호사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폐지 또는 축소될 가능성이 높지만, 반도체 지원법(CHIPS Act)은 유지될 확률이 크다"고 예상했다. 그는 "IRA 축소는 친환경 산업에 타격을 줄 수 있지만, CHIPS 법안은 미국 중심의 공급망 형성을 목표로 보조금 정책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주현 율촌 변호사는 "차기 행정부가 화석연료에 중점을 둔 에너지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 등 친환경 분야에 도전 과제를 부여할 것"이라며, "수출 다변화와 원가 절감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한창완 태평양 변호사는 "자유무역협정(FTA)은 보호무역주의 속에서도 한국 기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미국과 중국 간 관세 갈등 속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관세율을 활용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광희 세종 고문은 "첨단 기술과 사이버 보안 규제가 강화될 것"이라며, "특히 중국, 이란 등의 해킹 시도가 증가하는 가운데, 기업들은 기술 규제와 보안 강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민간의 협력으로 위기 돌파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축사에서 "한국과 미국은 긴밀한 경제 협력을 유지해왔으며, 이러한 협력은 정치적 불확실성을 넘어 굳건히 지속될 것"이라며 "정부 간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차기 미국 행정부의 정책 변화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계인 대한상의 국제통상위원장은 "트럼프 재선 행정부는 모든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와 전략 물자 수출 금지 등 강력한 통상 규제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며 "민간 차원의 아웃리치 활동을 확대하고 실질적 외교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트럼프 재선 행정부 출범에 따른 통상 정책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주요 로펌들과 협력해 법률 자문 및 세미나를 지속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차기 미국 정부의 통상 정책 변화를 심층적으로 분석해 기업에 제공하고, 對미국 아웃리치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성우 대한상의 국제통상본부장은 "현재 탄핵 국면으로 정부의 리더십 공백이 우려되지만, 한국은 뛰어난 민주주의 회복력을 바탕으로 위기를 극복해 나갈 것"이라며, "민간과 정부가 협력해 차기 미국 행정부 시대를 효과적으로 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