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베끼기’ 원천 차단… 유사도 60% 넘으면 실적 제외 ‘초강수’
퇴출 기준 ‘1년→2년’ 대폭 강화… 벌점 세탁 막고 ‘상시 퇴출’ 압박
네이버 뉴스 입점의 빗장이 3년 만에 풀렸지만, 그 문턱은 ‘철옹성’ 수준으로 높아졌다. 검색제휴는 80점, 콘텐츠제휴(CP)는 90점을 넘겨야만 입성이 가능하다. 어뷰징과 베끼기 관행에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퇴출 기준은 대폭 강화했다. 사실상 ‘준비된 고품질 매체’가 아니면 진입조차 허락하지 않겠다는 네이버의 ‘품질 지상주의’ 선언이다.
네이버 뉴스제휴위원회(이하 제휴위)는 2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정책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네이버 뉴스 제휴 심사 및 운영 평가 규정’을 발표했다. 2023년 5월 포털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 잠정 중단 이후 3년 만에 내놓은, 그야말로 ‘확 바뀐’ 성적표다.
◆ “80점도 어렵다”… 역대 최고 난도 ‘바늘구멍’ 예고
이번 심사 규정의 핵심은 ‘고득점’과 ‘과락’이다. 제휴 심사는 연 1회 진행하며, 정량·정성 평가 각 50점씩 총 100점 만점이다.
합격선은 가히 ‘역대급’이다. 단순 아웃링크 방식인 ‘뉴스검색제휴’는 총점 80점 이상, 인링크 방식인 ‘뉴스콘텐츠제휴(CP)’는 총점 90점 이상을 받아야 한다. 기존 대비 커트라인을 각각 20점, 10점씩 끌어올렸다.
여기에 ‘즉시 탈락(과락)’ 제도까지 신설해 1차 관문을 좁혔다. 정량평가에서 CP 신청 매체는 40점, 검색제휴 매체는 35점 미만을 받으면 정성평가는 받아보지도 못하고 탈락한다. 특히 ▲자체 생산 기사 비율 ▲월 최소 기사 생산량 ▲기획·심층·탐사보도 ▲기자 1인당 생산량 등 핵심 지표 중 단 하나라도 0점이 나오면 총점과 무관하게 고배를 마신다.
◆ ‘우라까이’의 종말… AI가 문장 단위로 잡아낸다
언론계의 고질적 병폐인 ‘기사 베끼기(우라까이)’에는 철퇴를 내렸다. 제휴위는 정량평가 항목을 기존 3개에서 11개로 세분화하며 ‘자체 생산 기사’의 정의를 엄격히 규정했다.
앞으로 네이버에 먼저 전송된 기사를 기준으로, 문장 유사도가 90% 이상인 문장이 전체의 60%를 넘으면 ‘유사도 높은 기사’로 분류돼 자체 생산 실적에서 제외된다.
최성준 정책위원장은 “가장 먼저 송고된 기사를 원본으로 보고, 문장 단위로 쪼개 유사도를 판별하겠다”고 못 박았다. 단순히 타사 기사를 긁어와 제목만 바꾸는 식의 영업은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
저널리즘의 질적 향상을 위한 조치도 눈에 띈다. ‘기획·심층·탐사보도’ 제출 건수(4점)와 ‘기자 1인당 기사 생산량의 적정수준’(8점) 항목을 신설해, ‘공장형 기사 생산’을 구조적으로 차단했다.
◆ ‘벌점 세탁’ 꼼수 차단… 2년 누적 10점이면 ‘아웃’
진입 장벽만 높인 게 아니다. 한번 들어오면 안주하던 관행을 깨기 위해 ‘퇴출(계약 해지)’ 규정도 대수술했다. 제휴위는 기존 ‘벌점’ 용어를 ‘기사 및 서비스의 품질 부정 평가 점수’로 변경하고, 관리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두 배 늘렸다.
규정에 따르면 최근 24개월 이내 부과받은 부정 평가 점수가 10점 이상 쌓이면 즉시 계약 해지가 권고된다. 1년이 지나면 벌점이 초기화되던 기존 허점을 악용해 ‘벌점 세탁’을 하던 꼼수를 원천 봉쇄한 것이다.
부정 평가 항목에는 ▲허위사실 보도(2점) ▲광고성 기사(1.5점) 등 기존 어뷰징 외에도 ‘AI 기술 생성·활용 표시 의무 위반(0.5점)’을 신설해 기술 변화에 따른 윤리 기준도 마련했다.
◆ 3월 3일 ‘무한경쟁’ 시작… 하반기 생존자 가린다
제휴위는 디음달 3일부터 신규 제휴 신청을 받는다. 심사 대상은 신청일 기준 최근 1년 치 기사이며, 이 중 무작위로 선정된 3개월 치를 현미경 검증한다.
정성평가 역시 29개 항목으로 쪼개 현미경 심사를 예고했다. 전체 50점 중 15점을 ‘광고 윤리’와 ‘이용자 편의성’에 배정한 것은, 독자를 괴롭히는 광고나 낚시성 제목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경고다.
이번 심사의 최종 결과는 이르면 3분기, 늦어도 4분기에 나온다. 더욱 강력해진 퇴출 규정이 담긴 운영 평가는 4월 1일부터 즉시 가동된다.
최성준 위원장은 “이번 규정은 저널리즘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한 엄중한 경고이자, 건강한 뉴스 생태계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며 “전문 매체의 특수성을 감안한 합리적 기준 적용에도 만전을 기했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c)산업종합저널. 무단전재-재배포금지